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짱공 여러분. 어쩌다 보니 이 곳에 흘러들어 열심히 눈팅만 하던 사람인데 글들을 읽다보니 제가 어렸을 적 겪은 일이 생각나서 적어보려 합니다. 재미 없지만 욕설은 삼가부탁드리겠습니다.
그 땐 제가 중학교 2학년 안산의 어느 동네 빌라 반지하방에서 어머니 아버지와 살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저희 집 사정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서 인지 집 안엔 항상 어두운 분위기가 가득했습니다.
거기에 어머니께선 술을 딱 한 입만 드셔도 이상하게 집에서 계시질 못하고 이 곳 저 곳 떠도시는 그런 증상이 있으셨지요, 다만 그런 증상이 거의 2박 3일동안? 이 술집 저 술집을 배회하시면서 2박 3일동안 거의 밥도 안드시고 술도 많이 안드시면서 시간 때우기만 하시던 술 버릇이 있으셨습니다.
그 날도 어머니께서 술을 드시고 집을 나가 2박 3일? 후에 집으로 들어오셨습니다. 당시 대략 새벽 1~2시 사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희 집 같은 경우 저와 어머니가 함께 마루에서 이불을 깔고 잠을 자는데 전 집으로 돌아오신 어머니가 초인종을 누르시길래 문을 열어드리고 바로 마루 위 이불에 누웠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도 들어오시자마자 제 옆 이불에 누우시더군요.
전 어머니께서 그렇게 술을 드시고 들어오면 화도 나고 답답해서 어머니와 반대로 드러누워 있었습니다. 그 때 당시 거실에 넓은 창으로 가로등의 주황색 불빛이 들어오고 있었고 그와 대비되어 주방 쪽은 칠흑같이 어두웠습니다.
저는 주방을 쳐다보는 형태로 누워있었는데 칠흑같이 어두운 주방에서 뭔가 검은 존재가 꿈틀거리는걸 느꼈습니다.
막 뭔가가 흐물거리면서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는데 전 눈을 감지도 못하고 몸을 움직이지도 못하면서 그저 그 존재를 쳐다보고만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그 존재가 절 쳐다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전 저와 뒤돌아누워계신 어머니를 최선을 다해 불렀지만 제 목은 마치 무언가에 막힌 듯 목소리가 나오지 못하고 쇳소리만 나왔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땀범벅이 되며 절 쳐다보는 그 존재와 마주 하고 있다가 무언가 딱 풀리 듯이 잠들어버렸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났을 땐 제 이부자리는 온통 땀범벅이 되어있었고 어머니께선 늦게까지 피로에 취하셔서 일어나지 못하셨지만 전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와 마주하고 있던 존재가 이 세상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희 어머니께선 약간의 신기가 있으신건지 술이 딱 맥주건 소주건 딱 한모금만 들어가셔도 본인이 아닌 존재가 되버림을 느낍니다. 특히 평상시 저희 어머니는 화장을 안하시는데 술을 드시면 마치 눈에 아이라인을 칠한 것처럼 눈매가 진해지십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 이상한 것도 보시고 그러는데.... 그런 존재를 제가 그 날 마주한 것은 아닐지 새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