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션의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 친구의 집을 밤 12시쯤 나와 차로 배웅 받은 참이었다.
엘리베이터는 3층에 있다.
2층, 1층, 그리고 지하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1층까지 올라왔다.
땡,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순간 움찔했다.
여자가 타고 있었다.
30살 정도일까?
마치 박쥐같다.
양손을 가지런히 포개고 고개를 숙인채 서 있다.
움찔했던 것은 그 사람이 입구 쪽으로 등을 돌린 채 서 있었기 때문이다.
유리로 되어 있어 밖의 풍경을 볼 수 있는 커다란 엘리베이터라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작은 맨션의 엘리베이터에서, 혼자 벽 쪽을 향한 채 타고 있다니.
타는 것이 약간 주저됐다.
그러나, 그 뒷모습은 공격적인 느낌이 느껴지지 않았다.
몸집도 작은데다, 입고 있는 옷도 근처 사람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괜찮을 것 같다, 라고 생각한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기로 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올라타서 문닫힘 버튼을 누르고 4층의 버튼을 누르는데, 또 이상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어느 층의 버튼도 눌러져 있지 않았다.
맨션에 사는 사람이 아닌가?
엘리베이터 조작법을 모르나?
몇층에 가는 건지 물어볼까?
그러나... 그러한 일을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도
그 여자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은 채여서, 말을 걸지 못하고 4층에 도착해버렸다.
따라서 내리면 어떻게 하지, 생각했지만,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등 뒤로 들려올 뿐, 인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자고 있는 어머니가 깨지 않도록 조용히 목욕하고
냉장고를 열었더니, 목욕을 마치고 꼭 마셔왔던 우유가 다 떨어져있었다.
맨션의 근처에는 편의점이 있다.
밤 중에 나가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지갑을 가지고, 문을 잠근 뒤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는 4층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내려감 버튼을 누르자 곧바로 문이 열렸다.
깜짝 놀랐다.
아까 그 여자가, 아직 똑같은 자세로 타고 있었던 것이다.
무섭다..라고 느꼈다.
이번에는 탈 수 없어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 여자가 뒤를 돌아보지 않기만을 기원하며 계단으로 도망치듯 달려갔다.
그 이후로 그 여자를 본 일은 없다.
다만 아직도 그 여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이것이 지금까지 내가 겪은 일 중 가장 무서웠던 일이다.
번역 : VKR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