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괴담] 낡은 의자

금산스님 작성일 19.07.18 09: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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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제가 어렸을 적에 있던 일입니다.

저는 두 살 차이 나는 언니와 함께 밤늦게 집으로 오던 중이었습니다.

 


지금은 이사를 가서 어떻게 변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옛날에 살던 집과 그 주변은 저녁 7시 정도만 되어도

주변이 어두컴컴해져서 오싹한 느낌이 드는 골목길이었습니다.

 


만약 가로등이 켜지지 않으면 말 그대로 어둠의 거리를 걷는 것 같았죠.

그리고 저는 집으로 들어가다가 그것을 보고 말았습니다.

 


당시 저희 집은 지하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문을 열고나서도 계단을 2, 3칸 내려가야만 했죠.

 


그 계단을 내려오면 두 개의 문이 보이는데,

그중 오른쪽 문이 우리 집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집 옆에는 또 다른 계단이 있고,

그 계단을 올라가면 사용하지 않는 빈 공간이 있었습니다.

 


그 공간에는 옛날에 누군가 버린 것으로 보이는

매우 낡고 으스스한 느낌이 드는 의자가 정면을 향해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날따라 그 의자가 신경에 쓰였던 제가

집에 들어가면서 그 의자를 올려다봤던 것입니다.

 


그 의자에는 하얀 소복을 입고 검은 머리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긴 머리를 가진 어느 이상한 여자가 앉아 있었습니다.

 


저는 그 여자가 귀신인지도 모르고 언니에게

[언니, 저기 어떤 여자가 앉아 있어.]라고 말했습니다.

 


언니는 제가 가리킨 곳을 보았지만,

그저 낡고 허름한 의자만이 보일 뿐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언니 역시 오싹한 한기 같은 것을 느꼈다고 하네요.

어쨌거나 언니는 그저 멀뚱멀뚱 바라만 보며 제 말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그 여자가 벌떡 일어서서는

우리에게 한 발자국씩 빠르면서도 느리게 걸어오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너무 무서워서 언니에게 [언니! 저 여자가 우리한테 오고 있어!]라고 말했고,

언니는 그제서야 [위험하다!]는 생각에 저를 들쳐 업고 집으로 뛰쳐 들어갔죠.

 


지금 와서야 생각나는 거지만,

당시 우리 동네 옆 동네에는 불타 없어진 집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친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곳에서 놀곤 했었는데 그 집과 이 사건이 연관된 건 아니었을지 불현듯 생각이 나네요.

 


출처: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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