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자연의 신비로운 현상 ‘번개’
번개가 많이 치는 해에는 '농사가 풍년이 든다'는 구전의 과학적인 증거는 고사하고 어느정도 타당성이라도 있는지. 또 우리 조상들은 온갖 패륜을 저지르는 사람을 가르켜 ‘벼락에 맞아 죽을 놈’이라고 극언을 퍼붓기도 했는데 그때의 번개는 마치 살아있는 ‘권선징악’의 화신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분명 ‘죄짓기를 물마심과 같은 종류의 사람’들에게 번개는 두려움의 대상이고 그 두려움을 인위적인 방법으로 없애려 해도 쉽게 가시지는 않을 것이다. 번개를 칠때 놀라는 것은 귀가 아닌 양심이기때문이다.
또 번개소리에 놀라 이불속으로 들어가 벌벌떠는 어린아이들의 마음 속에 번개는 두려움의 전령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연의 아름다운 경이로움의 현상이기도 하다.
장마철이후 여름철 장대비와 함께 어김없이 찾아오는 반갑지만은 않은 하늘을 마치 뒤흔들어 두조각으로 찢어버릴만한 기세로 ‘우르르 쾅쾅’소리와 함께 단번에 10억v의 전기와 수만암페어의 전류를 발생하는 번개.
번개는 대기중의 방전현상으로 양전하와 음전하를 띤 구름과 구름사이, 구름과 지면사이 전압이 높아지면서 번개가 치게 되고, 구름이 담고 있는 전하량이 흘러 넘칠때에도 번개가 발생한다.
5천암페어의 전류로 100w백열전구 7천개를 8시간동안 켤수 있다고 하니 번개1회 칠때 전류량이 수만암페어라고 하니 번개의 전류량을 짐작할수 있을 것이다.
‘번개 발생의 비밀과 그의 단짝 천둥’ 우리는 밤하늘에 치는 번개의 대부분이 구름에서 지면으로 하강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꼭 그렇치 않다.
번개는 온도가 낮은 물방울, 수증기, 얼음등 음전하가 강한 지역에서 전자(음전하)가 아래로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번개가 발생하는데 이때 번개를 ‘선도낙뢰’라 부른다. 구름에서 지면으로 발생하는 번개이다.
이 낙뢰는 밝지 않은 특징을 갖고 있는데 지표면으로 이동하는 전자가 지표면에 가까워지면서 양전하가 많이 모여있는 큰나무등과 같은 물체에서 양전하를 끌어올리면서 일순간 전자와 양전하가 만나면서 엄청난 전기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양전하가 위로 치솟는다. 이것을 귀환낙뢰라 부른다.
강한 섬광의 번개가 발생하고 지표면에서 구름을 향해 상승하는 번개이다. 이처럼 번개는 구름에서 지표면으로 치는 것과 지표면에서 구름으로 치솟는 종류가 있다.
선도낙뢰는 1회 칠때 0.02초걸리는 반면 귀환낙뢰는 0.0007초로 광속의 3분지1정도의 속도를 나타낸다고 한다.
번개의 발생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이렇다할만 연구발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동안 과학자들이 주장한 번개발생 원인은 구름속의 얼음입자가 깨질때 발생한다는 설과 눈의 결정 마찰설, 과냉각된 물방울이 얼때 물방울이 음전기를 주변공기가 양전기를 띠어 발생등 서너가지 뿐이다.
특히 번개칠때 발생하는 열은 태양표면온도의 4배인 약2만7,000℃로 공기중에 발생한 고온이 주변공기와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공기진동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고온에 의한 공기의 진동이 바로 번개 뒤에 오는 번개의 단짝 ‘천둥’이다.
번쩍하는 섬광을 본후 1-2초에서 수초후에 천둥소리를 듣게 되는데 번개를 목격한후 그즉시 천둥소리를 듣지 못하는 이유는 빛의 속도와 음속의 차이 때문이다.
번개가 친 곳을 알기위해서는 번개가 친후 천둥소리를 듣는 그시간과 음속(340m/초)을 곱하면 된다. 예를들어 번개가 친후 3초후 천둥소리를 들었다면 3*340m/초로 약 1km거리에서 번개가 쳤다고 생각하면 정확하다.
번개의 이동결로가 일직선상이 아니고 다양한 곡선과 가지치기를 하는 것은 공기중의 전하의 분포와 관계가 있고 또 습도, 기압, 온도등 여러 가지 조건이 얽혀 번개가 이동하는데 번개는 가장 짧은 경로를 택해 이동한다. 전하의 이동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번개가 많은 해는 풍년이 든다’ 깊은 산의 푸른 나무나 부안군 변산반도의 아슬아슬한 절벽위에 서있는 푸른 소나무에 거름을 준 사람을 본적이 있는가.
