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좋은글] 밖에 사탄이 있어

babyARA 작성일 13.07.04 10: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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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에 살다 몇 해 전, 남편과 한국에 있는 친정집에 막 도착한 날이었다. 
    가족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저녁밥을 맛있게 먹었다. 
    남편은 장시간 여행으로 고단했는지 꾸벅꾸벅 졸았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산더미처럼 쌓였지만 하는 수 없이 남편과 방으로 들어왔다. 
    나는 이불 위에 눕자마자 곯아떨어졌다.
    몇 시쯤 됐을까. 
    남편이 나를 흔들어 깨웠다.

    “Honey, there is a Satan outside!(여보, 밖에 사탄이 왔어!)”

    “What? I think you're having a dream.(뭐라고? 당신 꿈꿨나 봐.)”

    “No! I heard somebody chanting 'Satan~'.(아니야! 분명히 누군가 '사~탄' 하고 외쳤단 말이야.)”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아니고 웬 사탄? 
    새벽부터 잠을 못 잤는지 남편 눈은 빨갰다. 
    보아 하니 마음 약한 남편은 겁을 먹은 눈치다. 
    결국 나는 방문을 열고 현관문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남편 말대로 무슨 소리가 들렸다. 
    덜컥 겁이 났지만 현관문에 귀를 댔다. 
    순간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아파트 복도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문을 열자 바로 “세~탁.” 하고 외치는 세탁소 아저씨가 보였다.

    “맡기실 옷 있으세요?”

    “호호호, 없어요.”

    남편은 “세~탁.”을 외치는 아저씨 목소리를 “사~탄.”으로 잘못 알아들은 것이다. 
    한국말을 모르는 남편에게는 '세탁'과 '사탄'이 똑같이 들렸나 보다. 
    사탄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서야 안심한 남편은 아침이 다 되어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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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의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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