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룡과 미부인

사랑천사 작성일 22.12.16 12:22:24 수정일 22.12.26 20: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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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라! 진격이다!"

 

조조군은 유비군을 향해 군사를 앞세웠다. 

 

유비는 완전히 꺽인 전세를 보고 후일을 도모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는 도주했다. 

 

조조는 이번 전쟁이 유비를 꺽을 절호의 기회라 생각하고, 매섭게 추격했다. 

 

발밑까지 쫓아온 조조군을 보고 유비는 가족을 돌볼 여유도 없이 도망을 쳤다. 

 

유비는 조운에게 흩어진 가족을 구출해, 후발대로 합류할 것을 지시하였다. 

 

자룡은 홀로 적진을 뚫고 유비의 가족을 찾아다녔다. 이런 자룡을 순우도가 알아보고 추격했다. 

 

자룡은 앞으로 나선 기병을 쓰러트리고는 말에 올라타 달렸다. 

 

본진에 홀로 뛰어든 자룡을 본, 순우도는 공을 쌓을 기회라 여겨 맹렬히 추격하여 맨앞으로 튀어나왔다. 

 

이때를 노린 자룡은 몸을 돌려 창을 휘둘렀고, 순우도는 쓰러졌다. 

 

이에 놀란 추격군은 뿔뿔히 흩어지고, 자룡은 추격에서 벗어났다. 

 

어느 작은 마을에 들어선 자룡은 잠시 몸을 숨기고 허기를 달래려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는데, 

 

우물 근처에서 미부인과 유선을 찾았다.

 

"미미..!"

 

자룡은 미부인과 눈을 마주치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자룡은 수려한 외모와 시원한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특히 유비의 측근인 미축과 사이가 좋았다. 미축은 그를 집으로 초대하여, 

 

대접할 일이 많았고, 자연스럽게 그의 동생인 미미를 자룡에게 소개해 주게되었다.

 

미미는 아름다웠다. 작은 체구에 분홍색 옷과 장신구가 잘 어울렸다.

 

 얼굴에 항상 웃음이 넘쳤고,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 성격에 구김이 없었다. 

 

미미의 눈에도 자룡이 멋있게 보였다. 휜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 농담도 잘하는 그가 맘에 들었다. 

 

둘은 자주 만나게 되고 좋은 감정을 키워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정치가로써 야심이 컸던, 

 

미축과 미방은 그녀를 유비의 후첩으로 시집을 보내게 되고, 자룡과 미미는 자신들의 감정을 감춰야만 했었다.

 

"자룡 오라버니.."

 

자룡과 마주한 미미는 다친다리를 뒤로 숨기고, 자신의 아들인 유선을 품에 끌어 안았다. 

 

자룡은 막막했다. 이 둘을 데리고, 적진을 뚫고 나가기가 불가능해 보였다. 

 

자룡은 옆에 우물을 바라보고는. 주변에 바위들을 모두 모아 우물에 던져 메꾸고 내려갔다.

 

 물이 목까지 차오르는 것을 확인하고는 미미를 우물아래로 뛰어내리게 하고는 자룡이 받아 안았다. 

 

키가 작은 미미는 땅에 발을 디딜수가 없어 자룡을 끌어안을 수 밖에 없었고, 자룡은 그런 미미를 유선과 함께 감싸 안았다.

 

 잠시후 밖은 시끌시끌했다. 들킬까 두려운 미미는 팔에 힘을 주었다.. 그런 미미의 움직임을 느낀 자룡도 같이 안아줬다.

 

 무엇인가 찾는 듯 하고는 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다. 

 

잔뜩 긴장했던 둘은 마음을 풀었다. 하지만 서로 아무말 하지 않았다. 

 

자룡은 자신의 얼굴을 간지럽히는 미미의 머리카락을 피하려했지만, 끌어안은 상태에서 그냥 있어야 했고, 

 

간간히 닿는 그녀의 얼굴을 느꼈다. 어두워질때까지 기다린 그들은 밤이 되자 우물에서 나왔다. 

 

리를 다친 미미는 서있기 어려웠고, 그런 그녀를 등에 업은 자룡은 오히려 행복했다.

 

 등에 엎힌 미미는 둘이 처음 만났을때 이야기를 했다. 

 

서로의 첫인상과 어떻게 친해졌는지 되돌아 보고는 재밌어 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마지막은 다시 미미가 유비에게 시집가는 이야기 까지 와버렸다. 

 

미미는 물었다. 그리고 한참뒤에 자룡이 대답을 했고, 이내 미미는 자룡의 등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흘린다.

