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은 어디서 들어 본듯한 책이지만, 선뜻 손이 가는 책은 아닙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그렇게 참신한 느낌은 없습니다. ‘이기적 유전자’의 이론이 보편화 되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랑받은 과학 교양서의 바이블
“인간은 이기적 유전자의 복제 욕구를 수행하는 생존 기계다”
[이기적 유전자]는 1976년 처음 출간되었을 당시 과학계와 일반 대중들에게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은 생명에 대한 유전자의 관점을 알기 쉬운 문체로 생생하게 설명하면서, 자연선택의 속성에 관한 여러개의 사상을 하나의 개념 체계로 묶였고 진화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40년이라는 세월동안 그 중요성과 깊이를 인정받았다.
학술적으로 엄격하면서도 일상적인 언어로 쓰인 [이기적 유전자]는 세계적인 명작의 반열에 올랐으며, 그 통찰은 첫 출간일과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빛을 발한다.
- 들어가는 말
책 전체를 소개 하기에는 어려운점이 있어, 흥미로운 챕터를 소개 드릴려고 합니다..
밈(Meme)이라는 단어는 요즘 대중화 유행하는 단어중 하나입니다. 문화가 다변화되고, 복제 생산되는 과정에서 파생 되어져 나온 단어 "밈" 이 단어를 처음 제시한 이가 바로 ‘리처드 도킨스’입니다.
이전 챕터는 유전자를 ‘이기적 유전자’로 규정하고, 도덕, 양심 등 이타적과는 무관한, 오직 생존하여 번식하는 ‘생존 기계’라고 합니다. 다윈의 이론을 기초로 과학과, 게임의 법칙을 통해서 유전자가 생존 방식을 규명해 갑니다.
이책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털 없는 원숭이] - 데즈먼드 모리스 - 를 먼저 읽어 보시는게 좋습니다. [털 없는 원숭이]가 출간되고 거기에 힘입어 [이기적 유전자]가 발간하게 됩니다(과학도서도 대중화 될수 있구나는 전환점). 주제는 다르지만 과학 도서 형식이 좀 낯설수도 있기에 좀 더 쉬운 [털 없는 원숭이]를 읽고 [이기적 유전자]를 읽으시면 조금 편하게 읽으실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독서 초보이신분들에게 솔직히 권장 드리지 않습니다. 1장 반쯤 읽으시다가 덮어 버릴수도 있고, 이 책을 계기로 독서에 흥미가 사라져 버릴수도 있기 때문에, 조금 난이도가 있는 책입니다.
11장
Memes : the new replicators 밈 - 새로운 복제자
인간의 특성은 대개 ‘문화’라고 하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문화적 전달은 유전적 전달과 유사하다. 기본적으로 유전적 전달이 더 보수적이자만 일종의 진화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유사하다는 것이다. 영국의 시인 제프리 초서와 현대의 영국인은 대화를 나눌 수 없을 것이다. 비록 그 두사람 사이에 20세대가량의 영국인이라는 사슬이 계속 이어졌다 할지라도 말이다. 이 사슬에서 가까이 놓인 세대의 사람들만이 자식이 아버지와 대화할 때처럼 서로 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언어는 유전자가 아닌 수단에 의해 ‘진화’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게다가 그 속도는 유전적 진화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또다른 자기 복제자]
도대체 유전자는 무엇이 그리 특별할까? 그 해답은 이들이 복제자라는 데 있다. 물리학의 법칙은 우리가 이를 수 있는 전 우주에 적용된다고 생각되고 있다. 생물학에도 이에 상응하는 보편타당성을 가지는 원리가 있는 것일까? 만약 미지의 생물이 발견되었다면 그 생물의 생존율은 자기 복제를 통해 생존했을 확률이 더욱 높다
[‘밈’과 그 진화]
새로이 등장한 수프는 인간의 문화라는 수프다. 새로이 등장한 자기 복제자에게도 이름이 필요한데, 그 이름으로는 문화 전달의 단위 또는 모방의 단위라는 개념을 담고 있는 명사가 적당할 것이다. 이에 알맞은 그리스어 어근으로부터 ‘미멤mimeme’이라는 말을 만들 수 있는데, 내가 원하는 것은 ‘진gene(유전자)’이라는 단어와 발음이 유사한 단음절의 단어다. 그러기 위해서 위의 담어를 밈meme으로 줄이고자 하는데, 이를 고전학자들이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밈의 예에는 곡조, 사상, 표어, 의복의 유행, 단지 만드는법, 아치 건조법 등이 있다. 유전자가 유전자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 정자나 난자를 운반자로 하여 이 몸에서 저 몸으로 뛰어다니는 것과 같이, 밈도 밈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에는 넓은 의미로 모방이라 할 수 있는 과정을 거쳐 뇌에서 뇌로 건너다닌다.
