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충약

라키온햐 작성일 06.05.14 17: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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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옛날 제 이야기 입니다.
(글쓰기 전부터 눈물이 나네)ㅜㅜ

제가 국민학교(초딩) 5학년때일 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 부터 17년전
어느 여름날에 있었던 아주 생각조차 하기 싫은 날..
그날 저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사사로운 시비 끝에 친구를 때리게 되었죠.
싸우고난뒤 저는 미안한맘에 친구에게 사과를 했는데 이짜식이 글쎄 엄마한테 찔렀는데
그 친구 어머니가 울 대장님(아버지)에게 꼰질러 버렸죠..
울 집안 가훈이라기 보단 규칙이 몇가지 있는데.그중 하나가 싸움을 하는건 좋다.
하지만 나보다 쌔고 나이 많은 사람과 싸워 이겨라. 나보다 약한 사람은
보살펴줘라. 이말을 아버지가 어려서 부터 할아버지께 듣고 자란 말이라서
우리 새대까지 내려왔죠. 그날 아버지는 저랑 동생을 불러놓고.
안그래도 회사에서 안좋은 일이 있어 화가 나는데 니들까지 이러면 아빠 힘들어서
어떻게 살라구 그러냐. 이러시는거에요.
잘못했어요. 다신 쌈 안할께요. 한번만 용서 해주세요 쥘~쥘~ 눈물 콧물 다 흘려가며
싹~싹 빌었지만. 이미 대장은 각오를 하신듯한 얼굴로. 우리 죽자! 이러시는거에요.
커억~ㅡㅡ; 초딩 5학년 그 어린 나이에 죽음이란 단어가 생소하다 못해.
공포에 단어 였던 저에게 대장님은 다시 한번 우리 차라리 이렇게 살지말고.
아빠랑 너랑 동생이랑 죽자. 이러시는거에요. ㅜㅜ
그러시면서 어디 가지 말고 집에 있어. 나가거나 도망 갈생각 말고 꼭 집에 있어.
이러시면서 나가셨죠.
동생이랑 저는 이제 어떻하지.. 동생아 형은 더 살고 싶어.우리 도망가자.
아윽~ ㅜㅜ 무서워
형~ 나 죽기 싫어. 힝~ ㅜㅜ
이렇게 울다가 어느덧 시간이 흘러 나가셨던 아버지가 돌아 오시고
우리 둘 앞에 약 한알씩을 주시면서 냉장고에서 물꺼내와라. 이러시는거에요.
저는 힘이 하나두 없는 몸으로 냉장고로 가서 물을 가져왔죠.
그리고 동생손을 꼭~ 한번 잡고 눈물을 흘렸죠. 미안한 생각과 또 이젠 끝이구나
하는 생각에 자꾸 눈물이 흐르는거에요.
그런 저와 동생에게 대장님이 컵에 물을 딸아 주시면서 먹어라.
우린 다시한번 아빠~~~~ 잘못했쪄요 ㅠㅠ 용서해주세요. 다신 아빠 힘들게 안할께요.
이젠 열심히 공부도 하고 착하게 살께요. 엉엉~ ㅜㅜ
그래도 대장님은 끝까지 말을 안하시고 약만 주시는거에요.
그 어린나이에 채념이란걸 알게 되었고. 저와 동생은 한숨 한번 푹~ 쉬고
약을 집어 울면서 아빠 잘못했어요 이말과 함께 입에 넣었죠.
약을 먹는모습을 보신 대장님은 뒤 돌아 앉아서 티비를 켜시고 티빌 보셨죠.
엥...그런데 5분이 지나도 10분이 지나도 아무 반응이 없는거에요.
이게 어찌된것일까요..?
저는 이상하다 싶어 약 껍대기를 확인을 했죠.ㅡㅡ;
젠장 그건 회충약 이였던 것입니다.
심형래씨가 찍은 젤콤인가 뭐시긴가 하는 회충약.
우리 둘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아빠에게 기어가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어요..
흑흑 슬픈 나의 과거 중 한가지 입니다 ㅜㅜ
자녀를 두신 부모님들 아무리 자식들이 속썩인다해도 이런 방법은 쓰지 마세요.
그뒤로 저는 회충약을 먹어본 기억이 없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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