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상주 할머니 이야기 외전 1(전)

raingr 작성일 15.07.13 14:51:19
댓글 6조회 5,605추천 8

모두들 더위에 잘 계시죠?

 

 

 

 

 

저는 바쁨,바쁨,바쁨 입니다.

 

 

 

 

 

 

 

 

 

월급 준다고 너무 뽑아 먹으려 해요.....디다, 뎌!~~~~

 

 

 

 

 

 

 

여러분이 보내 주신 할머니 얘기에 대한 뜨거운 성원에 감사 드립니다.

 

 

 

 

 

 

 

 

 

레시피는 다들 받으셨나요?

 

 

 

 

 

몇 번씩 겹친 분도 계시겠지만,

 

 

 

 

 

나름 신경 써서 빼먹지 않으려 했는데요.

 

 

 

 

 

 

 

글에 댓글로 요청 하신 분 한분은 이상하게 그 분만 쪽지 함이 깨져 나와서 못 보냈어요.

 

 

 

 

 

몇번 ,며칠을 해도 똑같아 포기 했는데....죄송.

 

 

 

 

 

 

 

그냥 간혹 들려서 하나씩 쓰고 가겠습니다.

 

 

 

 

 

본격 오기전 까진.

 

 

 

 

 

 

 

쓸 얘기들은 제가 직접 겪은 경험담은 아니고요.

 

 

 

 

 

 

 

할머니가 들려 주셨던 얘기들,

 

 

 

 

 

그리고 들려 주셨던 옛날 얘기 같은 것들 입니다.

 

 

 

 

 

 

 

 

 

어린 시절 겁도 잔뜩 먹으면서도 할머니 다리 붙들고 들었던 얘기들 이죠.

 

 

 

 

 

 

 

원랜 별건 아니라 쓸 생각이 없었는데 다들 할머니 얘기를 좋아들 하시는거 같아서....

 

 

 

 

 

 

 

 

 

 

 

할머니와 숯 장수

 

 

 

 

 

 

 

 

 

 

 

제 어린 시절 겨울은 지금보다 훨씬 추웠던거 같아요.

 

 

 

 

 

 

 

그땐 12월 중순, 하순 되면 한강이 그해 처음으로 꽁꽁 얼었단 얘기가 자주 나왔던거 같습니다.

 

 

 

 

 

 

 

 

 

경상도 누가 따뜻하다고 했나요?

 

 

 

 

 

 

 

더럽게 춥습니다.

 

 

 

 

 

 

 

특히 산골은 칼 바람도 씽씽 불고....

 

 

 

 

 

 

 

입학 전이나 초딩 시절 방학을 한 그런 날이면 전 하루 종일 할매네 안방에서 할매 옆에서 뒹굴러 다녔습니다.

 

 

 

 

 

 

 

그땐 시골 산골 집들은 거의 장작을 땠었거든요.

 

 

 

 

 

 

 

연탄은 돈도 들고 배달도 힘들고 기름 보일러는 어찌 생긴건지 구경도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구들장에 장작 때던 예전 집이 다들 방바닥은 지글 지글 끓고

 

 

 

 

 

정말 좋키는 한데 하나 치명적인 약점이 있지요.

 

 

 

 

 

 

 

윗 공기가 시베리아 벌판의 북풍 한설 입니다.

 

 

 

 

 

웃풍이 너무 쎄요.

 

 

 

 

 

 

 

궁댕인 노릿 노릿 하게 익어 가는데 코는 루돌프 사슴이 됩니다.

 

 

 

 

 

 

 

저희 집은 보통 겨울이면 이불 속에서 낮은 포복으로 지냈어요.

 

 

 

 

 

밥 먹을 때랑 화장실 갈때만 일어나고...

 

 

 

 

 

 

 

 

 

그럼 전 할매에게 달려 갑니다.

 

 

 

 

 

 

 

할매네 집 안방엔 우리 집엔 없던 화로가 있었거든요.

 

 

 

 

 

그 화로 하나로 얼마나 방안이 훈훈해 지던지.....

 

 

 

 

 

 

 

그럼 하루 종일 놀고 티비 보고 할매가 해 주시는 밥 먹으면서

 

 

 

 

 

숙제 하다가 자다 하면서 지내다 집에 가곤 했죠.