 

 그 뒤 서로는 아무말 없이 본진으로 복귀했다.

 

 

 

"고생많았어!. 이렇게 우리 아들을 구해온 자룡에게 상을 내려라!"

 

유비는 혼자힘으로 자신의 아들을 구해온 자룡을 칭찬했다. 

 

유비의 입에서 미미의 이름이 나오지 않은것에 대해 자룡은 서운했다.

 

'주군은 당신의 부인이 살아돌아온 것은 기쁘지 않습니까?'

 

"미부인, 당신도 고생많았소. 어서 들어가 쉬시오."

 

유비는 아들을 안고는 첫째부인 감부인에게 가버렸다. 미미는 방에 들어가 털썩 주저 앉았다. 

 

이내 시녀와 의원이 찾아와 다리의 상처를 치료하고는 돌아갔다. 미미는 침대에 누워 지난날을 뒤돌아 봤다.

 

 미축/미방의 정치적인 욕심때문에 원하지 않은 결혼을 하게된 자신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이런 마음은 유비에 대한 태도로 자연스레 나타나게되어. 유비에게 살갑게 대하지를 못했고, 

 

유비역시 이런 미부인보다는 자신에게 잘하는 감부인에게 더 정을 쏟았다.

 

자룡은 군장을 풀고, 뜨거운 물에 몸을 담았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을 돌아봤다. 

 

우물안에서 미미의 몸을 끌어안고 있던 느낌을 되새겼다.

 

 우물밖 병사들의 소리와 미미의 가녀린 떨림의 순간들..그리고 자신의 조절할수 없었던 심장의 울림..

 

 

 

조조군에게 쫒긴 유비군은 서쪽으로 멀리 이동한 후 전열을 가다듬었다. 

 

비를 따랐던 농민과 군사들은 물론 유비의 친가족까지 나와 진지구축에 힘을 쏟았다. 

 

자룡은 홀로 떨어져서 풀을 배고 있는 미미를 보았다. 

 

미미 역시 자신을 보고 있는 자룡의 눈길을 느끼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알아차렸다. 

 

자룡은 지난번 느꼈던 둘의 감정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미미 곁으로가 풀을 베는 일을 도왔다. 

 

그리고는 슬쩍 말을 건넸다. "밤에 여기서 기다릴께" 미미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밤에 그와 같이 있게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될지 알 수 있었다. 

 

미미는 일과가 끝난후 침소에 들어선 후에도 흐트러진 마음을 잡을 수 없었다. 

 

감정과 현실을 넘나드는 자신의 마음을 붙잡기가 힘이 들었다. 오랜 고민중에 밤이 깊어가고, 

 

자룡이 아직까지 기다리고 있을까 궁금함을 참지못한 미미는 시녀복장으로 밖을 나섰다, 

 

미미는 자신의 몸을 담벼락의 어둠속에 몸을 숨긴채 주변을 둘러본다, 

 

그의 모습이 보이지않자 기다리다 지쳐 돌아갔구나 안심하고 돌아서던 찰나, 

 

누군가가 자신의 입을 가리고 끌어안았다. 미미는 깜짝 놀라 동그란 눈으로 상대방을 바라보았다. 

 

그가 자룡임을 알아보자 그만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음을 알고 미미도 자룡을 끌어안았다.

 

 

 

밤마다 미미를 만나는 자룡은 행복했다. 그런데, 어느날 밤 자리에 누운 그는 생각했다. 

 

이 행복이 언제까지나 이어질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만남은 결국에 발각될 운명인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뒤돌아 봤다. 이 난세에 장군으로써의 삶.. 

 

아군/ 적 할 것없이 서로 살기위해 상대방을 죽여야 하는

 

전장속의 자신은 결국에 열심히 싸우다 죽기밖에 더하겠는가? 그리고 남몰래 만나는 이 만남..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들켜 약점을 잡히거나 죽임을 당할 것이다. 

 

자룡은 자신의 행복과 인생을 위해, 미미와 함게 이곳을 떠나기로 결정한다. 

 

말과 식량 금 등을 준비하고 떠날 계획을 세운다. 그것도 아주 구체적인 계획을...

 

 

조조군의 추격으로 잃어버렸던 화장품을 새로이 준비한 미미는 오랜만에 화장대에 앉았다. 

 

오늘밤 유비를 맞이할 생각인 미미는 얼굴에 분칠도 하고 눈썹도 그리고, 입술도 붉게 덧칠을 한다. 

 

옷도 가장 화려한 것으로 골라 입고, 시녀들과 함께 밖으로 나섰다.

