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죄송하다는 말을 드립니다.
스키장 이야기 2편 써놓고 급한 일로 타지방에 좀 가 있었습니다.
간간히 짱공은 들어와볼수 있었지만 글 올릴만한 여유가 되지 않아서...
글을 못 올리고 있다가 이번 1월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끊어진 이야기를 다시 이어 갈려고 합니다.
한동안 집밖을 나갈일이 없기 때문에 논 스톱으로 계속 죽 올려 드리겠습니다.
저희가 묵었던 콘도랑 비슷한 구조의 콘도입니다만. 이미지의 콘도와 본문의 등장하는 콘도와는
전혀 무관한 곳입니다.
저도 어디까지 써놓았는지 몰라서 전편을 내리 다 읽었습니다. ㅠㅠ. 미안합니다. ㅎㅎ..
그럼 바리 들어가 보도록 하죠.
그때였죠.
음. 예를 들어 술이 떡이 되도록 취하면 세상이 울렁울렁거리고
고개가 땅으로 숙여지고 땅만 보고 걷게 되죠?
방향감각은 상실되고 균형감도 20% 수준으로 떨어져 버리고...
그러니 비틀 거리게 되고.. 세상이 막 흔들거리죠.
딱 그 상황인겁니다.
정말 웃기고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정말 한번 경험해 보심 제가 어떠한 상황인지 아실겁니다.
세상이 흑백처럼.. 보인다구요.
만약 그 당시 그대로 계속 걸어 나갔다면..
도저히 멈춘다는 생각을 왜 못했을까요?
여러분이라면 그 상황에서 과연...
사람이 홀린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스스로가 스스로를 인지하지 못하고 제어하지 못하는 순간..
비록 아주 짧은 시간일지라도..
장소에 따라서는 생명의 위험도 느낄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진다는것을요..
“뻑”
하는 소리와 함께 뭔가에 강하게 부딛쳤다는 것을 알았죠.
몸이 심하게 휘청거렸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저를 누군가가 어깨를 꽉 잡아 주더군요..
근데.. 어깨를 잡은 손에.. 특히 엄지부분있잖아요..
지압할 때 어깨를 엄지로 꽉 누르 잖아요.
마치 그런 느낌이었죠.
그곳에서 상당한 고통이 느껴져서 정신이 좀 들었던 것이죠.
뒷덜미쪽에서는 정말 찡한 느낌..
왜 느낌이라고 표현했냐 하면..
짐 어깨에서 느껴지는 생생한 감각은 고통이었지만..
아~ 하면서 작은 비명이 나오며 고개가 그쪽으로 꺽였거든요.
무슨 소린지 아시겠죠. 어깨를 누르니까 아파서 고개가 그쪽으로 숙여졌다는 거죠.
뒷덜미쪽에서 느껴지는 것은 고통이 아닌..
아주 표현하기 미묘한 어떤 감각 같은 것이었는데..
아. 어깨가 너무 아파서 눈을 찌푸렸는데..
그순간 시선이 확 좁아 지는 것 같더니..
세상이 순간 확 밝아 지더군요..
이..무슨.. 웃기는 제스처라고 황당해하시겠지만..
사실인 것을 달리 표현할 방법도 없거니와..
그때는 몰랐고 그 이후에 어렴풋이 느꼈고..
나중에야 결국 확신을 가졌지만..
전 당시 어떤 존재에 의해 잠시 빙의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 한테 무슨 억한 감정이 있길래..
지금도 설마 설마 하고 있지만..
그대로 걸어 나갔다면.. 고속도로로 무작정 나갔다는건데..
꿈에서라도 생각만 해도 경기들릴 일이었지요.
그런데 제 그 순간에 제 어깨를 낳아챈 분이 누구시냐구요.
네 .. 스님입니다......
저하고 부딛쳤던분이 스님이었고.. 저를 잡아 주신분도 그 스님이셨는데..
나중에 아니 이후에 나오겠지만.. 그쪽에는 이름만 대면 알수
있는 유명 사찰에 군소 사찰이 상당히 많은곳이고..
또 이 휴게소가 대도시로 나아갈 때 꼭 거치게 되는 휴게소라
산골이나 시골 지역에 있는 스님들이 큰 도시로 나갈 때
반드시 거치는 곳이라, 즉 스님들의 왕래가 상당히 많은 지역이란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죠.
