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선생님께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긴 이야기었지만 나름대로 짧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선생님이 아직 대학생이었던 때, 대학 선배가 교원 실습으로 초등학교에 나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선배는 담임하게 된 반의 아이들과도 허물 없이 친해지고, 어려운 실습도 그럭저럭 마무리해 나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습 종료까지 불과 며칠 남지 않았던 어느 날.
담임하던 반의 여자 아이 한 명의 집에 불이 나서, 2층에서 자고 있던 그 아이와 오빠가 죽어버렸습니다.
1층에서 자고 있던 부모님과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동생만이 살아 남았다는 것입니다.
갑자기 친구를 잃게 되어 충격을 받은 아이들은 모두 울면서 장례식에 찾아왔다고 합니다.
장례식을 마치고 학교에 돌아온 선배는, 반의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그린 그림을 찾아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림의 주제는 [우리 가족의 그림을 그려보세요.]
모두 각자 생각하고 있는 대로 자기 가족을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큰 도화지에 그려진 가족의 그림.
아버지가 갓난아기를 안고 있고, 어머니와 함께 화단에 물을 주고 있습니다.
2층의 창문에서는 여자 아이와 오빠가 3명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가족의 일상을 그린 따뜻한 그림.
그러나 선배는 순간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이번 화재에서 살아 남은 것은 집 밖에 있는 것으로 그려진 3명..
도망치지 못하고 죽은 것은 2층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으로 그려진 2명..
[글쎄, 설마설마 하면서도 2층에서 손을 흔드는 두 사람 모습이 말이야..
왠지 화재에 괴로워하면서 도와달라는 뜻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 같아서 소름이 끼치더라..]
번역 : VKR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