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자칭 범인

금산스님 작성일 16.12.08 12:4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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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 지국에 근무하는 분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신문사에는 종종 이상한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그 사건의 범인이 사실 접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요.

 


이제 와서 [3억엔 사건의 범인은 나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벌써 범인이 체포된 사건의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마저 있답니다.

 


잡혀 들어간 사람은 누명을 쓴 거고,

진범은 자신이라면서 말이죠.

 


그날 역시 사람을 죽였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찾아왔었답니다.

토막 살인을 저질러, 사체를 목욕탕에서 절단해 공원 쓰레기통에 여기저기 흩뿌렸다던가..

그런 이야기를 늘어놨답니다.

 


다만 그 지역신문이 관할하는 건 시골 현이었기에, 그런 사건은 단 한번도 없었던 터입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도쿄에서 있었던 일인 듯 했습니다.

 


[왜 이런 시골 신문사까지 와서 고백할 생각을 하신건데요?]

그렇게 묻자, 범인이라고 자칭한 사람은 이렇게 대답하더랍니다.

 


[도시에는 "감시의 눈"이 있으니까 안돼.]

기자양반은 아, 역시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구나 싶어 서둘러 이야기를 끝맺으려 했답니다.

그래서 대충 질문을 퍼부어 빨리 돌려보낼 생각이었다는군요.

 


[왜 죽였습니까?]

[죽어 마땅한 인간이었으니까.]

[그게 무슨 뜻입니까?]

[그건 못 말해주지.]

 


[왜 시체를 토막낸 겁니까?]

[아는 사람만 알아볼 수 있는 본보기 같은 거다.]

[아는 사람은 또 누군데요?]

[그것도 못 말해줘.]

 


이런 식으로 뭐 제대로 말해주는 것도 없는데다

캐물으면 못 말해준다고 둘러댈 뿐이었답니다.

 


게다가 [왜 자수는 안 하는데요?] 라고 묻자,

[경찰이 의미가 있을 거 같나?] 라며 비웃을 뿐이었답니다.

 


지겨워진 기자는

[그럼 왜 여기 와서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겁니까?] 라고 물었답니다.

 


그러자 남자는 조금 침묵하더니,

[적어도 누가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했어.] 라고 진지하게 말하더라는 겁니다.

 


그쯤 되니 남자도 자기 이야기를 대충 듣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는지,

[바쁜 때 시간을 뺏어서 미안하게 됐네..] 라고 말하고 돌아갔다고 합니다.

 


기자도 그냥 좀 이상한 사람으로만 생각하고 넘어 갔답니다.

기사를 쓰기에는 애시당초에 말해준 게 애매모호해서 뭘 쓸 건덕지도 없었고요.

 


그런데 일주일 후,

그 기자는 범인이라며 찾아왔던 남자와 예기치 못한 형태로 재회하게 되었습니다.

 


신원불명의 익사체가 떠올랐다는 제보가 와서 취재를 나갔더니,

그 남자가 시체가 되어 거기 있었던 겁니다.

기자를 찾아왔던 날과 완전히 똑같은 복장이었습니다.

 


이후 경찰이 조사에 나섰지만, 신원을 알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고,

행방불명자 명단에도 일치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결국 신원미상의 인물이 실족해 강에 떨어져 죽었다는 걸로 그 사건은 처리되었다고 합니다.

그 기자는 이 이야기를 내게 해주며 이렇게 말했었습니다.

 


[지금도 그 익사사고는 우연일 거라고, 스스로 99% 정도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감시의 눈"이라는 게 진짜 있는 것이고, 우리가 모르는 어두운 사회가 존재하는 건 아닐까 생각하니..
 
 도저히 경찰한테 "그 남자가 일주일 전 우리 회사에 왔었어요." 라고 말할 수가 없더라구요.]

나도 이 이야기를 듣고, 정말 무슨 음모가 배후에 있는 건 아닐까 싶어 왠지 모르게 등골이 오싹하더군요.

 


출처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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