지금도 가끔씩 경기들릴만큼 무섭게 생각되지만..
제 평생 그렇게 무섭게 생긴 사람은 처음 봤습니다.
생긴 것이 무섭게 생긴 것이 아니구요.
그저 평범한 스님입니다.
그런데 그 순간 스님 얼굴을 처다 보면서 제가 느낀
공포는 공포의 수준이 일반 공포와는 달리..
정말 무섭고 근접하기 힘든 무거운 공포감이었죠.
그리고 너무 너무 무섭다는 생각
스님의 눈빛과 입술.. 저를 처다 보는 그 눈빛이
세상 그렇게 무서울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평범한 스님일뿐인데 말이죠.
정말 가슴이 저려오도록 무섭다는 공포감을 받았습니다.
오금이 저리고 몸이 꼼짝 없이 옭메이는 것 같은
그런 느낌 이었죠. 그 무서운 공포감 때문에..
방금전까지 그렇게 악랄하게 치솟아 오르던
짜증스런 감정이 일순에 사라져 버렸죠.
거진 몇초동안 스님의 얼굴조차 정면으로
봐라 보지 못했을 정도니까요..
그리고 스님도 어떤 연유에 의해
저를 막아 세웠는지 알 수 없었죠. 아마도 제가 가서 부딛친 듯...
분명 제가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다가 스님하고 부딛쳤던 것 같은데..
당시 상황으로서 제가 뭐라 말 할 수 있는 상황도 안됐고
정신을 차리자 버스가 출발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내가 지금 왜 이러고 있지 하는 생각뿐이었죠.
냉정하게 내게 무슨 일이 있어났는지 파악할 겨를도 없었구요.
또한 스님의 얼굴을 정면으로 처다 보지 못할 정도로 무서웠고..
그때.. 그 스님에게 고맙다는 말도..
간단한 인사로 못드리고 그냥 확 돌아서서..
버스에 오르고 말았죠. 저도 왜 그랬는지 몰랐습니다.
아. 어찌 생각해보면 생명의 은인일지도 모르는 분인데....
버스에 오르자마자 그 다섯 번째줄 반대편에 앉아 있는 인물을 내려다 보았죠.
분명 그 자리에서 제 손목을 잡았다면... 이사람 뿐입니다. ..
벙거지모자를 푹 눌러 얼굴을 반쯤 가리고 아주 조용히 눈을 감고..
주무시듯 앉아 있는 이 아주머니...
왜 제 손목을 그리 꽉 움켜 쥐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그다음 제가 겪었던 조금전 상황은 뭐라 설명할수 있을지...
빨간색 점퍼에.. 머리도 파마머리가 아닌 긴 생머리스탈이라..
그리고 조용히 자고 있는 것 같아..
깨워서 왜 남의 손목을 그리 세게 잡았는지 물어볼 수도 없고...
잠시 망설이다. 통로를 따라. 제 자리로 돌아가는데..
뒤에서 목탁 소리가
“톡 톡 톡”하면서 들리더군요..
제가 자리에 앉아 정면을 바라보니..
마침 운전기사 사모님이 스님에게 시주하는 모습이 보였고..
스님이 감사 합니다. 하고 인사하고 목탁치는 모습이..보였죠..
그러나 그 스님은 한동안 버스를 안내리고..
몇 번이나 더 목탁을 치신 후 불경을 몇차례 암송하신 후 내려 가셨죠.
그제서야 처다 보니 아까 저랑 부딪치셨던 스님인데..
저를 따라 버스에 올라섰더군요..
뭐라 말할수도 없을뿐더러 얼굴을 제대로 처다 보지도 못했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부근과 이 지역에는 스님의
왕래가 많이 이루어지는곳이고 그런 행위(시주)는 이곳 사람이나
자주 왕래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모습이었죠.
약간 정신을 차렸고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은 무신일이 있었냐는 듯이 웃고 떠들고 있을뿐이었죠.
그때 바로 갑자기 나도 모르게 심하게 구토가 느껴졌지요.
갑자기 속에서 무언가 치고 올라오는 듯한 느낌...
정말 그 자리에서 오바이트 하고 싶을 만큼 말이죠.
