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조금 서늘한 이야기.

_-_ 작성일 06.08.29 21: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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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서 등산을 가기로 결정했다. 같이 가려고 한 친구놈은 아르바이트 관계로 패스. 결국 혼자 산을 오르게 되었는데...

"휴우...."

아직 여름이 다 지나지 않아서인지 정상은 꽤나 더웠다. 그래서 근처 그늘을 찾아가 도시락을 꺼냈는데 뒤에서 중년남자의 굵은 목소리가 들렸다.

"여어~혼자 즐기십니까?"

뒤를 슬쩍 돌아보니 가족등반 이라도 온 것일까...부인과 아들딸과 함께 정상을 내려오는 40대 남자가 웃으며 말을 걸었다.

"하하, 예. 집에서 놀기도 적적해서 말이죠..."

짧게 인사를 나누고 일가족은 점심자리를 펴기 시작했다. 상당히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그렇게 한참후, 제일 먼저 점심을 끝낸듯 보이는 남자가 다시 말을 걸어왔다.

"어디, 점심 끝내셨으면 같이 내려가지 않겠습니까?"

사실 이 산은 처음 올랐기 때문에 난 등산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잠시 고민하고 있었는데...

"비교적 내려가는 길이 빠른쪽을 알고 있습니다만, 괜찮으시면 같이가시죠."

생각끝에, 결국 거절했다. 난 혼자 스스로 뭔가를 찾아가는 것을 좋아했기에, 아무래도 처음만난 사람들과 섞여 가는게 어쩐지 꺼려졌기 때문이다.

"그런가요...아쉽군요. "

뭐가 아쉬운지는 몰라도 그 남자는 한번 더 설득하려다 포기했고, 그 가족은 먼저 다른길로 내려갔다.

"그럼, 나도 슬슬 내려가 볼까..."


...



"휴우...."

차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얼마 후 친구녀석이 찾아왔다.

"어이, 혼자 산에 갔다왔다며? 어때, 좋더냐?"

"그래, 꽤나 기분좋은 만남도 있었고 말이지."

나중에 내가 가장이 된다면 그런 가족이 좋겠지.

"오오...그래? 어느 산인데?"

"△△△산."

"뭐?"

무슨 못들을 말이라도 들었는지 녀석은 상당히 놀라고 있었다.

"못들었냐? △△△산 이라고 했다."

"...이상하네..."

"뭐가?"

"그 산 말이야...요전에 일가족 추락 참사로 출입구가 폐쇄 된걸로 아는데...."





















...'비교적 빠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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