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글터에 자주 들러 읽고 가는 사람입니다.
며칠 전에 정3각형님께서 쓰신 루시드드림 관련 글을 읽고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비슷한 꿈을 꾼 적이 있더라구요.
뭐라고할까, 꿈이 제 시나리오대로 이어집니다. 물론 제 자신은 그게 꿈이라는 건 인지하지 못한 체구요.
그저 1인칭 주인공 시점이나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꿈을 꾸다가 [이렇게 이어진다]라고 인식하면 그대로 꿈이 따라 움직인다는 느낌입니다.
자기자신이 꿈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체로 꿈을 조정할 수 있는 건지, 그렇다면 루시드 드림이 맞는 건지 궁금합니다.
[무서운 글터에 글을 올렸으니 짧은 글 한 마디]
고등학교 2학년 수학여행 때 일입니다.
당시 저희 학교는 [이번 수학여행은 금강산이다!]라는 희소식에 들떠 있었지요.
뭐, 저희팀으로부터 2팀 정도 앞의 팀이 뭔가 일이 생기는 바람에 결국 금강산 수학여행은 실행되지 못했지만요.
이런 비상사태에 저희 선생님들께서 꽤 동분서주하신 결과, 일정은 조금 변경됐지만 무사히 수학여행은 갈 수 있었습니다.
[제주도]로요.
네, 그렇습니다. 제주도에 가면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유령을 많이 본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더군다나 저희 가족 중에 어디 해외쪽으로 나가기만 하면 유령을 보거나 귀신을 달고오는 사람도 있어서....
첫날은 그럭저럭 무사히 넘어갔습니다.
같은 방을 쓰던 한 녀석이 맥주와 통닭을 시켜 가지려 가려고 2층[층은 2층이지만 뒷창문 아래가 1층 정도 파여져있어서 실제 높이는 3층입니다.]창문을 줄타고 내려가다가 다리 한쪽 부러진 걸 빼면 말입니다.
[그때 시켰던 통닭과 맥주는 선생님들께서 맛있게 드셨답니다. 돈까지 직접 지불하시면서요....]
문제는 그 다음날부터였습니다.
수학여행 첫날밤에 그냥 자는 사람이 어디있습니까?
더군다나 저희반은 뇌물[통닭]까지 바친 터라 선생님들께서도 [내일 일정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만 해라~]라시며 서양화나 동양화 감상회에 끼어들어오실 정도였습니다. [지금 생각하지만, 참으로 멋지신 선생님이셨습니다.]
더군다나 친구 한 녀석이 이 깊은 밤 다리 한쪽 깁스하려 병원으로 갔으니, 그 상황에서 잘 수 있으면 그게 용사인거지요.
결국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고이 잠든 저였습니다만...
봤습니다.
네, 그 것도 너무나도 긴 머리카락을 가지신 처녀귀신님을요.
아무것도 없는 곳에 한 여자분이 서 계셨는데, 머리가 너무 길어 땅바닥을 뒤덮었습니다.
물론, 당연히 얼굴은 보일리 없고, 다만 입은 옷의 색이 흰색이었다는 점만 생각납니다만....
[어째서 저는 그 때 그 꿈 속에서 그 여자분이 너무 아름답다고 느꼈던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