겨우 참아가며 물 한모금 들이켜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죠.
이대로 버스 타고 가다가는 정말 올릴 것 같았죠.
할 수 없이 출발하려는 버스 세우고는
화장실 간다는 핑계로 다시 내렸죠.
맑은 공기나 쇠야 되겠다고..
좀 몸에 무리한 일을 겪고 아까 마신 맥주들이
몸안에서 적당히 발악하는 구나 생각했지만..
이게 술 때문에 구토가 난 것이 아니고..
정말 가슴이 답답해서 나는 구역질이었거든요..
그정도 느낌은 알수 있었죠..
술먹고 속이 울렁거려서 나오는 구토와..
체했을 때 가슴이 답답해서 나오는 구토는
그 느낌으로도 충분히 구분할수 있죠..
상당히 느낌이 더러운 구토였죠.
그런데 올리고 싶어서 화장실 들어 갔는데..
정작 토는 나오지 않고 기분만 더 찜찜하고
더러워졌습니다.
나와서 담배한대 입에 물고..
가만히 있으니..
씨바 웬걸.. 이번에는 알 수 없는 눈물이 맺히더니..
그냥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체 할 수 없이 흐르는데..
참으려니 코가 맹하게 아려오면서.. 맵게...
슬픈 감정도 아닌데.. 갑자기 눈물이 막 흐르더군요..
손바닥으로 눈을 마구 비볐는데..
과할만큼 눈물이 흐르데요..
담배 반도 못 땡겼는데. 걍 버리고 화장실로 들어가
세수할 수밖에 없었을 정도였죠.
이거 왜 이러나... 도대체가...
얼굴 씻고 다시 투덜투덜 걸어 나오는데...
눈에 딱 띄이는 곳이 .. 카세트 판매하는 곳....휴게소자판이었죠..
또. 뭔가 떠올라서.. 그때서야..
“아저씨.. 혹시 천수경이나 반야심경이나 그런 테입 있으세요?”
조금전 설명했다시피 이곳이 스님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고..
그리고 왜 유명한 사찰은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잖아요.
전국 불교 신자들도 방문 많이 하구요..
관광철이 되면 사찰 때문에... 관광객이 이곳을 거쳐가기 때문에..
그런 종교적 물품을 상당히 많이 팔고 있었던 것이죠.
당근 불경 테입은 기본적으로 있었구요..
당시는 카셋테입이라.. mp3가 아니고..
다만 이놈을 들으려면 소니 워커맨처럼 테입재생기가 필요했다는 것이죠.
격하게 반야심경관련(가장 흔하니까)테입하나 사서 주머니에 넣고..
계산하려고 보니까. 섹...
아휴.. 섹을.. 이때껏 벗어 놓고 있었더군요.
저 저번 휴게소에서 씻을 때 다 벗어 놓고.. 있었는데..
마침 주머니에 잔돈이 남은게 있어서 계산하고 버스에 올랐죠.
그리고 제 자리에 한구석에 놓여있는 섹을 발견하고는..
번개가 내려치는 속도보다 더 빨리 지퍼를 열고..
108염주 꺼내 목에 걸고. 손목염주 차고.. 묵주 꺼내 가슴에
밀어 넣고.. 십자가 목걸이(향나무로 만든)도 목에 걸고...
그때까지 귀에서 앵하던 소리가 잦아 들더니..
머릿속에서 들리던 이상한 왱 하는 소음도... 줄어 드는 것 같고..
뱃속도 조금 가라앉는 것 같고..
버스가 움직일때도 전 차창을 내려다 보고 있었죠..
그때.. 딱 저희 버스를 무심히 지켜보던 사람과 눈이 정면으로
마주쳤는데.. 아까. 그 스님. 훨 놀래라...
우리 버스가 천천히 움직이자 그 스님은 바로 옆에 있던 코란도 차량에
올라 타시더니 저희 바로 뒤쪽으로 서서히 따라 이동하기 시작했죠.
제가 제일 뒷자석에 앉아 있었고. 뒷커튼을 열고 바라보니..
조그만 미등을 켠채 바로 우리뒤쪽에 있더군요.
그날은 한 낮인데도 날이 어둡고 안개 비슷한게 자욱했죠.
당연이 여기가 고산지대인 만큼.. 더했겠죠..