 

마당 중간 나무 밑에 음식과 악기들을 차리고 춤과 노래를 불렀다. 

 

유비는 길을 걷다가 미미가 춤과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고 근처로 다가갔다. 

 

미미는 정말 아름다웠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본것이 언제였던가. 

 

유비는 미미를 처음 봤을 때를 생각했다. 미축의 초대로 술자리에 앉았을 때, 

 

그 옆에 미미가 앉아있었던 모습을 떠올렸다. 그 당시 느꼈던 두근거림도 같이 떠올랐다.

 

"미부인, 당신 오늘 너무 아름답소.."

 

"마마 그런 말씀 마시옵소서. 부끄럽습니다. 호호"

 

미미는 대답을 하면서 유비의 곁으로 다가가 손을 잡는다.

 

"오늘밤 소인의 침소에 들리시옵소서. 마마. 술과 안주를 준비하겠습니다."

 

"알았느니라 허허허"

 

 

 

깊은밤 미부인은 유비와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눈다. 

 

유비는 이렇게 평소와 다른 미부인을 보고 기분이 매우 좋았다. 

 

미부인의 미색은 감부인보다 뛰어나다고 느꼈지만, 자신에 대해 거리감을 두고 싶어하는 듯 하여, 

 

본인도 그렇게 두었던 터였다. 하지만 오늘은 그와 반대로 친근하게 다가와 즐겁게 해주니, 매우 기분이 좋았다.

 

"미부인, 당신 오늘 평소와 다르오. 무슨 일이오?

 

"마마, 그렇게 느끼셨습니까? 제가 오늘 술기운 때문인지 저도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미부인은 유비에게 몸을 맏긴다. 유비는 그런 미부인을 침대에 눕히고 오랜만에 금슬을 좋게하고자 했다. 

 

둘이 절정으로 향해갈 무렵 유비는 목에 무엇인가 감기는 느낌을 느끼곤 신음을 했다

 

 정사중에 목이 졸리며 몸이 들리는 상황에 깜짝 놀랐고, 그저 몸부림을 칠 뿐이었다.

 

목에 감긴 것을 풀어보려 애를 쓰는데, 자신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미부인의 행동이 눈에 보였다.

 

 

'이럴수가..!'

 

 

자신의 목을 메는 것은 도대체 무엇이며, 왜 미부인은 자신을 죽이려 드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얼굴에 흐르는 눈물은 또 무엇인가?..소리만 지르면 밖에 내시들이 들어와 목숨을 구할진데, 

 

자신의 숨통을 완전히 졸라매는 천 때문에 그럴수가 없다. 

 

‘소리만 지르면 되는데.... ’

 

입에서 점점 거품이 올라오고, 눈앞에 시야가 흐려졌다. 허우적대는 유비의 몸짓에 

 

술상과 음식은 바닥에 팽개치며 소리를 냈고, 꺽꺽 거리는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방안의 시끄러운 소리를 들은 신하들은 그저 고개를 숙이고 기다릴 뿐이었다. 이내 유비의 몸은 쳐졌고, 

 

미부인은 눈물을 흘리며 침대에 몸을 던진다. 천장의 서까래와 기둥에 몸을 숨기고 있던 자룡이 내려선다. 

 

유비 목에 감겨있던 천을 풀러보니 두터움 때문인지 목에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자룡은 유비를 미미의 몸위에 올려놓고는 침대 밑으로 몸을 숨긴다,

 

"마마. 마마. 어인일입니까. 밖에 아무도 없느냐!!"

 

미미는 크게 소리치고, 외침에 방에 들어온 내시들은 황망해 어쩔줄을 몰랐다. 

 

단 의원들을 불러 상황과 유비의 시신을 보게 했다. 의원은 정황상 복상사로 주변에 알렸다.

 

어수선하고 어이없는 죽음을 당한 유비, 그의 제사를 치른 신하들은 앞으로의 일을 논하였다. 

 

첫째 아들 유선은 너무 어렸고, 유씨 이외의 다른 이들은 후사를 이을 대의 명분이 부족했다. 

 

다들 답답한 심정으로 말만 오갈뿐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런가운데, 

 

미미는 그저 대전에 자리를 잡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만 숙이고 있을 뿐이었고, 

 

자룡은 그런 미미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ps. 2003년도에 짱공 가입하고 눈팅만 하다가 글을 올려보네요..

     제 인생 처음 써보는 짧은 소설입니다. 부끄럽지만 한번 올려봅니다.

     돌을 던지시더라도 작은 돌로만 골라서 던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ㅎㅎ

     행복한 연말 맞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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