거름을 준 사람이 없다면 어떻게 소나무가 그토록 푸르게 잘 자랄수 있는가. 저절로일까. 아니면 소나무는 양분이 없이도 잘자라는 식물일까. 가끔식 우리는 절벽 위에서 어렵사리 뿌리를 내려 자라는 소나무를 볼때 의문을 품게된다.
진짜 소나무는 아니 절벽위나 깊은 산속에 자라는 나무는 퇴비없이 잘자랄수 있을까. 농부들은 고개를 좌우로 흔는다. 농부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모든 농작물이 흙 속의 각종 성분을 흡수해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농작물에 거름을 주지 않은 결과를 너무나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특별히 산속이나 절벽위에 나무는 거름없이 성장할수 있게 씨앗때부터 고안이 되어 있을까.
그답은 NO다.
소나무나 어떤 나무든 그나무에 필요한 양분이 없으면 쉽게 고사하고 만다. 그러면 소나무는 어떻게 절벽위에서 그토록 푸르게 잘자라는 걸까. 소나무 생존의 비결은 바로 번개이다.
1995년 미국 대기학자 푸드후란즈 블라우는 뉴메시코주 중부 사우스발디 해발3,300m 높이의 산에서 수년동안 여름 휴가를 반납하면서 번개를 관찰 연구했다.
그는 번개가 친후 대기의 샘플을 채취해 측정한 결과 지구상에 연간 10억톤의 질소가 번개에 의해 질산으로 고정화되어 비를 타고 흙속에 스며들어 흙에 풍부한 영양분을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발표했다.
푸드후란즈 블라우가 발표하기 이전에 과학자들은 생명체에 질소공급은 콩과식물인 뿌리혹박테리아가 공기중에 있는 질소를 흡착해 동물과 사람에게 공급하는 생명체 최대질소원으로 알고 있었다.
질소는 식물이나 동물, 사람이 자체적으로 생산할수 없는 중요한 성분으로 호흡이 필요하는 생명체는 산소가 없으면 숨을 쉬지 못해 죽지만 질소가 없으면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근육, 세포, 지지골격등을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이 질소없이는 만들어 질수 없어 생명체 자체가 만들어 질수 없다.
공기중의 질소비율이 78%로 산소에 비해 또 다른 성분에 비해 월등하게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깊은 산속이나 절벽위에 나무에게,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의 모든 식물에게 번개는 식물이 성장할수 있는 질소를 차별없이 공급해 주고 있다. 자연상태에서 모든 식물이 잘자랄수 있는 이유는 특별한 종류의 식물이기 때문이 아니라 번개가 질소라는 거름을 공급해 주기 때문이다.
공기중의 질소가 번개에 의해 토양에 스며들기 까지 과정을 살펴보면 대기중에 있던 질소가 번개라는 매개체를 통해 산소와 결합해 일산화질소를 만들고, 일산화질소는 다시 산소와 결합해 이산화질소를 만든후 빗물을 타고 질산형태로 토양에 스며들어 식물에 질소가 고정된다.
생명체에 필수성분인 질소를 동물과 사람은 질소가 고정된 식물을 먹음으로 해결하고 있다. 여름철 가뭄으로 농작물이나 잡초등에 스프링클러로 거의 매일 물공급을 할지라도 식물이나 잡초는 거의 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비만 오고나면 밤새 식물이 부쩍 커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모두 비와 함께 토양에 스며든 질소 때문이다.
번개는 우리 실생활뿐만 아니라 생명체유지에 필수성분인 질소를 우리에게 공급해 주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자연현상이다.
전남 진도군의 옛이름이 기름질 옥(沃)에 고을주(州)로 ‘옥주’로 불리웠는데 이는 번개와 무관치가 않는 것 같다.
우장춘박사가 진도지역을 전국최고 종묘지로 꼽은 것도 번개가 많이 치기 때문이라고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우박사는 체험적으로 이같은 사실을 알았던 것 같다.
진도군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산물이 타지역산에 비해 월등하게 품질이 우수하고 맛이 뛰어나다.
구기자를 예를 들어보면 국내에서는 충청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구기자와 진도산이 있는데 진도산이 모든 면에서 월등하다고 한다. 진도산 구기자대를 그지역에 옮겨 심어도 마찬가지 결과를 가져온다고 하니 번개의 역할이 크지 않냐 싶다.
또 진도지역 산 나무의 푸른 정도는 인근지역과도 비교가 될만큼 차이가 나고 있는데 이모든 것이 잦은 번개때문이라고 한다.
번개가 많이 치면 그해 농사는 풍년이 든다는 우리조상들의 구전은 비록 당시에는 과학적으로 입증을 하지는 못했지만 우리조상들의 경험을 통한 지혜에 혀를 내두를 만 하다.
그러나 우리가 깊이 생각해야 할 점은 생명체 최대질소원인 번개가 극심한 환경 변화에 의해 줄어든다면 우리 생명체가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환경파괴로 산소부족만이 지구를 재앙으로 몰고 가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