 

 

 

 

 

 

 

그 떄 할매가 끼니때 마다 저 좋아 한다고 부엌에서 불씨 긁어 내시어 그 위에서

 

 

 

 

 

석쇠에 구워 주시던 양념 바른 두툼한 갈치 가운데 토막이랑

 

 

 

 

 

간 고등어를 생각하면 지금도 입안에 침이 잔뜩 고입니다.

 

 

 

 

 

 

 

 

 

어느 날 저희 집에서 외 할아버지께 여쭸어요.

 

 

 

 

 

 

 

할아버지, 우리도 할매네 처럼 화로 하나 사요!

 

 

 

 

 

 

 

할아버지가 그러시더군요.

 

 

 

 

 

 

 

녀석아! 그거에 쓰는 숯이 얼마나 비싼데........

 

 

 

 

 

 

 

 

 

우리 집에도 화로를 들이면 분명 할매가 나누어 주시겠지만,

 

 

 

 

 

한 두번 얻어 쓰는거면 모를까 신세 지시기가 싫으셨던거죠.

 

 

 

 

 

 

 

지금 생각하면 그게 참숯 중에서도 최고급 품인 백탄 참숯 이었던것 같습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일반적인 숯은 참숯 이라도 방에서 쓸수가 없어요.

 

 

 

 

 

 

 

일산화탄소나 유황이 포함되어 밀폐된 방 같은데서 쓰면 바로 까스중독에 걸리거든요.

 

 

 

 

 

 

 

 

 

백탄은 훨씬 고온(1000도 이상)에서 구워져서 유독 가스가 다 빠져나간 다음에 완성되어

 

 

 

 

 

유일하게 실내서 쓸수 있는 숯 이라더군요.

 

 

 

 

 

굽는 가마도 일반 숯 굽는 가마랑 틀리다고 합니다.

 

 

 

 

 

전 한번도 못봐서......

 

 

 

 

 

 

 

백탄은 불이 일단 붙으면 오래가고 .....

 

 

 

 

 

사람들이 몰라서 그렇치 할매 돈도 잘 버시는데 뭐.

 

 

 

 

 

 

 

그런데 그 숯을 매년 공짜로 가져다 주시는 아저씨가 계셨어요.

 

 

 

 

 

 

 

저도 어릴 적 매년 뵙진 못했지만 아주 여러번 뵈었거든요.

 

 

 

 

 

 

 

뵐때마다 추위가 찾아 올 때 쯤이면 큰 트럭에 할매께서 겨우내 때실 참나무 장작을

 

 

 

 

 

하나 가득 쌓아 실코 가지고 오셨었죠.

 

 

 

 

 

 

 

백탄 참 숯 몇 가마도요.

 

 

 

 

 

 

 

제가 못 뵌것도 있으니 따지면 아마 매 해 오셨던거 같아요.

 

 

 

 

 

 

 

언젠가 할매가 화로에 구워 주시는 군밤을 제비 새끼처럼 입을 쫙쫙 벌리고 받아 먹다가 문든 생각이 나서

 

 

 

 

 

그 얘길 여쭈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그 아저씨와의 얘길 해 주셨지요.

 

 

 

 

 

 

 

할매가 그 아저씨를 처음 만난건 깊은 시름에 빠져 상주로 오시고는 갈비찜 아줌마네 머무시다가

 

 

 

 

 

할매의 능력을 보여 주신 후의 일 인거 같습니다.

 

 

 

 

 

 

 

 

 

물론 그 땐 할매가 그런 얘긴 안하셨어요.

 

 

 

 

 

나중에 갈비찜 아줌마에게 물어보니 그 아저씨랑 만난게 되신게 그때쯤 이래요.

 

 

 

 

 

 

 

그냥 내가 좀 도와줘서 고맙다고 챙기는 거다 그러셨거든요.

 

 

 

 

 

 

 

 

 

어린 날의 모든 의문들은 친구 고모 할머니랑

 

 

 

 

 

갈비찜 아줌마께 끊임 없는 질문으로 많이 해소 되긴 했지만요.

