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가위

빌라엠 작성일 13.02.07 11: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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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후 한 1년여간 백수생활을 하던 때였습니다.

게임에 미쳐서 밤새도록 게임하며 담배만 잡아먹어서 몸이 허해졌는지 

잘때 다리에 쥐도 자주 나고 가위도 자주 눌리더군요.

가위에 눌려도 무서운 느낌은 받은적이 없었는데 그러던 어느날...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밤새 게임을 하고 아침 느즈막히 잠들었는데 

또 가위에 눌렸습니다.

꿈을 꾸고 있었죠. 장소는 내 방 침대...거실에서 친구들과 여자친구와 놀다가

졸립다고 난 잘꺼야 안녕~하면서 방에 들어와서 침대에 걸터 앉았습니다.

침대 맞은편엔 반원 모양의 거울이 걸려있습니다.

그 거울을 바라보며 침데에 눕는 순간!!! 가위가 찾아왔습니다.


난 이미 몸을 뉘였는데...거울 속의 난 아주 천천히 몸을 뉘고 있더군요. 

슬로우 모션을 보듯이 나와 눈을 마주치며 천천히 눕고 있는 제 모습을 

거울을 통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미 몸은 굳은 상태...귓속에선 여느 가위눌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얼핏 

들으면 아이들이 뛰노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나는 소음을 구겨서 귓속에 

던져놓은 듯한 기묘한 소음이 들리고 몸은 안움직이고 거울 속의 나는 아직도 

천천히 아주  천천히 저를 바라보며 눕고 있더군요.


그것(?)이 다 눕는 순간 가위에서 깨어났지만 공포는 그때 부터 찾아 왔습니다.

벽과 제가 누워있는 그 사이의 공간에 누군가 같이 누워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확신이 있었습니다 .무언가 알 수 없는게 등 뒤에 누워있다는 느낌을..

온몸이 간질 간질 해질 정도로 소름이 쫙 돋는게 확실히 무엇인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돌아볼 용기는 안나더군요. 그 상태로 몇초인지 몇십초인지 모를 시간이 흐른 후에

으악!!!! 하는 소리를 지르곤 뒤도 안돌아보고 순식간에 일어나서 방을 빠져 나갔습니다.


냉수 한잔을 마시고 다시 방을 들어가봤지만 역시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날의 가위는 절대 잊지 못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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