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등병때 일어났던 실화입니다.
나중에 고참들한테 물어보니 몇몇 사람들은 똑같은 경험을 했다고 하더군요
전 포병부대의 통신병이었습니다. 상황실에서 상황근무라는것을 하게 되는데
하는일이라곤 그냥 앉아서 전화나 받고 몰래 라디오나 들으면 되는것이죠..
주간에는 약간씩 간부들이 돌아다니니까 눈치는 조금보이나, 말번 즉 야간 7시에서 8시반까지
는 아무도 간섭을 안합니다. 할수가 없지요. 저녁시간인데다가 상황실이 막사와 약간 떨어져
있기 때문이죠.
어쨋거나 저는 이등병이라 부사수였습니다. 사수는 옆에서 자고있었죠
그때 시간은 8시15분정도로 근무끝나기 10분전이었습니다.
판쵸우의도 안가져왔는데, 비가 오기 시작하더군요
그 순간 갑자기 교환기가 울렸습니다.
교환기는 말그대로 다른곳에서 오는 신호를, 이곳에서 받기도 하고 다른곳으로 연결해줄수도
있는 기계입니다. 일단 제가 전화를 받고, 그쪽에서 연결해달라는 곳으로 코드를 꼽아주면
되는거죠..
주로 탄약고초소에서 연락이 많이 옵니다.. 탄약고는 계속 근무가 돌아가니까요
그때 저도 사수와 마찬가지로 약간 졸았습니다. 비몽사몽이었죠.
교환기가 울리니까, 저는 당연히 탄약고 초소인줄 알고, 탄약고에 연결했습니다.
그러나 교환기는 계속 "삐" 소리를 냈습니다.
" 어, 뭐야, 탄약고가 아닌가.."
교환기가 울리게 되면 초소의 램프에 불이 들어오게 되있습니다.
저는 정신을 차리고 교환기를 자세히 쳐다봤습니다.
탄약고 초소의 램프에 불이 들어온게 아니었습니다.
불이 들어온 초소는 "저수지 초소" 였습니다.
저는 너무 놀라서 고참을 깨웠습니다.
고참과 저는 서로 아무말없이 서둘러 막사로 근무복귀했습니다.
그당시 " 저수지 초소" 는 사람이 근무를 서지 않는 일명 폐쇠된 초소였으며,
초소안에는 부대에서 만든 마네킹이 대신 세워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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