버스안에 사람들은 지금 제가 무엇을 겪었는지 관심조차 없습니다.
그때 손목이 조금 쓰라려서..그때서야 제 오른쪽 손목을 내려다 봤는데..
벌겋게 부어 있더군요.. 손자국이 말입니다.
다시한번 그 다섯 번째 좌석쪽으로 걸어가서..
이제 오기가 생기더군요. 저도 소위 말하는 간지방어구(?)를 득하고 장착 했고
방어력 상승 버프까지를 받고 있었기에..
조금 대담해 졌을수도 있구요.
전 한쪽 가방을 치우고 그 자리에 앉았죠, 골때리는 다섯 번째 자리에 직접 앉았죠.
손목에 채여진 묵주를 조물락 거리면서..
그리고 섹을 열고 커다란 염주 하나 커내서 엉덩이에 깔고 앉았습니다.
꼴에 방어는 확실히 하자는 철없는 생각에 말이죠...
그리고 옆자릴 보니.. 아직도 그 아주머니 곤히 잠들어 있었죠.
같은 자세로 말이죠. 옆에 남편 되시는분도 반쯤 입을 벌리고..
주무시고 계셨고.
전 한동안 계속 노려보다가.. 정말 왜 남의 손목을 손자국이 생기도록
움켜 잡았는지.. 그게 제일 궁금했죠..
그리고 다음에 벌어진 일들은.. 사람을.. 조금 당황 스럽게 만들었고..
그때는 솔직히 제가 빙의가 됐거나. 그딴 생각은 전혀 할수 없었죠.
사고가 완전 결여 되 있었고..
다만 제가 살아 오는동안 그러한 경험이 충분했었기에..
이것이 어떤 종류에 의해서 발생한 것인지만은 확신했었죠.
아침 출발전부터 요상한 것이 보이더만..
정말 대낮인데도 이것들이 설치는 것을 보니..
정말 대단한 놈들이라고 생각했죠.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하고
걱정이 되어 머리가 아팠지만...
대낮에 설치는 것들은 왠만한 악령이 아니고는 함부로 할수 없는 행동(?)인데..
그런데 운전기사사모 이야기로는 아직 헤꼬지 한번 안당했다고 하니..
그냥 지들 좋아서 여기 붙어 사나 .... 이정도까지 생각이 미쳤죠..
아까 씻으면서 염주랑 목걸이 빼놓았던 것이 무지 후회 되더군요.
그걸 차고 있었으면 그런 황당한 경험은 하지 않았을 건데 말입니다.
한. 10분인가. 20분인가.. 그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바로 뒤쪽에 뺀질이가 있어서.. 그놈 농담 듣고 같이 웃어 주고..
속도 좀 시원해지는 것 같고.
슬슬 션한거 한번 들이키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저희 팀은 어딜가든 항시 필요한 물품은 현지 조달을 우선시 하며
생활 해 왔던터라. 몸하고 돈만 가지고 가면 거진 다 해결되니까요..
이번 여행길도 필수 부붐이외에는 아무것도
준비해 오지 않았죠. 하지만 여기 은행팀은 달랐죠.
무슨 은행직원 아니랄까봐 모든걸 계산적으로 생각해서..
여기서 맥주사면 값이 비싸니까. 미리 맥주까지 챙겨올 정도면...
맥주는 박멸치과장이 챙겨 왔었죠..
전 다시 제 자리로 돌아와서. 맥주 한캔 딱 따고는
벌꺽 벌꺽 들이켰습니다.
휴.. 스키장만 도착 하면 이 버스하고 빠이 빠이다...
올때는 무슨 핑계를 대더라도 이 버스 안타고 오면 그만이다.
손목을 움켜 잡던 고개를 180도로 꺽든 이제 안녕이다.
더 이상 생각하지 말자. 머리속을 비우자..
맥주 한캔 거의 원샷해 버리고..
아. 그때 뒷커튼 열고 바라 봤더니..
혹이나 했지만 뒤따라 오던 코란도는 어느세 없어져 버렸더군요..
뺀질이 이야기 끼어 들어서 일부러 막 웃고 억지로 분위기 즐겨 볼라 했지요.
그렇게 해서.. 드뎌 모든 이들이 바라는 목적지에 도착 했습니다.
