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말 군전역후 2003년말 삼성서울병원 보안팀에서 근무할때였습니다.근무는 포스트근무라는 지정된 구역에서 안내나 vip에스코트해주는
근무가 있고 하나는 순찰근무라고 병원 사각지대를 밤낮으로 체크하면서
돌아다니는 근무 이렇게 두종류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몸은 좀 피곤하지만 눈치안보고 일할수있는 순찰 근무를 많이
선호하는데 제가 입사한지 얼마되지않아서 순찰 근무를 한지 5개월쯤
됐을 때였습니다.이게 낮근무는 괜찮은데 병원 특성상 저녁에 의료진들이나 환자들이 없는 외래병동 또는 비상계단 주차장등을 순찰하는게 참 꺼림직합니다.건물도 워낙 넓구요..ㄷㄷ
근데 제가 가위를 눌렸던건 황당하게도 낮근무였습니다.
순찰근무가 시간마다 지정된 위치에 순찰일지를 쓰고 리더기로 흔적을
남기면서 특이사항같은걸 기재하고 근무하는지라 일정시간이 지나면
시간이 여유롭습니다.
근무자들이 그런 시간대에 짱박히는곳이 여러곳 있는데..
밤시간대는 환자없는 병실이나 빈 회의실등등 많지만 낮 시간대는
대부분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언제 눈에띌지 몰라서 한두군데가 있습니다.
그중에 한곳이 비상계단 최상층입니다.
병원본관 20층은 서측병동은 일반 vip들이고 동측병동은 삼성임직원들이나
가족들이 쓰는 병실이라 거의 인적이 없습니다.순찰 근무자들 말고는요.
중앙엘리베이터에서 들어오는 사람도 없구요.
아무튼 순찰을 한타임돌고 그곳에서 꿀잠을 자던때였습니다.
익숙하게 자던곳이라 옆으로 들리는 시끄러운 엘리베이터소리도...
19층 밑으로 들리는 온갖 잡음들도 이상하게 들리지 않더군요...
그러다가 누가 수근대는 소리를 들어서 잠이 살짝 깼습니다.
"ㅇㄱ ㅗ ㅈ ㅇ ㄹ ㄱㅇ ㅇ ㅇㅇㄷ ㅇ ㄹ.
처음에는 알아들을수가 없더군요....그래서 샹각했죠..다른근무잔가??
앞뒤 근무자는 조가 맞물려 있기때문에 옆에서 잠깐 같이 자던가..
친절하게 깨워줍니다.그럼 내 윗급에 팀장들중에 한명인가??
저도그렇고 대부분 운동했던 분들이라 성질도 급하고 좋질 않아서 그런거 보면 쌍욕을하고 일어나라 하지 그렇게 수근대진 않습니다.ㅎ
그래서 호기심반 걱정반에 살짝 실눈을 뜨고 수근대는 소리가 들리는
20층에서 내려가는 19.5층 코너를 봤더니...사람같은 검은 실루엣이
2개가 보이긴 하는데 현실이랑 너무 괴리감이 들정도로 주변 사물이
너무 흐릿하게 보이는겁니다.예를들면 카메라로 아웃포커싱으로 배경을
날리는것처럼..그 검은 형체 둘만 빼고 꾸물거리면서 착시현상을 일으
키더라구요.
뭔가 이상한데??정신 차리고 일어나자...했는데 몸이 안움직이는 겁니다.아무리 안간힘을 써봐도 안움직이더군요..근데 그 수근대는 소리가
명확하게 들리더군요.자세히 보려고 하니 형체도 뚜렷해지구요.
키는 2미터 가까이 되는 장신에 두남자였는데..검은 한복저고리??에
검은 삿갓을 쓰고있더군요..네 흔히 얘기하는 저.승.사.자 더라구요.
얼굴만 하얗게 보이고 눈코는 없고 입만 꺼멓게 뚫려서 움직이면서 둘이 서로 마주보고 내쪽을 한번 올려다 보면서 하는 대화가...
"어떡하지?? 지금 데려갈까??..........둘이 저를 응시하더군요...
그러더니 한쪽에서 "아니야....쟤 지금 죽지도 잠들지도 않았어...라고..
하더니 "그럼 어떡하지??"
와....진짜 그소리를 들으면서 몸은 안움직이지 미치겠더군요.
이러다가 죽겠다싶어서 온갖힘을 다주고 했더니 목소리도 조금씩나오고
움직이려고 하고 있는데 갑자기 19층에서 비상계단 문이 덜컹!
하고 열리더니 그 실루엣이 뭔 흡혈귀가 빛에 터지는것처럼 펑 하고
사라지더니 다음 근무자가 계단에서 뛰어 올라오더군요.
그때까지도 저는 다리쪽은 계단쪽으로 내리고 고개만 들고 누워서
자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네요.
교대시간도 아닌데 갑자기 뛰어온 이유가...제가있던 비상계단 쪽에서
알수없는 비명이랑 신음소리가 들린다고 간호사들이 신고했다고 하더라구요...저는 무전쳐도 안받지 그래서 어쩔수없이 올라온거라고...
그런데 그렇게 누워서 제가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만약에 그때 잠에서 못깨어 났으면 어땠을까...소름이 돋네요.
그 이후로도 뭐 종종 귀신을 한두번 보긴했지만...그이후로 퇴사할땨까지
몇개월동안 거기서 낮잠 절대 안잤던 기억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