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펌글 몇 개만 올리다 작성글은 처음이네요 .
너그럽게 봐주세요.
제가 고등학교 때의 일입니다.
저는 전주에서 학교를 다녔구요.
이 일은 지금으로부터 약 22~23 여년전 일어난 일입니다 .
저는 학력고사 마지막 세대라;;;재수하면 수능으로 입시방식자체가 바뀌어 시험을 망치면 곤란한 학번이었죠.
공부라는 원론적인 개념이야 같지만 4지선다형에서 5지선다형이라는 선택방식 .
수능이라는 체제에 맞춰 모의고사치르고 대비하는 후배들하고
학력고사방식에 적응해온 현역세대들하고는 출발점부터 핸디캡을 안고간다는 느낌이랄까요.
암튼 미끄러지면 곤란하다 라는 스트레스가 좀 남달랐지요.
때마침 사이비랄까 '휴거' 라는 종교적인 이슈가
학력고사 마지막 세대인 저희들에게 농담처럼 위안처럼 번지고 있었습니다.
휴거[ 携擧, the rapture ] 하늘로 들림받음.
곧 '앙천'(仰天). 그리스도의 공중 재림시 믿음 안에서 죽은 성도가 먼저 부활하고,
그때까지 살아 있는 성도는 육체의 변화를 받아 공중으로 들림받아 주님을 만나게 되는 종말적인 사건을 가리킨다
(살전4:17).
[네이버 지식백과] 휴거 [携擧, the rapture] (교회용어사전 : 교리 및 신앙, 2013.9.16, 생명의말씀사)
다른 지역은 어쨌는지 모르겠네요.
저 역시도 그런 말이 있더라 하는 말만 들었을 뿐 깊게 빠지지는 않고
후후 그럼 시험보기 전에 세상은 멸망하는 거?! 공부해 말아 농담처럼 얘기하곤 했죠.
다른 아이들 역시 공부해봤자 시험치기도 전에 휴거되고 멸망한다며~~공부할 필요없엉!!
말로는 그리 부르짖으며 공부는 또 눈에 불을 켜고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곤 했지요. ㅎ
다른 학교의 한 여학생의 일입니다.
어느 여고에선가 이 휴거론에 깊게 빠진 한 여학생이 가출했다고 하네요.
집도 가난하고 어울리는 친구없이 은따였던 ,성격조차도 암울했던 이 여학생이 휴거론에 집착했던 모양입니다.
반 친구 아이가 그 아이와 같은 중학교를 다녀서 잘 알더군요.
다른 신도들과 같이 휴거의 날을 위해 전도를 하고 기도하려고 학교를 소홀히 하여
집에서 많이 감시받고 타박받았다 들었네요.
(수업도 건성이었고 야간자율학습도 거부하고 교회전도활동을 하였기에 선생님들에게 골칫거리였고 ,
그 아이의 집안에서도 오직 그 아이만 그 교회신도였기에 안팎으로 박해가 심했던 모양이더군요.)
가출한 지 며칠만에 부모에게 잡혀온 그 애는 머리를 단발로 잘리고;;;학교에선 정학처분을 받았지요.
정학이라고 학교등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감시하는 선생님 시선하에 혼자 공부하는 거죠 뭐
창고같은 교실도 아닌 곳에서요.
그 아이의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그 아이의 괴이한 행적은 온 학교의 소식통을 통해 전해졌고
학교측에서도 다른 학생들이 휴거론에 빠져들지 않도록 단도리를 하였구요.
흉흉하달까 관심없는 학생들사이에서도 묘하게 찜찜한 여운이 감도는 하루하루였어요.
어느날 학교에 가니 그 아이의 새로운 소식 ,
광적인 휴거론의 신봉자였던 그 아이는 결국 교회로 돌아가고자 별짓을 다했으나
학교에서 인계받고 바로 집으로 인수하는 식의 철통같은 어른들의 눈길을 피해
간밤에 야간자율학습시간 옥상에서 끝내 투신하였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아이가 투신하는 바로 그 순간
같은 학교 학생 두 명이 동시에 기절해서 119에 동시에 실려갔다고 하는데요...
이 얘기는 그 학교 아이들사이에서도 이러쿵 저러쿵 진위여부에 대해 말이 많아요.
하지만 그 아이가 죽은 날 ,기절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투신한 아이얘기보다 더 널리 정확히 퍼졌어요.
슬프고 인정없는 이야기지만
투신한 그 아인 학교측에서는 버리는 카드랄까 그저 그런 속썪히는 학생에 불과했고
부모조차도 감당 못할만큼 광신적인 면모를 보인 아이였기에
어쩌면 그 아이가 그럴지도 모른다 ...짐작했던 것도 있을 수도요.
그 아이가 커피드시려고 잠시 자리를 뜬 선생님의 눈을 피해 학교 옥상에서 투신한 날...
정확히는 학교 안에서 한 명 학교 밖에서 한 명이 기절했어요.
아호 생각하면 그때나 지금이나 소름이 쫙 돋는데요;;;
학교밖의 교정에서 기절한 아이는요;;; 평소 놀기좋아하고 성격 겁나 밝은 까불까불 아이였어요.
그 날 야간자율학습인원체크 끝나고 선생님이 자리를 비우시자
친한 친구랑 조용히 나와서 보통 운동장쪽으로 난 벤치에 앉아서 노닥거렸던 모양이예요.
저녁먹고 바로 책상앉으면 공부도 안되고 소화도 안되는 체질의 아이였기에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 깔깔거리던 그 아이
바로 몸던진 그 아이의 모습과 꽝!!! 하는 폭탄터지는 파열음에 기절했더랍니다.
그 아이가 투신하면서 엄청난 파열음에 모두 놀라 창문쪽으로 우르르 몰려간 아이들은
모두 다 같은 교복을 입은 상태임에도 그 아이임을 직감했다해요.
하얗게 질리고 꺅꺅거리는 아이들 사이에서 한 굉장한 학구파 범생이 학생이 기절한 채 발견됩니다.
이 아인 굳이 창문밖으로 몰려 아래를 내다보지도 않은 아인데 왜 기절했을까요?
창가자리에 앉았던 그 아인...
눈과 목이 피곤하고 뻐근하여 창밖 멀리 휘황한 야경을 바라보며 나름의 힐링을 하던 차에
투신하여 떨어지는 그 아이와 순간 눈이 마주쳤다네요 ㅠ.ㅠ
이 이야기를 들은 당시 두가지 기절사건 모두 저에겐 소름과 충격이었고
(솔직히는 학교에서 학생들 있는 상태에서 결과가 어찌될 지 알면서 몸을 던진 그 아이에 대한 거부감이 아직도 있어요.
그 아이에 대한 부분은 생각하고 싶지 않네요. 못됐다하셔도 제 심정이 그래요 ;;;)
창밖으로 투신하는 자와 눈마주치는 거.
한국영화 4인용식탁인가에 나온다하여;;;그 영화 아직 못봅니다.
22-23년 전에 이미 한 달 넘게 밤마다 죽은 아이가 아닌 저 기절한 아이들에 빙의되어
상상하고 또 상상했던 공포소재였답니다.
귀신도 무엇도 등장하지 않지만 학교괴담 하면 이 얘기가 제일 먼저 생각나네요 저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덧붙이자면 이유가 어찌되었든 자살하지 맙시다.
휴거론은 아직도 꾸준히 재탕재탕 되고 있네요
사는 날까지 좋은 사람과 좋아하는 음식 먹으며 웃으며 살아가요~~ㅅ.ㅅ
즐거운 봄날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