전 맨 마지막으로(손님중에서는, 버스에 사모님과 딸아이가 남아 있었음)내리고는
멀찍이 걸어 나와서 그 버스를 처다 보았죠.
정말 맘 같아서는 침이라도 뱉어 주고 싶었지만..
그때 왜인지 어떤 행동에서인지 나도 모르게 성호를 한번 긋고는 뒤돌아..
줄행랑을 쳤죠.
이 버스에 더 있다가는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나중에 돌아 올때는 절대 이 버스 안타고 올것이라고 다짐했죠.
그 어떤 핑계를 돼서든지 이 버스 만은 절대 타지 않곘다고 말이죠.
그럼 이것으로 영 영 이별이군요. THE END 인겁니다. 게임오버... 더 이상
플레이할 필요가 없다능....
장난 아니지라요. 여러분이 이런 경험을 하셨다면 당시에...
정말 다 때려 치우고 걍 보따리 꾸려서 줄행랑이라도 쳤을테지요?
솔직히 말해 이정도까지 참을성을 발휘할수 있었던 것은 역시나...
지금 우리가 휴가온 이유때문이었죠. 앞으로 해야할 엄청한 일들을 위한
사전 포석의 그것이 있었기에..
감히 저 따위가 그런 분위기에 초(?)를 치는 행위 따위는 상상도 할수 없었던 거였죠.
그렇습니다. 그런 공포감 보다도 더 무서웠던 것이 바로 이 휴가의
진정한 목적이었겠지요. 다들 들떠서 분위기 좋은데...
저혼자
“다들 어텐션 해 보쇼.. 나 귀신 봤거든요. 열분들도 조심하쇼.”
이렇게 싸질러 말할수도 없는 상황 아니겠습니다.
요즘이 어느시대인데 귀신타령(?)
상상도 할수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세상이 하얗고 눈이 부시더군요. 완전 하얀세상..
다들 환호성 지르고 들뜨고 우리는 거의 대부분 스키장 첨 온 촌놈들입니다.
인간들은 요상하게 분위기에 많이 사로잡히는 생물이라서..
방금전까지 버스안에서 스키장 별거 있냐 하면서 궁시렁 거리더만..
지금은 사람구경, 시설구경에 눈알이 팔퀘방위로 휘돌아 가는구먼들...
전대빵님이 이끄는 데로 건물 찾아서 올라가니 일종의 콘도형식으로 된
건물인데 안쪽에서 간이 부엌도 있어 음식물을 직접 해 먹을수도 있고
여튼 콘도 비슷한 곳이었죠. 물론 같은 형식의 방들이 다닥 다닥붙어
있고 베란다에 나오면 바로 옆집과 거진 1m도 안떨어져서..
옆집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훤히 알수 있는 허접한 구조였지만 말이죠.
사람이 많은 관계로 방을 여러개 잡았는데..
전대빵님과 깡사장은 다른 건물 즉 호텔급 모텔방을 하나 잡았고..
우리들은 콘도같은 건물에 여자 세명 한방 쓰고..
나머지 한방에 남정네들 다 몰아 넣었죠..
원래 콘도가 가족단위로 오는곳이라 남정네 다섯명이라도 충분할줄 알았는데
오산이더만요. 이건 잠자리도 겨우 나오고..
남자 다섯이 북적 되니 숨이 막힐 지경이더만요..
보니 무슨 연인들끼리 놀러 오면 딱 좋은 크기더만요.
전대빵님이 잠시 알아 본다고 프론트로 나갔고..
여자들이 하두 보채서. 짐도 풀기전에...스키타러 나간다고 야단이었죠....
전 깡사장 불러다가 조용히 말했죠.
‘야. 내 상태가 지금 말이 아니다. 급몸살 기운이 몰아치고 있다.
여기서 쉬지 않으면 3박4일 전일 민폐를 끼칠 것 같다.
차라리 지금 조금 쉬면 회복이 될꺼 같다. 아까..
배줌마 약준거 방금 또 먹었는데 약기운도 오르고 해서...‘
그렇게 깡사장에게 말하고 다들 스키 타러 나갈 때 저만
쉬기로 했습니다. 이것부터 민폐였지만...
그때 전대빵님이 오셨는데.. 스키장이 이제 비수기로 가는 시점이라..
