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아름다운 폭포

금산스님 작성일 17.12.20 20: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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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이야기다.

친구가 권해서, 같이 산 속 계곡에 낚시를 하러 갔다.

 


나는 낚시는 영 서투른 편이지만,

친구는 낚시의 베테랑이었다.

 


친구의 안내를 따라, 계곡을 거슬러 올라갔다.

아름다운 강 풍경에 신이 나서 상류로 올라가자,

이윽고 10m 정도 높이의 폭포에 다다랐다.

 


폭포 또한 무척 아름다워서,

나도 친구도 낚시는 까맣게 잊고 한동안 그 폭포를 우러러보고 있었다.

 


한동안 멍하니 폭포를 보고 있는데.. 이럴수가..

폭포 위에서 물과 함께 벌거벗은 사람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사람은 떨어지는 도중 바위에 부딪혀,

둔탁한 소리를 내며 아래로 떨어졌다.

 


바위에 부딪힐 때마다,

그 사람의 손발은 이상한 방향으로 뒤틀리고 있었다.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아래로 떨어지고 나서도 아무 미동이 없었다.

 


이미 죽은 시체가 떨어진 것일까,

아니면 떨어지다가 부딪혀 죽은 것일까..

 


어찌되었든 기괴한 광경에,

나와 친구는 무얼 어찌해야 할지 사고가 정지해버렸다.

 


일단 상태를 확인하려 그 사람에게 다가가려던 와중이었다.

친구가 [또 온다!] 라고 소리쳤다.

 


위를 올려다보니,

또 벌거벗은 사람이 폭포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황망해하고 있는 사이,

잇달아 벌거벗은 사람들이 떨어져내리기 시작했다.

 


뭐라 말해야할까..

마치 나가시소멘처럼 벌거벗은 사람들이 하나 둘 흘러와 떨어진다.

 


떨어진 사람들은 모두 20대 내지는 30대로 보였다.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었다.

 


사람들은 망가진 인형처럼 바위 위로 내던져지며 떨어져,

폭포 아래에 하나 둘씩 쌓여갔다.

 


빨리 경찰에 신고해야겠다 싶어

나는 친구와 계곡을 벗어나 차를 타고 수십 분 거슬러갔고,

겨우 전화가 연결되는 곳을 찾아 신고했다.

 


[사람이 열 명 넘게 죽어있어요!]

인원도 많고, 장소도 구급차가 진입하기 힘들었던 탓에 헬기가 출동했다.

한동안 기다리자 경찰차도 도착했기에, 경찰관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하지만 잠시 뒤, 헬기에선

[대량의 시체 같은 건 보이지 않습니다.] 라는 보고가 들어왔다.

 


그럴리 없다며 나는 친구와 함께 걸어서 계곡을 올라갔지만,

시체는 커녕 폭포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그 후 나와 친구는 종종 그때처럼

수많은 사람이 죽어있는 환상을 보게되었다.

 


둘이 함께 있을 때는 같이 보는 일도 있지만,

각각 따로 볼 때도 있었다.

 


수많은 시체가 농가 비닐하우스 안에 꽉 들어차있다거나,

해안에 잔뜩 밀려들어온다거나, 도착한 엘리베이터 안에 겹겹이 쌓여있다거나..

온갖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폭포에서 얻은 경험으로, 경찰에 신고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잊을만하면 갑자기 환상을 보곤 해 그럴 때마다 기절초풍하게 된다.

 


출처: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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