“당신이 내 머리에 번식력 있는 밈을 심어 놓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당신이 내 뇌에 기생하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에 기생하면서 그 유전 기구를 이용하는 것과 같이 나의 뇌는 그 밈의 번식을 위한 운반자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예컨대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이라는 밈은 수백만 전 세계 사람들의 신경계 속에 하나의 구조로서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신이라는 밈]
신이라는 관념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이것이 어떻게 밈 풀 속에 생겨 났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아마 독립된 ‘돌연변이’를 여러 번 거쳐 발생했을지 모른다. 어쨌든 아주 오래된 것만은 사실이다.
신의 관념이 안정성과 침투력을 갖는 것이 도대체 어떤 성질 때문일까? 신의 밈이 나타내는 생존 가치는 그것이 갖는 강력한 심리적 매력의 결과다. 실존을 둘러싼 심원하고 마음을 괴롭히는 여러 의문에 그것은 표면적으로는 그럴듯한 해답을 준다. 그것은 현세의 불공정에 내세에서는 고쳐진다고 말한다. 우리는 불완전함을 ‘영원한 신의 팔’이 구원해 준다고 한다. 이는 마치 의사가 처방하는 가짜 약과 같이 상상을 통해 그 효력을 갖는다. 이것이 신의 관념이 세대를 거쳐 사람의 뇌에 그렇게 쉽게 복사되는 이유 중 하나다. 인간의 문화가 만들어 내는 환경 속에서, 신은 높은 생존 가치 또는 감연력을 가진 밈의 형태로만 실재한다.
[밈의 특성]
넓은 의미에서 모방은 밈이 자기 복제를 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자기 복제를 할 수 있는 모든 유전자가 성공적이지 않은 것처럼, 어떤 밈은 밈 풀 속에서 다른 밈보다 성공적이다. 이것은 자연선택과 유사하다.
밈의 생존 가치를 높여 주는 밈의 특성은 누군가의 지식이 혼자만의 지식이 아닌 인쇄된 산태의 책의 형태로 남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 된다면 수백 년이라도 계속 존재할 것이다. 유전자의 경우와 같이 여기서도 특정의 사본의 수명보다 다산성이 훨씬 중요하다. 유전자의 경우와 같이 밈 중에도 급격하게 퍼져 나가 단기적으로는 성공하지만 밈 풀 속에 오랫동안 머물지 못한 것들이 있다. 유행가나 뾰족한 스파이크힐 등이 그에 해당된다. 한편 유대교의 율법과 같이 수천 년에 걸쳐 계속 퍼져 나가는 것도 있는데 이는 보통 기록된 언어가 가지는 특출한 영속성 때문이다.
[밈의 단위]
지금까지 밈의 구성 단위가 마치 분명한 것처럼 말해 왔다. 그러나 사실 분명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나는 하나의 노래를 하나의 밈이라고 얘기했다. 그렇다면 하나의 교향곡은 어떻게 되는가? 그것은 몇개의 밈으로 되어 있는가? 각각의 악장이 밈에 해당하는가, 한 멜로디에 해당하는 악구가 밈에 해당하는가, 각각의 마디가 하나의 밈인가,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아마 다윈의 저작을 읽어 보았다면, 읽은 사람마다 각자 생각이 달라 의견이 일치할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그 이론을 표현하는 방법의 차이는 정의상 다윈 이론의 밈의 일부가 될수 없지만, 유전학 용어로는 이 둘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면, 이 경우에는 양쪽을 합하여 하나의 밈으로 보는 것이 편리하다.
