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오빠 내외과 함께 지내던 저는 방탕한[음주를 너무 즐긴 관계로...] 생활로 인해 오빠네 집에서 쫓겨나고 오피스텔에서 혼자 생활하게 됐습니다.
원래 혼자 생활한 적이 거의 없던 터라 밤만 되면 썰렁하고... 괜히 으스스하고 그랬는데...어느날 새벽...
아마 오피스텔로 이사하고 2달 정도 지나서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날은 음주를 안하고 얌전히 집에 일찍 들어와서 TV보고 놀다가 1시정도에 잠이 든 것으로 기억하는데, 새벽쯤 잠결에 갑자기 노크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쿵.. 쿵.. 쿵]
오래된 오피스텔이라 복도와 연결된 철문에는 벨이 없어 음식을 시켜도 꼭 그렇게 문을 두드려야 알 수 있죠. 깜깜한 새벽에, 그것도 혼자 있는데...가뜩이나 소심하고 겁이 많은 저는 '잠결에 잘못 들었나'하고 이불속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첫 노크 후 30초 정도 있다가 다시 노크소리가 들리는 것입니다.
정확히 세 번... [쿵...쿵...쿵]
아... 진짜 바짝 긴장하고 있다가 심장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살며시 일어서나 문쪽을 봤는데, 오피스텔 복도에는 항상 불이 켜져 있어서 밤에 방에 불을 끄면 문 아래 틈새로 복도의 불빛이 방안으로 스며듭니다. 물론 문 밖에 사람이 서 있으면 그 사람의 발 그림자가 안으로 비칠 정도로.
그런데 문 아래로 아무것도 안 비치고 복도의 불빛만이 문틈으로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이건 숨도 제대로 못 쉬겠더군요...
그래도 살금살금 문쪽으로 가서 문에 달린 작은 구멍으로 밖을 내다봤습니다. 이때 영화나 귀신 얘기에 흔히 나오는 그런 눈이나 이상한 형상 보게 될까봐 얼마나 긴장을 하고 봤던지. 하지만 문밖 복도에는 아무것도 없고 작은 구멍으로는 복도건너편의 문만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아... 이대로 심장 터져 죽나 싶었습니다. 행여 밖의 어떤 존재[?]에게 내가 방안에 있다는 걸 들킬까봐 문 앞에서 꼼짝도 못하고 있는데.
진짜, 비명 지를 뻔 했습니다. 분명 문밖에는 인기척도 없고 구멍으로 내다본 밖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또 노크소리가 들리는 것입니다.
[쿵..쿵..쿵]
절대 아무소리도 못내고 불도 못켜고 얼마나 지났는지 모릅니다. 한참을 기다려도 더 이상의 노크가 없길래, 이불속으로 뛰어들어가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어쓰고...얼마나 떨었든지...
과연 그 새벽에 제 방을 노크한 것은 누구였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