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ch 번역괴담] 신을 먹은 신

미랄라군1 작성일 20.07.07 01: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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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 가문은 음양사 또는 무녀와 관련된 일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성도 특이한 편입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가문의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강한 힘이 깃든다는 이유로 당주도 대대로 여성이 맡아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양한 혈통이 뒤섞여 버린 탓에, 불제가 가능한 사람은 할머니 단 한 분뿐입니다.



예전과 같은 집안 분위기는 진즉 흐려져 버렸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버지를 포함한 할머니의 아들들은 평범한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드물게 강한 힘을 가지고 태어나버린 게 바로 나였습니다.





몇 대 째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과거 가문에서 손에 꼽힐정도로 강한 힘을 소유했던 사람의 기일에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할머니께서 말해주셨습니다.









집안 환경과 내가 가진 힘 덕에, 어렸을 적엔 정말이지 매일같이 무서운 경험을 했었습니다.



게다가 령이라는 건 의외로 파장이 맞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존재여서,



반 친구들은 물론이고 부모님에게까지 거짓말쟁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괴롭힘을 당하던 나는 할머니께서



" 절대로 가까이 가서는 안 된다 "






고 하셨던 폐 신사 안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분명 그 이름을 듣기만 해도 울음을 터뜨리던 내 모습이 재밌었기 때문에 같은 반 아이들이 억지로 가둔것일것입니다.







갇히고 수십분을 그저




"내 보내 달라"




며 소리를 질러대던 중,



밖에서 들려오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돌연 멈췄습니다.



그리고 섬뜩한 공기가 내 뺨을 스쳤습니다.





신기하게도 기분 나쁘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돌아보면 안 돼."








중성적이긴 했지만, 마치 방울소리처럼 예쁜 '남성의 목소리'같은 게 들렸습니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할머니 때문에 기르고 있던 내 긴 머리를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예쁘다, 가지고 싶어."









담담히 말을 이어가던 그.









그 순간 공포감이 일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할머니께서









"네 혼은 텅 비어있어서, 이질적인 존재의 먹잇감이 되기 쉽단다.



그러니까, 언젠가 네가 잡아먹힐 위험에 조우하게 되었을 때 … 머리카락을 잘라버려야 한다."









라고 말씀하셨던 게 떠올랐습니다.





'가지고 싶어' 라는 말이 메아리치듯 몇 번이고 머릿속에 울려 퍼졌습니다.



나 떨리는 목소리로 등 뒤의 그 사람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머리카락, 머리카락까지라면 괜찮습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서 쩌억-하고 입이 벌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린 다음 순간, 목덜미가 허전해진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나는 아, 먹혔구나.라는 생각에 다리가 떨려 도저히 서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손이었던 걸까? 어떤 것이 내 허리를 안아들고 천천히 앉혀주는 게 느껴졌습니다.



귀신이나 요괴 같은 것과 직접 접해본 적이 없던 나는 조금 놀란 상태에서 몸의 열이 싹 가시는 듯한 감각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렇게 그대로 잠들어 버렸던 걸까. 깨어나 보니 난 날 괴롭히던 아이의 등에 업혀있었습니다.



그리고 울고 있던 아이들 소리에 잠깐 정신이 팔려있던 중,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이들은 신사에 가둔 날 꺼내려던 순간 문이 꽉 닫힌 채 열리지 않았던 것,



그리고 신사 안에 쓰러져 있던 내 모습과 짧아진 머리카락에 적잖이 놀란 모양이었습니다.





또 그들은 새하얀 안개 같은 것이 자신들을 쫓아왔다는 말을 했습니다.











난 얼른 집에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그들에게 말을 걸려 했지만, 입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점점 눈앞도 흐려져갔습니다.



청력만이 이상하게 예민해진 상태에서 뒤에서 들려오는 발소리만 점점 크게 들려왔습니다.



난 있는 힘껏 날 업은 남자아이를 때렸습니다. 그리고 땅에 발이 닿자마자 아이들의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발소리는 점점 커졌습니다.



나는 직감적으로 내 눈앞이 완전히 깜깜해지면 나도 죽고 아이들도 죽을 것이라는 알 수 없는 공포를 느꼈습니다.









난 할머니만 믿고 본가를 향하는 작은 길을 따라 달렸습니다.



커다란 문이 흐릿하게 보였다. 그 앞엔 할머니가 서 계셨습니다. 어째선지 할머니만큼은 또렷하게 보였습니다.



안도한 나는 할머니가 계신 곳으로 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귀신같은 얼굴을 하고 크게 노성을 내질렀습니다.









"아이들을 먼저 들여보내라! 네가 마지막에 들어와야 해!"









