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얘기는 아니지만...

철없던시절 작성일 07.10.11 20: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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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천한 글이지만 ...

 

제가 겪은 얘기 하나 하겠습니다.

 

한 2~3년전 일인데... 그때 저는 유명 마트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날도 오후 근무 (오후 4시부터 밤 12시까지의 근무)를 마치고 집에 걸어오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근무지가 집에서 걸어서 한시간 반정도의 거리라...

 

원래는 자전거를 애용했지만 그날 오전부터 비가 온터라... 그냥 우산만 들고 그때당시 재산목록 1호였던 MP3를 들으며...

 

혼자 걸어가고 있었지요....

 

동네가 후져서 시내와 시내사이에는 아주 깜깜하고 긴~~~ 거리의 공터가 있었는데...

 

막 거기를 들어 설 무렵이었습니다.

 

좀 으스스했지만 저도 남자인지라... 걍 뻣팅(?)기고 걸었지요...

 

근데... 공터의 중간쯤 왔을까요... 왠 까만 옷을 입은 처자가 보이는 거였습니다...

 

순간 저도 모르게 긴장을 하고 말았지요....

 

거리가 가까워 올수록 긴장은 극대화 되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 까만옷은 청바지와 청자켓이었고 처자가 아니라 꼬불 웨이브진 아줌마였습니다...

 

근데 꼼짝도 하지 않고 거기에 서있는 것었습니다...

 

더더욱 저를 당황하게 했던건... 그 아줌마의 얼굴이 보였다 사라졌다하는 거였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도 나는 걸음을 멈출 수가 없었고 습관처럼 그냥 걷고 있었습니다...

 

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 것 같더군요...

 

순간 나의 머리 속은 온통 예전에 보았던 수많은 공포영화의 한장면 한장면들이 떠올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전 겁을 먹고 말았던 거죠...

 

한편으론 저도 남자고 군대도 갔다 왔고 지가 귀신이건 사람이건 나에게 조금이라도 다가 서면 대가리(?)를 날려

야 겠단 생각에 손에 들고 있던 우산을 바로 잡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웃긴데...

 

거리는 더욱 가까워 졌고 제가 그렇게 느낀걸까요...

 

그 아줌마의 얼굴은 보였다 사라짐이 빨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세상에 무슨 특수효과도 아니고... 실제로 경험을 할 줄이야....

 

우산을 잡은 손에 더욱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MP3의 전원을 끄고 정말 여차하면 대가릴 날려 버리고 냅다 뛸생각이었습니다...

 

그 사이 아줌마와 저의 거리를 3m정도 되었을까...

 

저는 더욱 당황하고 말았습니다...

 

그 아줌마는 무슨 지체 장애자 처럼 보였습니다...

 

얼굴이 보였다 사라지는 현상은 장애의 일종으로 머리를 흔드는 것이었고...

 

멀리서 보았을땐... 얼굴의 면이 보였다 머리칼에 가려져... 그렇게 보였던 것이었습니다...

 

어쩌다... 아줌마가 불쌍하단 생각도 했지만...

 

그때 시간이 거의 새벽 한시에 가까웠고 어두운 공터에 머리를 흔들고 있으니 제가 긴장을 안하겠습니까?

 

여전히 우산 잡은 손에 힘은 빼지 않았습니다...

 

아줌마의 옆을 지나 계속 걸었습니다...

 

외 공포 영화 보면 그런거 있잔아요... 돌아보면 확 덮치는... 전 그런거 정말 싫어하거든요...

 

한참을 걸었지만 아무런 조짐(?)은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지금은 그 직장을 떠나 다른 일을 하지만...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뭐랄까....

 

웃깁니다...

 

음... 여러분도 밤길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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