 

 

 

 

 

 

 

그 아저씨는 윗대 조상님들인 아저씨의 아버지도, 그 할아버지 께서도

 

 

 

 

 

화전 좀 일구시고 산에서 숯 구워 내다 파시는 일을

 

 

 

 

 

하시며 가난하게 살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아저씨도 어릴 적부터 숯 굽는 일을 보고 거들면서 자연히 익히게 되었었대요.

 

 

 

 

 

 

 

그러다 장성 해서는 자신은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하시고는 도회지에 나가서 기술을 열심히 배우셔선

 

 

 

 

 

 

 

나중엔 자신의 공장을 여셨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순조롭게 잘 나가나 했는데 어느 날 공장이 너무 커지다 보니 결국 자금이 딸려서 부도를 맞으시고

 

 

 

 

 

모든 걸 다 날리셨답니다.

 

 

 

 

 

 

 

부도 안 맞아 본 사람은 그 참담한 심정을 모르실겁니다.

 

 

 

 

 

 

 

저희 아버지도 예전 부도 맞은 얘길 하실 떄마다 매일 죽을 궁리만 하셨다고 합니다.

 

 

 

 

 

 

 

저랑 제 동생이 없었으면 아마 분명 실행에 옮기셨을 꺼라고....

 

 

 

 

 

 

 

그 아저씨도 정말 죽고만 싶었지만 그렇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가족들 때문이죠.

 

 

 

 

 

 

 

부인도 있으시고 어린 자식도 셋인가 넷이나 있으셔서 자신이 없으면 그들이 어찌 살아갈지 생각하니

 

 

 

 

 

차마 죽지도 못 하시겠더랍니다.

 

 

 

 

 

 

 

아저씨는 심기 일전하여 다시 열심히 살기로 결심은 하셨는데 뭘 해야 할지 막막 하시더래요.

 

 

 

 

 

 

 

그래서 고민 고민 하시다 결국 내리신 결론이 자신이 잘 할수 있는 숯을 굽자는 거였다고 합니다.

 

 

 

 

 

 

 

그건 나무만 많이 있는 깊은 산골, 땅이 척박한 곳도 상관이 없으셨으니까요.

 

 

 

 

 

 

 

 

 

결국 있는 돈 없는 돈 다 긁어 모으셔선 험한 악산 하나를 임대 내시어

 

 

 

 

 

숯 가마를 짓고 숯을 굽기 시작 하셨답니다.

 

 

 

 

 

 

 

 

 

처음 숯을 구우시던 때는 순조롭게 숯이 완성되어 품질도 좋고 해서 판로도 생기고 했답니다.

 

 

 

 

 

 

 

 

 

그러나 얼마 안 지나서 이상한 일들이 생기기 시작 했다고 합니다.

 

 

 

 

 

 

 

멀쩡한 숯가마가 균열이 가서 공기가 새는 바람에 숯들이 재가 되어 버리고,

 

 

 

 

 

작업 도중에 인부들이 다치기도 하고,

 

 

 

 

 

귀신을 봤다면서 도망가 버리는 사람도 생기고,

 

 

 

 

 

심지어 가마가 무너져 내리는 일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이런 저런 일들이 자꾸 생기자 사람들이 수근거리고

 

 

 

 

 

직접 아저씨에게 사람이 먼저 살아야 하니 여길 버리란 얘기까지

 

 

 

 

 

들으셨지만 아저씨는 그러 실수가 없으셨답니다.

 

 

 

 

 

 

 

마지막 남은 희망 이었기 때문이죠.

 

 

 

 

 

 

 

아저씨는 필사적으로 해결 방법을 찾아 다니셨대요.

 

 

 

 

 

 

 

 

 

여러 무속인들도 만나보고......

 

 

 

 

 

그러나 돌아 온 얘긴 절망적인 얘기들 뿐이었다고 해요.

 

 

 

 

 

 

 

 

 

큰 소리 뻥뻥 치곤 자기만 믿으라고 비싼 돈을 받은

 

 

 

 

 

무당 몇이 굿을 한다고 요란을 떨다가 도중에

 

 

 

 

 

사색이 되어선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을 치고,

 

 

 

 

 

 

 

제법 유명 하다는 분들은 거길 보자마자 얼굴빛이 어두워 져서는 그냥 빨리 여길 떠나라는 말만 하더래요

 

 

 

 

출처 : 루리웹

작성자 : 백두부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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