퍼온 글인데 가슴이 뭉클하네요..
제 딸 지원이는 올해 중학교를 졸업했어요. 지원이가 5학년때 반에 어떤 여자아이가 전학을 왔죠.
그런데 아이 손에 장애가 있었어요. 양손이 반으로 갈라져 집게처럼 된 중증 장애였죠.
장애가 있어 엄마가 낳자마자 버리고 도망갔고 보육원 고아원 쉼터를 떠돌다 입양이 되었다고 술술술 말했대요.
아이가 거짓말도 심했고 나불거리고 없는 말도 만들어내고 머리엔 늘 이가 득실거리고 문제가 넘 많아서 이전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다가 전학을 왔다고 하더래요.
다행히 지원이네 학교에서는 그냥저냥 잘 다녔어요.
우리집에도 놀러왔었는데 이가 막 기어다녀서 지원이가 머리를 감겨 보낸적도-_-;;;; 있고 그랬어요.
근데 전학올 때 같은 학년으로 같이 전학온 남자애가 있었어요.
알고보니 둘은 같이 입양이 되었는데 친남매는 아니지만 그 남자애도 손에 장애가 있고 시설에 살다가 같은 부모에게 입양이 되었대요.
남자애는 양쪽 엄지손가락만 없었는데 여자애와 달리 말이 없는 아이였어요.
둘이 같은 집에 사는거 다 아는데 학교에서 둘이 말하는 법도 없었고 같이 산단 얘기도 안하고 집 이야기도 안하고 입양되었단 말도 안하고. 그러니 그 떠벌이고 다니는 여자애가 싫었겠지요.
알고보니 그 부모는 친아들 1명을 두고 초등학교 입학한 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입양하기 시작했대요.
그 친아들은 입양된 아이들을 싫어했어요.
왜냐면 입양을 한 아이가 모두 8명-_-;;; 해마다 입양을 했고 장애중에 정신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도 많았거든요.
우린 첨에는 그 부모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해가 지날수록 장애아동을 너무 많이 입양하길래 그걸로 무슨 돈을 버는건 아닐까 의심까지 들기 시작했을 정도였어요.
작년 가을 중학교 졸업여행때 반별 장기자랑 뭐 그런걸 하는데 그 남자아이가 나와서 조용필의 '꿈'을 불렀대요.
다들 아이돌가수의 노래와 춤을 추는데 그 애가 워낙 특이한 노래를 부르니 캠프에 있는 사회자가 그 아이에게 왜 그 노래를 선택했냐고 물어봤대요.
아이가 마이크를 달라고 하더니(참고로 이런 장기자랑 분위기는 밤에, 강당에 핀조명과 알록달록 조명 켜놓은 무대, 학생들은 바닥에 앉아서 보죠)
"너희들 다 알지? 우리집에 가족이 많은거(아이들은 다 알고 있지만 초등학교때 부터 이 남자아이가 절대 집이야기, 자기 개인이야기 안하는거 아니까 이미 분위기 싸해짐)
난 입양이 되었고 입양된 동생도 아주 많아. 난 꿈이 있어.
(지원이네 학교는 축구부가 있어서 대회에 출전하고 합숙도 하는데 코치선생님도 인정했을만큼 남자애가 축구를 그렇게나 잘한다네요) 하지만 나를 위해, 내 꿈을 위해 해달라고 말할 수가 없어.
키워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니까. 그런데 어느날 이 노래를 듣는데 그렇게 맘에 와닿더라.
그래서 난 이 노래를 좋아하게 됐어. 그래서 오늘 너희에게도 들려주고 싶었어.
물어본 사회자는 당황하고 애들은 이미 눈물바다ㅠ 졸업여행에서 돌아온 지원이에게 장기자랑은 1등했냐? 하고 물었더니 이러저러해서 걔가 1등했어.
노래 진짜 못했는데ㅋㅋ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