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6월 14일.
내 외아들이 기차 사고로 죽었다.
[다녀오겠습니다!] 라고 활기차게 역으로 달려가던 아들의 모습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의사의 말에 따르면 열차가 급커브를 돌 때 목을 금속 부분에 부딪혀 즉사했다고 한다.
말 없이 집으로 돌아온 아이 앞에서 나는 울었다.
아직 고등학교에 입학한지 2달 반 밖에 안 됐었는데.
남편과 이혼한 후, 혼자서 성실하고 훌륭한 아이로 키워 왔는데..
무엇인가에 홀린듯 나는 아들의 방으로 들어갔다.
책상 위에는 참고서나 문제집이 정연히 놓여 있다.
아들은 이 방에서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잠들고, 아침을 맞이했을 것이다.
선반에 있는 아들의 일기장이 눈에 들어와 손에 들었다.
훌훌 넘겨 사고 전날의 일기를 찾는다.
그 아이가 마지막에 남긴 일기를 읽고 싶다.
6월 13일.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
개조해서 살상력을 높인 모델 건, 즉석 화염방사기, 밤을 새며 만든 폭약, 최루 스프레이, 잭나이프..
장비는 완벽하다.
이제 남은 건 실전 뿐이다.
나를 괴롭혔던 우리 반 놈들, 무시한 뚱보 교사..
그 놈들을 모두 희생의 제물로 바친다.
언제나 내 방을 훔쳐보고 있는 바보 같은 엄마도 죽여 버려야지..
물론 나도 죽을테지만 그런 건 상관 없다.
실행은 내일 모레, 6월 15일.
조회 시간에 뛰어들어 폭탄을 던진다.
도망치려고 출구로 달려들어 서로 밀고 있는 녀석들을 한 사람씩 찔러 죽여야지..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는다.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흥분이 멎지 않는다.
나는 등골이 얼어 붙는 것을 느꼈다.
번역 : VKR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