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겪은 일인데 예전에 다른 게시판에도 올렸다가 여기도 한 번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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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라 집에서 주로 일을 하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밤 야식.
그 탓에 늦은 밤 새벽 시간에 동네 근처에 있는 편의점으로 가야 합니다.
집과 떨어진 거리가 걸어서 약 15분 가량입니다.
그 날도 밤 야식 좀 사러 어두운 밤거리를 나갔습니다.
한 5분 쯤 지났을 정도였습니다. 거리를 걸어가고 있는데 등 뒤에서 뭔가 질질 끌리는 소리가 나더군요.
무슨 다리 불편한 사람이 땅바닥 질질 끄는 그런 소리였습니다.
한 밤중 아무도 없는 황량한 길가에서 그런 소리가 나니 조금 섬뜩하더군요.
뒤를 돌아보니 그 소리의 정체를 알 수 있었습니다.
광고지였습니다. 백화점 광고지 있죠? 그 넓직한 거. 반쯤 구겨져서 바람에 질질 끌리고 있더군요.
제가 발걸음을 멈추니 광고지도 딱 멈춰졌습니다.
대수롭지 않은 소리라 치부하고 다시 걸음을 옮기는데 뒤에서 광고지 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적막한 시간대라 유난히 크게 들리는 광고지 소리였습니다.
점점 소리가 크고 빨라지더군요. 신경을 끄려고 했습니다만 자꾸 신경이 가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습니다.
광고지가 딱 멈추더군요.
제 바로 등 뒤에서.
다른 날이었습니다. 그 광고지 일이 있은 뒤로 한 사흘 쯤 뒤 정도였을까요?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이랑 프렌치 카페를 사고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문뜩 길 옆에 놓여진 차가 눈에 띠었습니다.
걸음을 빨리하던 때라 스치듯 그 차를 지나쳤는데 문뜩 그 차에 타고 있는 여자가 노려보는 것 같더군요.
새벽에 왠 여자가 불도 안켜고 차안에 타고 있는 것도 그렇고 괜히 노려보는 것도 기분 나빠서 다시 되돌아가 차안을 봤습니다.
아무도 없더군요.
저희 동네는 바람이 강합니다. 주변에 2층 주택들이 병풍처럼 쫘라락 들어선 까닭인지도....
그래서인지 간혹 널어둔 빨래 같은 것이 바닥에 버려져 있는 경우가 이따금 보입니다.
여름, 한 참 바람이 강할 때죠. 대부분 동네 분들이 바람 강하다는 거 알고 빨랫감들 밖에 잘 안말립니다만 근래 이사온 분들은 모르는지 낭패를 보셨나 봅니다.
편의점 갔다 돌아오는 길인데 머리 위로 속옷 하나가 떨어지더군요.
괜히 들고 있어 봐야 변태 취급 당할 일이죠
묘한 일이긴 하더군요. 바람이 불어서 사람 머리위에 속옷이 떨어질 확률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한 가지만 더 말하겠습니다.
세 이야기 모두 같은 길목에서 일어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