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아이

한많은뽀또 작성일 13.02.22 17:43:44
댓글 0조회 1,383추천 1

퍼온 글인데 가슴이 뭉클하네요..


제 딸 지원이는 올해 중학교를 졸업했어요. 지원이가 5학년때 반에 어떤 여자아이가 전학을 왔죠. 

그런데 아이 손에 장애가 있었어요. 양손이 반으로 갈라져 집게처럼 된 중증 장애였죠. 

장애가 있어 엄마가 낳자마자 버리고 도망갔고 보육원 고아원 쉼터를 떠돌다 입양이 되었다고 술술술 말했대요.

아이가 거짓말도 심했고 나불거리고 없는 말도 만들어내고 머리엔 늘 이가 득실거리고 문제가 넘 많아서 이전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다가 전학을 왔다고 하더래요. 

다행히 지원이네 학교에서는 그냥저냥 잘 다녔어요. 

우리집에도 놀러왔었는데 이가 막 기어다녀서 지원이가 머리를 감겨 보낸적도-_-;;;; 있고 그랬어요. 



근데 전학올 때 같은 학년으로 같이 전학온 남자애가 있었어요. 

알고보니 둘은 같이 입양이 되었는데 친남매는 아니지만 그 남자애도 손에 장애가 있고 시설에 살다가 같은 부모에게 입양이 되었대요.

남자애는 양쪽 엄지손가락만 없었는데 여자애와 달리 말이 없는 아이였어요.

둘이 같은 집에 사는거 다 아는데 학교에서 둘이 말하는 법도 없었고 같이 산단 얘기도 안하고 집 이야기도 안하고 입양되었단 말도 안하고. 그러니 그 떠벌이고 다니는 여자애가 싫었겠지요. 

알고보니 그 부모는 친아들 1명을 두고 초등학교 입학한 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입양하기 시작했대요. 

그 친아들은 입양된 아이들을 싫어했어요. 

왜냐면 입양을 한 아이가 모두 8명-_-;;; 해마다 입양을 했고 장애중에 정신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도 많았거든요. 

우린 첨에는 그 부모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해가 지날수록 장애아동을 너무 많이 입양하길래 그걸로 무슨 돈을 버는건 아닐까 의심까지 들기 시작했을 정도였어요. 

작년 가을 중학교 졸업여행때 반별 장기자랑 뭐 그런걸 하는데 그 남자아이가 나와서 조용필의 '꿈'을 불렀대요. 

다들 아이돌가수의 노래와 춤을 추는데 그 애가 워낙 특이한 노래를 부르니 캠프에 있는 사회자가 그 아이에게 왜 그 노래를 선택했냐고 물어봤대요.

아이가 마이크를 달라고 하더니(참고로 이런 장기자랑 분위기는 밤에, 강당에 핀조명과 알록달록 조명 켜놓은 무대, 학생들은 바닥에 앉아서 보죠) 

"너희들 다 알지? 우리집에 가족이 많은거(아이들은 다 알고 있지만 초등학교때 부터 이 남자아이가 절대 집이야기, 자기 개인이야기 안하는거 아니까 이미 분위기 싸해짐) 

난 입양이 되었고 입양된 동생도 아주 많아. 난 꿈이 있어.

(지원이네 학교는 축구부가 있어서 대회에 출전하고 합숙도 하는데 코치선생님도 인정했을만큼 남자애가 축구를 그렇게나 잘한다네요) 하지만 나를 위해, 내 꿈을 위해 해달라고 말할 수가 없어. 

키워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니까. 그런데 어느날 이 노래를 듣는데 그렇게 맘에 와닿더라. 

그래서 난 이 노래를 좋아하게 됐어. 그래서 오늘 너희에게도 들려주고 싶었어. 

물어본 사회자는 당황하고 애들은 이미 눈물바다ㅠ 졸업여행에서 돌아온 지원이에게 장기자랑은 1등했냐? 하고 물었더니 이러저러해서 걔가 1등했어. 

노래 진짜 못했는데ㅋㅋ 하더라구요. 







좋은글터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