방이 하나 더 남아 있다고 .. 복잡하면 옮기라고 하길래..
우리팀(저, 박뚱이, 뺀질이)이 방 하나를 더 받아 옮기게 되었죠..
그 방이 212호로 바로 아래층이엇죠. 짐 3층 312호니 바로 아래층..ㅎㅎ.
이건 뭐 솔직히 연인을 위한.. 그런 구조의 방인 것 같더군요..
정말 딱 남여 둘이 오면 좋을거 같은 그런..
물론 스펙은 가족단위 콘도라고 말하고 있지만.. 누가 믿나...
박뚱이랑 전뺀질은 벌써 스키장비 빌리러 나가버리고..
이사는 저혼자.. 박뚱이, 뺀질이 짐을 끙끙 대며
들고 들어 와서는 구석에 던져 놓고..
급 보일러 올리고.. 이건 예약된 방이 아니고 해서..
방을 데워 놓지도 않았죠..
들어오니 냉기가 사방팔방으로 휘몰아 치는데.. 솔직히
시베리아 벌판에 혼자 내 던져진줄 알았죠..
히터 켜고 방이 데워 지기만 오덜덜 떨고 있었죠.
tv켜서 액션프로하나 고정 시켜 놓고..
두터운 이불 둘둘 말고 돌돌 떨면서 있었죠.
그러다.... 온기가 하나씩 살아나면서..
몸이 급 노곤해 지면서. 급 졸음까지 살살 와 주시더군요..
귓가로 요란한 총소리(tv소리)가 들리고..
감각이 점점 멀어지더니 급 잠이 들었나 봅니다.
음. 어떤 무게감이랄까. 조금 답답한 마음에 눈을 떳는데..
사방이 좀 어두워져 있더군요..
그리고. 몸이 뭔가 이상했죠... 숨이 턱 막히는 것이..
가만히 보니. 제가 보일러를 입빠시로 틀어 놨었고..
항공점퍼 입은 상태로 두꺼운 이불 둘둘 말고 잠이 들었으니..
그야말로 핀란드 사우나 속에서 몇시간 잠잔거나 마찬가지..
우욱.. 몸이 완전 한여름 소나가 정면으로 뚜드려 맞은 것처럼
폭삭 젖어 있더군요..
팬티 벗어 짤면 물이 쏟아질 것 같았거든요.
몸이 완전 찌푸찌푸해서.. 축축하고. 정신 차린김에..
샤워나 해야겠다고 ....숨도 막히고.. 방안이 시베리아 벌판에서
아프리카 초원으로 워프해 있더군요..
보일러 적당히 낮추고 욕실로 들어갔죠.
그때 시간이 오후 5시~6시정도 됐던 걸루 기억합니다.
한 2시간 이상 잔 것 같더군요.
일어난 자리 그 자리서 옷 훌훌 탈피하고..
새 팬티 한 장 딸랑 들고 욕실로 들어갔죠..
다행이 방은 꾸지리한데 욕실은 타일 새로 했나 깨끗하더군요.
샤워기 틀어 놓고 뜨건물을 몸위로 확 뿌리니...
아후. 좋아. 좋네...
이때 담배 한 대 빨아 주면 더 좋죠..
욕실 샤워 하러 갈때면 꼭 담배 한 대 챙기는 일인!!....
샤워전 담배 한 대 하지 않으면 왠지 샤워한 것 같지 않타는...
홀닥 벗고 쭈구리고 앉아서 맛나게 담배 한 대 쪽쪽 땡겼죠..
아쿠 맛나라.. 이 맛에 담배를 태우는 거얌..(지금은 담배 끊었습니다. 더 피다가는
디진다해서.. 죽기 싫어서.. 잠시 손을 놓고 있습죠... 삶의 의미가 사라지면 다시
겁나 피울려구요. 어짜피 쫑된 인생인데 무서울 것도 없심)
꼬시하고 구시한게.. 사람 미치게 만들죠..
그리고 쭉 땡겨서 한바퀴 삭삭 돌려 뿜어 주시면..
몸안에 더러운 찌꺼기까지 다 몸밖으로 내 뱉어 주는 느낌이랄까..
잠시 권련의 오묘한 세계에 도취 되어 있었는데..
“탁.. 탁... 탁.....”