그저 너무 무서웠던 나는 잡고 있던 손을 놓고, 두 사람의 등을 밀며 문안으로 뛰어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할머니가 들어왔습니다. 안에는 날 신사에 가뒀던 두 아이의 어머니가 흰 소복만을 입은 채 서 있었습니다.









"신사에 갔구나."









할머니는 크게 화를 내셨습니다. 시력도 목소리도 돌아오지 않은 난 물고기마냥 입만 뻐끔댈 뿐이었습니다.



할머니의 손가락이 입술을 스치는가 싶더니 품에서 독특한 향기가 나는 붉은 연지를 꺼내 입술에 발라주기 시작했다.





그 순간, 신기하게도 목소리가 났습니다. 입이 트자 마자 변명섞인 말을 연신 늘어놓았지만 할머니는 들어주지 않았고, 나는 날 괴롭힌 아이들과 함께 본가 안에 있는 경문으로 둘러싸인 방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방금 우릴 쫓아온 건 어떤 신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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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사람들이 자주 찾던 신사의 신이었으나, 대기근 때 산 제물을 바친 것을 계기로 부정을 탔다고 합니다.



그 신이 날 맘에 들어 한 덕에, 난 그에게 그림자를 먹히고 말았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내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었다.)



먹힌 건 머리카락이 아닌 내가 태어날 적부터 씐 신이며, 내 시력이 돌아오지 않는 건 신이 씌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난 신이 씌지 않았다면 세 살이 되던 해 죽었을 것이라는 말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말을 할 수 있는 건 할머니의 힘 덕이며, 완전히 돌아온 건 아니라고 합니다.







날 괴롭힌 아이들은 귀신에 씌었으며, 신이 마음에 들어 한 아이를 괴롭힌 죄로 신벌이 내렸다는 말을 할머니로부터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에게 신내림 굿을 행한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아이들의 어머니를 불러온것은 아이들 대신 희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결국 날 가둔 아이들의 어머니는 모두 같은 시간에 본가에서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날 괴롭힌 아이들도 자신이 저지른 짓을 후회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는 나에게 직접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널 대신할 것은 없다. 너와 같은 영력을 가진 사람 또한 없어. 자칫하면 죽게 될지도 모른다.



나도 신을 불제하는 것은 불가능해. 그러니 네 안에 그 녀석을 깃들게 할 생각이다.



알아 들었냐, 네 마음이 사악한 것에 빠지지 않는 한 … 분명 괜찮을 거다."



" 그나마 다행인건 이 신이 너에게 깃든다면 그 어떤 어지간한 귀신이나 잡귀 그리고 저주등은 니 주변에 감히 얼씬도 못할것이다. 이걸 그나마 위안으로 삼거라 "



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게 내 안에 깃든다는 게 너무나도 무서웠던 나는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지금 이대로라면 할머니가 죽는 순간 난 먹혀버리고 말 것이며 나에게 신을 깃들게 하지 않으면 다른 아이들의 목숨또한 위험해질 것이란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싫단 소리를 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나와 할머니만 문밖으로 나가게 되었고, 그렇게 문밖으로 나간 순간 내 눈앞이 깜깜해지더니 …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의식을 잃은 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깨어났을 땐 내 방이라 붙어있는 본가 가장 안쪽 방에 누워있는 상태였습니다.



계속 누군가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할머니가 들어와선 단 한 마디, '깃들었다' 라는 말씀만 해주셨습니다.









그때 아아, 내 안에 그게 들어온 거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딱히 이상한 기분은 들지 않았고 아, 그럼 내 머리카락을 만진 건 그 녀석이었구나.라는 생각만 했을 뿐이었습니다.








그 뒤 일주일간 난 목욕재계를 하였고, 밤이 되면 할머니가 내가 잠이 들 때까지 곁에 있어주었습니다.



그동안 난 매일같이 꿈을 꾸었는데, 그게 신의 기억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을 잡아먹은 날'에 그가 느낀 슬픔이 몇 번이고 날 덮쳐왔습니다.



그저 꿈에 지나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그가 진심으로 인간을 사랑했다는 게 느껴졌고,



그가 저에게 한 말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 나는 너나 네 주위에 어떤 위해도 끼치지 않을 것이다. 그냥 이제부터 니 옆에 조용히 있을 것이니 안심해도 좋다"



라는 말이 들려왔습니다.




이 말을 듣자 내가 머리카락을 바치겠다는 말만 하지 않았더라도 얌전히 돌려보내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엄청 마음이 아팠고, 슬펐습니다.






이상 제게 깃들게 된 그 신에 대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어릴때는 몇 가지 이상한 사건들이 있긴 했지만 신이 저에게 깃들게 된 후로는 이상한 일들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지금 전 고등학생입니다만 언젠가는 할머니의 뒤를 계승하게 될 것 같습니다.






출처 : https://blog.naver.com/ghshffnfffn1/222022605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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