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노래방 이야기

안녕세상아 작성일 13.08.08 10: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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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팍셔내님으로 인해 짱공을 처음 알게 되었고
현재 짱공에서 활동중인 안녕세상아라고 합니다.
팍셔내님을 하루빨리 다시 뵙고 싶네요...
잡설 그만하고 제가 어렸을적 겪었던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초자연적 현상인지 아니면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일이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제게 일어난 실화와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저 어렸을때 부모님께서 노래방을 운영하셨습니다.
경기도 군포시에 있는 어느 노래방...정확히는 얘기 안하겠습니다.
지금도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그 노래방은 지하 1층에 있었고
ㅁ자로 된 복도의 안쪽과 바깥쪽으로 방들이 있었죠.
앞으로는 정문 뒤쪽으로는 좁은 후문이 있었고요.

제가 초등학생때 노래방을 리모델링했습니다.
ㅁ자 복도의 왼쪽을 막고 그곳을 대실이라 하여 제일 큰 방으로 개조했죠.
ㄷ자를 좌우반전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대실 앞에(정문 왼쪽)는 내실이라 하여 한밤중 사람이 뜸하거나 할때 들어가서 잠깐 눈을 붙일 수 있는 침대와 노래방에서 마이크같은 기구들이 고장나거나 탬버린이 망가지거나 하면 바로 교체 가능한 예비도구들을 넣거나 하는 용도의 방이 있었고요.

이상한 일들은 리모델링 이후에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노래방 영업이 끝나고 나면 정문과 후문을 모두 잠그는 형태인데다 지하라서 따로 창문도 없는 노래방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영업 시작하려고 문열고 들어가면 내실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나서 고양이를 쫓아낸 적도 몇번 있었고 내실에서 쪽잠을 주무시던 아버지가 기분나쁜 꿈을 꾸셨다고도 하고(무슨 꿈인지는 얘기 안해주셨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집에서 대화할때 들었는데 리모델링 후에 단골들도 발길을 끊었다고 푸념하시기도 하고...
그래도 그때까진 그냥 불경기라서 단골도 안오고 고양이야 뭐 유연하고 날렵하고 민첩하고 한 동물이니까 어떻게든 들어왔겠지 했고 기분나쁜 꿈도 노래방에 손님이 줄어서 아버지의 기분탓이겠지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은 아버지 대신 형이 노래방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노래방에서 놀고 있었고요.
손님이 없어서 저는 내실에서 TV를 보거나 카운터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었고 형은 손님은 없었지만 카운터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어디선가 미세하게 탬버린 소리가 들리더군요.
막 시끄럽게 흔드는 소리는 아니고 탬버린이 살짝살짝 흔들리면서 나는 찰랑...찰랑...하는 소리.

소리는 오른쪽 복도의 바깥쪽 끝에 있는 방에서 들리는듯 했습니다.(ㄷ자를 좌우반전한 복도의 오른쪽 끝부분 방이요..)
처음엔 무섭다기보단 왜 이런 소리가 나는지 궁금해서 저와 형은 그 방에 가보려고 했습니다만, 이상하게도 그 탬버린 소리는 형과 제가 그 방 근처로 가면 끊기고 멀어지면 다시 들리고 했습니다.
그렇게 한참 들리던 소리는 어느샌가 잠잠해졌고 형과 저는 그때 당시엔 그냥 바람때문에 탬버린이 흔들렸거니 하고 말았습니다.
생각해보면 형과 제가 가까이 가면 바람이 멈추고 멀어지면 다시 불고 하는 것도 말이 안되고 후문은 닫혀있고
정문의 유리문도 닫혀있었는데 그것 외엔 창문도 없는 지하에 바람이 부는 것도 좀 이해가 안되지만 그때 당시엔 그렇게 생각하고 넘겼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 그 소리를 들은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심각하게 이야기한건 아니고 그냥 노래방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어요 하는 정도로...

그리고 그로부터 며칠 후 아버지는 노래방 문을 하루 닫았습니다.
그리고 전 그로부터 며칠 후 집에서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대화하는 것을 우연히 들었습니다.

노래방 문을 하루 닫은 동안 아버지께선 어떤 절에서 스님을 모셔왔고 탬버린 소리가 들렸던 그 방에서 제사같은 것을 지내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스님은 가셨고 아버지는 노래방을 닫고 집에 돌아오셨답니다.
그 다음날 노래방 문을 열고 문제의 그 방을 보신 아버지는 상당히 놀라셨다고 합니다.

방의 조명,방문에 달린 작은 창(밖에서 안을 볼 수 있는 창)
모두 깨져서 방바닥에 파편이 널려있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론 저는 노래방에 자주 가지 않았고 아버지도 노래방이야기는 더이상 하지않으셔서 이상한 일이 또 있었는지 혹은
이상한 일이 더이상 없는지 모릅니다.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만약에 이게 어떤 심령현상과 관련이 있다면,노래방을 리모델링 했을때 노래방에 있던 어떤 귀신의 심기를 건드렸거나...
혹은 노래방이 흔히들 이야기하는 도깨비터라서 함부로 리모델링하여 도깨비들이 화가 났거나...하는 정도로 추측합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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