갑작 요상한 소음이 귓전을 때리기 시작했죠..
뭐얏.. 이 소린..
애법 욕실이 울릴정도로 조금 크게 들려서..
어.. 어. .무슨 소리여. 했죠..
음. 이. 소리가..
쇳소리.. 즉 쇠를 두드리는 소리인데....
좀 묵직하고 무겁고. 탁한 쇳소리 같은건데...
이게 근원이 어디인지 모르지만. 탁탁 거리면서 들려 왔죠..
쇳소리인것만은 분명했습니다.
혹 밖에 누가 왔는가 싶어서 고개를 내밀었는데..아무도 없고..
이상하게 탁탁 거리는 소리..
보일러가 돌아갈 때 배수관으로 물이 빠질 때 나는 소리인가..
그렇게 생각했죠..
아까 경험도 있었고. 솔직히 혼자 있으니..
이런 평범한 소리에도 솔직히 뭔가 기분이 으쓱해지는겁니다.
뭐 별거 아니겠지..
하며 샤워기를 틀었는데.. 틀자 마자.. 그 소리가 딱 멈추는 겁니다.
그래서.. 아하.. 보일러 배수관 물돌아 가면서 나는 소리인가 했죠.
물을 잠궈도 더 이상 안들리기에..
기분좋은 맘으로 푹 샤워 하고 나왔습니다.
몸 닦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고 싶었지만..
역시 팬티 두장만 챙겨온 저로써는 달리 방법이 없었죠.
후다닥 전화기를 꺼내 들고.. 전화를 날렸습니다.
뺀질아 너 여유분 체육복이든지. 뭐 입을만한거 없냐?
쉑끼 지꺼만 챙겨 왔데요. 당연한건가..
할수 없지 땀에 절은 청바지 방바닥에 깔고 그 위에 이불덮고
그래서라도 빨리 말리기로 했죠..
갓 샤워 하고 나오니.. 몸이 개운한 것 같아..
살짝 베란다 밖으로 나오니. 찬바람이 확 콧구멍을 강타하는게..
짜릿 하던데요..ㅋㅋ.. 그 짜릿함을 즐기면서 역시 담배 한 대..헣헣..
옆동네는 사람이 없는지 조용하고..
오른쪽, 왼쪽도 사람이 없는 듯..
아구 .. 추워서 더 이상 서있기도 힘들어서. 담배 문체로 다시
방안으로 들어왔죠. 참고로 여긴 침대방이 아니고.. 걍
맨바닥에 이불깔고 자는 곳임다. 현관 입구에서 정면으로 작은 취사실있고.
나머진 욕실하고 방이 다인 구죠. 초 간단한 구조..ㅋㅋ
아까 뺀질이 전화 걸면서 물어보니 스키 탄다고 정신하나도 없다고 하더군요.
다들 저녁 먹는것도 싫다 할정도로...
이거 혼자 심심하잖아. tv나 볼까 하고..
리모콘을 찾는데.. 아. 이 리모콘이 안보이네요..
온방 구석 구석을 다 찾아 다녀도.. 리모콘이 보이질 않아요.
내가 리모콘을 도대체 어디에 뒀더라. 분명 아까 리모콘으로 tv 튼 것은
기억하는데 도대체가 어디에 있는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더군요.
그때 제 복장이 윗통은 올까 상태였고 정말 팬티 한 장 달랑 입고
있는 상태였습죠. 제가 보일러를 심하게 높게 틀어 놨던지라..
방안이 지글 지글 끓고 있었던 거죠.. 후끈 후끈..
그 상태에서 방안을 구석 구석 다 디지고 있었죠.
아놔. 정말 이런 경험 있으시죠. 리모콘 분명 방금전까지 옆에
있었는데.. 그게 왜 사라져 버렸는지...
니미... 개 왕 짜증...
거진 방 구석 구석을 다 훝었으니 결국 리모콘 GG쳤음..
물론 분명히 리모콘으로 TV켠 것은 확실함..
혼자 있으려니 왠지 좀 기분도 그렇고 오늘 내내 괴롭혀온
상황들이 자꾸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죠.
지금 애들 찾으러 갈려고 해도.. 그렇고..
“띠링~ 띠링~”
내 맘을 아는지 울리는 휴대폰..
