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뮬라 나스루딘이 일어나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울기 시작했다.
그의 아내가 걱정이 되어 물었다.
"무슨 일이예요? 나쁜 꿈을 꾸셨나요?"
그가 말했다.
"아니야. 악몽은 아니야. 나는 죽었어. 분명 죽었어. 죽은 거야."
그가 죽지 않았다고 어떻게 확신시킬 수 있겠는가?
그의 아내와 이웃사람들이 나스루딘에게 당신은 죽은 것이 아니라고 확신시키려 했지만 그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나스루딘은 계속해서 자기가 죽었노라고 주장했다.
사람들은 결국 그를 정신과 의사에게 데리고 갔다.
정신과 의사는 그를 잘 관찰했다.
그가 보기에 나스루딘은 논쟁을 좋아하고 매우 논리적인 사람이었다.
나스루딘은 여전히 자기는 죽었다고 주장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시오."
정신과 의사는 곰곰히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좋소, 나를 따라오시오."
그는 나스루딘을 병원으로 데려가 시체 해부실에 있는 의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함께 해부실로 들어갔다.
그 안에는 해부된 시체가 여기 저기 널려 있었다.
정신과 의사가 말했다.
"보시오. 시체에서 피가 흐르고 있소?"
시체에서는 피가 흐르지 않았다.
나스루딘이 시체는 피를 흘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면 얘기가 되지 않을까 하고 정신과 의사는 생각한 것이다.
나스루딘은 그곳에서 일주일 동안이나 시체를 해부하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정신과 의사가 다시 물었다.
"이제 확신하시오?"
나스루딘이 말했다.
"이제 이 실험을 더 계속할 필요가 없소. 시체는 피를 흘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신하오. 그렇지만 내 태도에는 변함이 없소."
정신과 의사가 말했다.
"그러면 기다리시오."
그는 나스루딘의 손을 잡고 날카로운 칼로 손가락에 작은 상처를 냈다.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정신과 의사는 이것으로써 그가 죽지 않았다는 것이 완전히 중명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스루딘은 피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런, 죽은 사람도 피를 흘리는군!"
- 오쇼 라즈니쉬의 '배꼽'에서 발췌.
위 콩트를 들려주며 오쇼 라즈니쉬는 '어떤 증명도 완전히 증명될 수 없다.'라고 합니다.
물론 뒤에 이어지는 해설은 종교적인 내용이지만, 요즘 타블로 사건을 보고 있자니 자연스레 이 이야기가 떠 올라서 한번 올려봤습니다.
게시판 성격에 맞으려나 모르겠네요. ㅇㅅ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