[경쟁하는 밈]
경쟁의 성질에 관해 문제가 하나 있다. 유성생식의 경우, 개개의 유전자는 염색체상에서 같은 장소를 차지하려는 대립 유전자와 경쟁한다. 밈에는 염색체에 상응하는 것이 없으며, 대립 유전자에 상응할 만한 것도 없는 듯 보인다. 다수의 아이디어에는 그에 ‘대립하는 아이디어’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해도 그다지 설득력은 없어 보인다. 대체로 밈은 염색체상에 적절하게 짝을 이룬 형태로 존재하는 오늘날의 유전자와는 별로 닮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은 원시 수프 속에 무질서하게 제멋대로 떠 있던 초기의 자기 복제 분자를 닮았다. 그렇다면 밈이 서로 경쟁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대립하는 밈이 없는데도 밈이 ‘이기적’이라거나 ‘잔인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아마도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나의 견해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밈들이 서로 일종의 경쟁을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용량보다 시간이 중요한 제한 요인이며, 심한 경쟁이 대상일 것이다. 인간의 뇌와 그 제어를 받는 몸이 동시에 하나의 또는 몇 종류 이상의 일을 해치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 밈이 어떤 사람의 뇌의 집중력을 독점하고 있다면 ‘경쟁자’의 밈이 희생되는 것은 틀림없다. 밈은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방송 시간, 광고 게시판의 공간, 신문 기사의 길이, 그리고 도서관의 서가 공간 등과 같은 상품에서도 경쟁하고 있다.
[밈 복합체의 예 - 종교, 맹신, 독신주의]
사람들에게 종교의식을 강요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던 교의의 하나는 지옥불의 협박이다. 많은 아이들, 그리고 일부 어른들까지도 종교 율법을 따르지 않으면 사후에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는다고 믿는다. 이것은 매우 간악한 설득 기술로, 중세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에게 엄청난 심리적 고통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은 매우 효과적이다. 아마도 심층 심리학적인 교화 기술을 배운 성직자가 의도적으로 그러한 기술을 만들어 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성직자들이 그렇게 까지 똑똑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의식을 갖지 않은 밈들이, 성공한 유전자가 나타내준 준 잔인성이라는 성질을 가진 덕분에 스스로의 생존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가설이 더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지옥불이라는 아이더이는 단순히 그 자체가 갖는 강렬한 심리적 충격때문에 불멸의 존재가 된다. 그것이 신의 밈과 연관되어 버린 것은, 이 둘이 밈 풀 속에서 서로의 생존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믿음도 종교라는 밈 복합체의 또 다른 구성 요소이다. 이것은 증거가 없어도 (증거를 무시하고라도) 맹신함을 의미한다.
맹신이라는 밈은 이성적인 물음을 꺾어 버리는 단순한 무의식적수단을 행사하여 불명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맹신의 밈은 특유의 잔인한 방법을 통해 스스로 번식해 간다. 애국적 맹신이든 정치적 맹신이든 종교적 맹신이든 모두 마찬가지다.
나는 공적응된 유전자 복합체가 진화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밈의 복합체가 진화한다고 추측한다. 선택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 문화적 환경을 이용하는 밈에게 유리하게 적용한다. 이 문화적 환경은 함깨 선택되는 밈들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밈 풀은 진화적으로 안정한 세트의 속성을 가지게 되며, 여기에 새로운 밈은 쉽게 침입할수 없다.
