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F씨의 이야기다.
F씨는 개인적으로 미장이 일을 하고 있다.
어느날, 언덕 위에 있는 휴게소에 마을과 관련된 벽을 짓는 일을 맡게 되었다.
휴게소라고는 해도 지붕이 딸린 벤치와 화장실 뿐이다.
주변에 민가도 없고, 차도 안 지나다니는
그런 한적한 곳에서도 작업은 계속 진행되었다.
일은 순조로이 진행되어,
마지막 날 오전에 의뢰자가 확인하러 오기로 했다.
빨리 일을 마치고 돌아가도 되겠지만,
일도 다 끝났겠다 산에 들어가 도시락을 먹기로 했단다.
며칠 동안 머물렀지만 묵묵히 일만 하고 주변 풍경도 본 적이 없었으니..
얼룩조릿대가 무성한 오솔길을 올라가자, 곧 좁은 공터가 나왔다.
작은 사당이 있기에, 슬쩍 참배하고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
딸랑 딸랑 딸랑 딸랑..
수많은 방울이 울리는 소리가 났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봐도 어디서 소리가 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무척 상쾌한 음색을 들으며 식사를 하고 있노라니,
점차 북과 피리 소리까지 들려오기 시작했다.
1시간 정도 지나자 음악은 멎었다.
그 순간 우레 같은 박수소리가 주변에서 울려 퍼졌다.
무심코 F씨도 같이 박수를 쳤다고 한다.
다음날, 술을 사 들고 다시 사당을 찾았더니, 공터에는 사당이 없었다.
과거, 사당이 있었던 것을 알리는 비석만이 이끼 낀 채 남아 있었다고 한다.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