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저주 상가 (1)

역사꽃필무렵 작성일 15.05.20 22: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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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동네에는 큰 사거리가 있습니다.

 

사거리 남쪽끝에는 철도역이 있고, 지하철도 개통되었고

북서쪽에는 대규모 단독주택 단지가, 동쪽에도 아파트 단지,

거기에 대기업 지사와 각종 오피스 건물도 많이 있어서

그 사거리에 상가를 하나 가지고 있으면 저희 동네에서 꽤 산다는 평판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 사거리에 있는 건물 중의 한 곳은 지금 몇년째 텅 비었있습니다.

OO 빌딩 2층 오른쪽에서 두번째 상가... 우리는 이곳을 '저주 상가'라고 부릅니다.

 

이 건물이 처음 지어진 것은 2002년,

워낙 상권이 좋은 곳이라 건물이 완공 되자 마자, 5층 전부가 모두 입주되었습니다.

 

2층 오른쪽에서 두번째 상가에는 최모 할아버지의 청과물점이 들어섰죠

워낙 동네에서 인품이 좋으시기로 유명하신 분 이여서 장사는 꽤 잘 되었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아드님 한 분이 캐나다의 어느 기업에 취직 (구체적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해서 아드님이 이 기회에 외국으로 가서 살자고 설득하였고,

 

낚시와 등산을 좋아하시던 할아버지께서는 한국에서의 생활을 접고 이민을 준비 하셨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이사 가신다는 말에 동네의 이모 목사님 께서 할아버지가 보유 하신 상가를 사러 왔고

할아버지는 당시 시세보다 저렴하게 상가를 파셨습니다.

(아마 이민 자금이 급히 필요해서 일 겁니다.)

 

여담이지만, 목사님은 참된 종교인이셔셔, 항상 주변에 조그마한 것이라도 베푸셨고, 서점에는 불교나 천주교의 서적도 꽤 많이 두셔셔, 스님이나 신부님도 애용하셨다고 합니다. 어렸을 적에 교회에 가면 어린이 들에게 성경이나 불경에서 도움이 되는 글귀가 적인 쪽지를 사탕 같은 것과 주던 것이 기억이 나네요.

목사님께서는 그 곳에 종교 서점을 차릴려고 하였고,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하였습니다.

시공 업체 직원 들과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 가게 바닥을 뜯었는데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바닥 장판을 뜯어보니 각종 부적들이 빼곡히 붙어있었던 것이 었습니다.

 

부적을 보자마자 목사님은

 

"나는 이런 민간 주술같은 것은 믿지 않으니, 당장 때서 불태워 주시요."

 

하며 부적들을 죄다 찢어서 때어 버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몇주 뒤, 서점은 문을 열었고 상당히 장사가 잘 되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서 사건이 발생하죠....

 

 

어느 날 저녁, 동네 경찰서에 신고가 들어옵니다.

 

"경찰입니다. 말씀하세요."

 

"여기, OO 빌딩인데 빨리 좀 와주세요."

 

"무슨 일 이십니까?"

 

"여기, OO 빌딩인데 빨리 좀 와주세요."

 

"네, 그렇니까 무슨 일 이십니까?"

 

"여기, OO 빌딩인데 빨리 좀 와주세요."

 

자꾸 같은 말만 반복하는 신고자에 짜증난 경찰은 장난 전화 하지말라고 핀잔을 주고

전화를 끝었습니다.

 

그리고 잠시후

 

"경찰입니다. 말씀하세요."

 

"여기, OO 빌딩인데 빨리 좀 와주세요."

 

"아이씨, 아저씨 여기 장난 전화 하시면 안되요. 이거 범죄..."

 

"장난이 아니라 여기 △△서점이 지금 피 범벅이고 사람이 죽어 있습니다."

 

그 사건이 이 저주상가가 내린 첫 번째 저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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