[밈의 긍정적인 면]
우리가 사후에 남길 수 있는 것은 유전자와 밈 두가지다. 우리는 유전자를 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전자 기계다. 그러나 유전자 기계로서의 우리는 세 세대만 지나도 잊히고 말 것이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세계 문화에 무언가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들은 우리의 유전자가 공통의 유전자 풀 속에 용해되어 버린 후에도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른다. 윌리엄스의 말마따나 소크라테스의 유전자 중에서 오늘날 남아 있는 것이 과연 하나라도 있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누가 그런 것에 관심이 있는가, 하지만 소크라테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코페르니쿠스, 마르코니의 밈 복합체는 아직도 건재하지 않은가.
종교, 음악, 제식 춤 등에 생물학적인 생존 가치가 있는지 몰라도 이들에게 전통적인 생물학적 생존 가치를 찾을 필요는 없다. 일단 유전자가 재빠른 모방 능력을 가진 뇌를 그 생존 기계에게 만들어 주면, 밈은 자동적으로 세력을 얻을 것이다. 모방이 유전자에게 이득을 준다고 가정할 필요조차 없다. 만약 그렇다면 확실히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필요한 것은 단 한 가지, 뇌가 모발할 수 있어야된다는 것뿐이다. 그러기만 하면 밈은 그 능력을 십분 이용하면서 진화해 나갈 것이다.
[인간의 선견지명]
밈에 의해 진화했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인간에게는 의식적인 선견지명이라는 독특한 특성이 있다. 이기적 존재인 유전자는 선견 능력이 없다. 이들은 의식이 없는, 맹목적인 자기 복제자이다.
유전자든 밈이든, 단순한 자기 복제자는 당장 눈앞의 이기적 이익을 포기하는 것이 결국에는 이롭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예를 공격 행동을 다루면서 살펴보았다. 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보다는 ‘비둘기파의 공동 행위’ 전략을 택하는 것이 모두에게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자연선택은 ESS를 선호하게 된다.
우리는 ‘비둘기파의 공동 행위’에 가담하는 것이 장기적 이익이 될 수 있음을 이해할 능력이 있으며, 이 공동 행위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그 방법을 서로 논의할 능력이 있다. 우리에게는 우리를 낳아 준 이기적 유전자에 반항하거나, 더 필요하다면 우리를 교화시킨 이기적 밈에게도 반항할 힘이 있다. 순수하고 사욕이 업는 이타주의라는 것은 자연계에는 안주할 여지도 없고 전세계의 역사를 통틀어 존재한 예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의식적으로 육성하고 가르칠 방법도 논할 수 있다. 우리는 유전자의 기계로 만들어졌고 밈의 기계로서 자라났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우리의 창조자에게 대항할 힘이 있다. 이 지구에서는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기적인 자기 복제자의 폭정에 반역할 수 있다.
이상 11장 밈의 이야기를 간추려 보았습니다.
[이기적 유전자]를 읽으면서 물론 다윈의 이론을 바탕으로 쓰여 지긴 하였지만, 한편으로 인문학 기초에서 소개드린 철학자 ‘니체’를 보는듯 하였습니다. 니체의 전략중 ‘힘의 의지’란 개념에서 힘(의지)의 충돌을 설명하는 “자고 싶은 의지, 먹고 싶은 의지, 놀고 싶은 의지, 쉬고 싶은 의지 등 여러 의지(힘)등이 서로 전투를 벌여 결국 의지는 발전 상승하려고 한다” 는 ‘힘의 의지’에 이 의지(힘)을 생존이라는 걸로 대체시켜 보면 ‘이기적 유전자’의 유전자의 속성이 니체의 다원론적 상승 의지랑 비슷해 집니다.
‘밈’소개 부분에서도 니체의 명제 ‘신은 죽었다’, 여기서 말하는 신이 죽은 이유가 서로 아주 유사 합니다. 니체는 성당을 ‘그리스도의 무덤’이라고 말하고, 신 자신이 죽은것이 아닌, 인간 사제들이 신을 죽였다고 말하며, 그리스도교를 비판합니다. ‘밈’의 종교 부분에서 니체가 말한 사제의 타락, 공포를 심어 권력을 착취하는, 예수의 인간적인 부분보다 신적인 부분만을 맹신하는 안티크라이시스에서 일맥상통 하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