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찾아주고 지구대서 공부하는 초등학생 (부산=연합뉴스)= 지난 6일 현금 40만원 등이 든 지갑을 주워 지구대를 찾아간 부산 남천초등학교 4학년 김태호(10)군이 주인을 기다리다가 소파에 엎드린 채 공부하는 모습. 2013.11.21 << 지방기사 참고,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 youngkyu@yna.co.kr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거리에서 주운 지갑을 들고 간 초등학생이 경찰 지구대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동안 공부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페이스북에 올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21일 오후 1시 30분께 부산 남천초등학교 4학년 김태호(10)군이 남부경찰서 대연지구대 소파에서 영어 책을 꺼내 놓고 엎드린 채 공부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군이 지난 6일 오후 2시께 대연지구대 앞 횡단보도에 떨어진 정모(39·여)씨의 지갑을 주워서 주인을 찾아주라며 지구대를 찾았을 때 벌어진 광경이다.
당시 김군은 "경찰 아저씨, 이것 주워왔는데 돈 많이 들어 있어요. 주인 찾아 주세요"라며 지갑을 내민 뒤 "학원에 가야 한다"면서 곧바로 떠나려고 했다.
그러나 지갑 안에 현금 40만원과 상품권 등이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한 경찰관이 기특한 마음에 "주인이 올 때까지 잠시 기다리라"며 김군을 붙잡아뒀다.
경찰관이 지갑 안에 있는 신분증을 이용해 주인을 수배하는 사이 김군은 가방에서 책을 꺼내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던 김보라 순경이 사진을 찍은 것이다.
김군은 1시간가량 뒤 정씨 남편 반모(43)씨와 연락이 닿았지만 반씨가 "오늘은 가기 힘들다"고 해 결국 만나지 못했다.
반씨의 요청에 따라 2만원을 용돈으로 받은 김군은 "감사합니다"라고 깍듯하게 인사하고 지구대 문을 나섰다고 한다.
이 같은 보고를 받은 부산경찰청은 간단한 사연과 "지상 최대 훈초딩 김태호 어린이. 저도 마음속에 되뇌어 봅니다. 나중에 꼭 이런 아들 낳아야지.."라는 김보라 순경의 소회를 담은 글을 사진과 함께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자 몇 시간 만에 무려 100만명 이상이 이 훈훈한 장면을 봤고, 오후 7시 30분 현재 9만3천여명이 '좋아요'를 클릭했다.
또 "고놈 멋지게 자랄 듯. 눈물이 날 것 같다. 참 멋진 초딩이다. 어른이 부끄러워진다"라고 극찬하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