다들 저녁 먹으로 간다고 건물앞으로 내려 오라고 하더군요.
허겁 지겁 옷 끼워 입고 내려갔죠.
잠시 기다리는데...
거의 물만난듯한 차림으로 군데 군데 눈덩이 묻혀서 들어오는
촌티 그냥 팍팍나는 일행이 눈에 확 들어오더만요..
얼마나 신나게 놀았는지.. 머리카락이 다 헝클어 지고
이 추운데 땀까지 흘렸더만요..
다들 저녁먹으러 가자고.. 전대빵님이 한턱 쏜다고 해서..
다들 레스토랑으로 이동하기로 했죠.
여자들 잠시 옷갈아 입고 온다고 올라갔고..
남정네들은 담배한대씩 피우는데...
주머니를 뒤적 뒤적하니...
담배며 지갑이며 다 방에 놓고 나왔더라는..
2층이니 계단타고 위로 뛰어 올라가서
현관문 딱 열고 뛰어 드는 순간.. 아니 뛰어 들기 직전입죠..
전 눈앞에 먼가 시커먼게.. 반드시 놓여 있는걸 보고..
온몸의 모든 근육이 초 긴장 상태로 바짝 독이 올랐죠.
모든 세포의 신경이 두눈으로 쏠렸는데..
현관 바로 입구 들어서자 마자..
바로 앞에.. 반듯하게 놓여 있는 리모콘....
누런 방바닥 위에 정말 반듯하게 놓여 있는 리모콘..
왜.. 내가.. 저 리모콘을 찾기 위해...
방 구석.. 구석을 모조리 다 찾았는데..
저늠이.. 저렇게 눈에 확 띄는 곳에. 왜 있어야 하는 것인지...
정말 그때 제 자세가 왼발은 방바닥위에 올려져 있었고..
오른발은 채 신발도 벗기 전이었죠..
전 방바닥 위쪽에 재떨이 하고 놓여 있는 담배를 봤지만...
갑자기 솟아 오른 등골시린 상황 때문에..
섯불리 움직이기도 힘들었죠.
심호흡 한번 하고.. 리모콘을 주워 들었고..
조심스럽게 리모콘을 TV위에 놓았죠. 그리고 확실히 머리에 새김질을 했습니다.
분명 리모콘 TV위에 놓았다. 하고 말이죠.
그리고 담배를 챙기고...
그리고.. 섹들고 다시 뛰어 나오는데...
마음은 급하고 얼마나 빨리 뛰쳐 나왔으면..
신발이 채 발에 걸리기도 전에 맨발로 나와 버렸다는...
허겁지겁 내동댕이친 신발 꺠츰발로 뛰듯이 주워들고는..
후다닥 내려왔죠..
등뒤에서는 정말. 믿을수 없을 만큼의 찝찝함이 따라오고 있었거든요..
내가 못봤을까. 바로 입구에 있던 리모콘을...
도대체 얼마나 찾아 헤맸던 것인가..
아니. 절대. 네버.. 정말 그곳에 있었다면..
안볼수 없을.. 절대 눈에 띄지 않는 위치는 아니었죠.
눈만 돌리면 바로 딱 걸리는 부분인데...
그걸 못본다면 말이 안되는 위치인데..
레스토랑에 와서. 다들 얼굴은 화색이 만연한데..
그렇다고 그 찝찝함을 가슴에 묻고 마냥 웃을수 만은 없고..
정말 혼자.. 외톨이라도 된기분이고.. 정말 죽음이었죠..
가끔씩 맘에 없는 썩소를 날리기는 했지만...
고기 써는것인지.. 그냥 내 손이 저절로 움직이는것인지도 모를 정도로
혼미했죠... 얼굴에는 억지 웃음을 지으며 말이죠...
그때였죠.. 누군가.. 조금 귀에 익은 소리가 들리길래..
살짝 사방을 두리번 거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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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써온 스키장 내용들은 다음편 부터 본격적으로 시동걸릴 일에 비하면
양념조차 안되는 이야기꺼리죠. 이번 이야기는 참 복합적으로 실타래처럼 얽힌 이야기라..
음 네타인가요.. 여튼 빨리 빨리 올려 드릴것을 약속 드리구요.
걍 맘 편안히(?) 즐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