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JR 엣xx지마역이라는 한산한 역에서,
주변 대학교와 상고 학생들 사이에서 퍼졌던 유명한 소문이 있다.
최근에는 아파트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옛날에는 역에 서는 열차도 적었다.
그 탓에 주변 사람들도
근처 몬xx쵸역을 이용하는 게 더 편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아침저녁 출퇴근길에는 그럭저럭 사람이 들었지만,
한낮에는 홈이 거의 비어 있었다.
거기서 독 넣는 점쟁이가 나온다는 소문이 도는 것이다.
낮에 아무도 없는 홈에서 혼자 열차를 기다리고 있으면,
검은 베레모에 검은색 록밴드 셔츠를 입은 중년 남자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슬쩍 다가와,
작게 포장된 봉투 하나를 넘겨준단다.
남자는 [안에 독이 든 과자가 들어있어. 싫은 녀석이 있으면 먹여버리라고.]라고 말한 뒤,
갑자기 달려가 버린다고 한다.
봉투를 열어보면 가게에서 파는 작은 과자랑 메모지가 하나 들어있다.
그 메모지에는 기분 나쁘게도 받은 사람의 생년월일과 혈액형이 쓰여 있다고 한다.
그리고 간단한 그날의 운세도..
실제로 독 넣는 점쟁이를 만나봤다는 동생 친구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데,
생년월일과 혈액형은 실제 그 녀석 것과 딱 들어맞았다고 한다.
뭔가 뒷조사라도 하고 건네줄 대상을 정하는 걸까?
당연히 과자를 직접 먹어봤다는 사람도,
누구에게 받아서 먹어봤다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없기에 큰일이 나지는 않은 거 같다.
그냥 도시 전설이라면 별 상관없겠지만,
이 남자 이야기는 역이 개업하고 얼마 뒤 소문이 퍼져나간 때부터 시작됐다.
벌써 25년은 족히 됐는데,
전해 들려오는 용모가 전혀 변하질 않는다.
최근에는 아예 귀신이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오는 등,
지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나름대로 화제가 되는 모양이다.
만나더라도 상대를 안 하면 별 피해 입을 것도 없겠지만,
어찌 됐든 뭔가 묘하게 악의로 가득 차 있달까, 기분 나쁜 이야기다.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