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2ch괴담] 검은 무언가에게 쫓기고 있다 - 2편
그런 저에게도 인생의 전환점이 생겼는데 근무처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성과 눈이 맞았고, 그렇게 사귀던 도중 아이가 생겼습니다.
이미 동거를 하던 상태였던 데다 당시 경기가 좋았던 덕분에 저의 돈벌이가 매우 잘되던 편이라이김에 그냥 결혼해버리자.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제가 천애 고아인 점이 상대 부모의 맘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었지만,아이가 생겼다는 사실과 저의 경제적인 직업능력 그리고 지금까지 성실하게 살아온 덕에 결혼은 무난하게 결정되었습니다.
이윽고 아이가 태어나고 저도 이 땅에 안주하게 된 것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장거리 운전이었기 때문에 집을 자주 비우긴 했으나 휴일에 부인,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때면 지금껏 맛본 적 없던 가족의 따뜻함이 느껴졌고 당시의 저는 이 행복이 언제까지고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빌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밤중에 잠에서 깬 저는 왠지 모를 나쁜 예감에 쉽게 잠에 들지 못하고 있었는데제 곁에는 부인과 두 살배기 아이가 잠들어 있었습니다.
한참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떤 시선이 느껴져 천장 구석에 시선을 돌렸는데 그곳에는 '짙은 그림자'가 있었습니다.
방은 작은 전등 불빛으로 어슴푸레 밝았는데, 그 구석에만 빛이 닿지 않는 것처럼 새까맸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 안쪽에 뭔가가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였는데 무심코 어머니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검은 녀석이 가장 먼저 우릴 찾아내지."
"검은 녀석이 왔어"
어이없는 생각을 금방 지우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고 전 그렇게 잠들지 못한 채, 그곳만을 바라보며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그림자는 밖이 밝아지면 밝아질수록 흐려졌는데 전 그렇게 수면부족인 상태에서 출근했습니다.
다음날 밤에도 그림자가 나타났는데 여전히 구석에서 이쪽을 빤히 보는 듯한 시선을 느겼습니다.
결국 그날 밤도 잠들지 못했는데 다음 날 휴무였던 저는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의사는
"스트레스 때문에 환각이 보이는 겁니다.
당분간 일을 쉬는 건 어떻습니까?"
라는 제안을 해 왔는데 일을 쉴 수 없다 말하니 약을 주었고 약은 아무리 먹어도 여전히 한밤중에 잠에서 깼습니다.
방구석을 보니 여전히 검은 그림자가 이쪽을 보고 있었는데 기분 탓일까, 전보다 커진 것 같이 보였습니다.
문득, 등 쪽의 기척에 돌아보니 거실에 갑옷 차림의 무사가 서 있었는데투구 때문에 얼굴은 보이지 않았으나 이쪽을 보고 있는 기척이 느껴졌는데 말도 안 되는 상황에 터져 나오는 비명을 억눌렀습니다.
"환각이야, 환각 …."
라고 필사적으로 자신에게 말하며 부인과 아이 쪽을 보았는데 부인 이불 위에는 흰 기모노를 입은 노파가 앉아 절보고 있었는데 결국 전 의식을 잃었습니다.
제 환각은 날이 가면 갈수록 점점 심각해졌습니다.
갑옷 무사와 노파뿐만 아니라, 작은 아이나 개 비슷한 짐승까지 보이기 시작했고 의사에게 상담을 해 봐도,
"그건 환각에 불과해요. 일단 일을 쉬십시오."
라는 대답만 해올 뿐이었습니다.
"당신의 어머니와 절에 관한 오랜 기억이 유형적인 유령을 만들어내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라는 말도 했습니다.
확실히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해서 전 다시 약을 받고 병원에서 나왔습니다.
일을 쉬는 것에 대해 생각하며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는데 집 근처 큰 도로를 가로지르는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정면에서 부인이 앞에 아이를 태우고 이쪽을 향해 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장을 보고 돌아오는 중인 것 같았는데 부인은 절 보자마자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그것을 본 아이도 날 향해 손을 흔들었는데 둘을 태운 자전거는 그 속도 그대로 교차점을 가로질러왔고 아직 신호는 빨간색이었는데 갑자기 제 눈앞에서, 부인과 아이를 향해서 한 트럭이 달려들었습니다.
그 다음 기억은 매우 애매했는데 병원과 경찰 관계자, 부인의 부모. 여러 사람들이 눈앞에 나타났지만 무엇을 물었고 무엇을 이야기했는지, 전부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기억이 전혀 없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밤이었고,전 집 침실에서 세 사람분 이불을 깔아놓은 채 제 자리에 누워 부인과 아이가 없는 이불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직까지 정신이 맑지 않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 부인과 아이는 크게 다치거나 죽지 않고 오히려 멀쩡한 편이었는데 갑작스럽게 트럭이 덮쳐오는 바람에 크게 놀란 관계로 병원에 있었습니다. 돌진해오던 트럭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면서 차가 뒤집혔는데 그 과정에서 트럭 운전기사는 사망했다고 들었습니다.
부인과 아이가 무사하다는 얘기를 들고 병원에 잠시 다녀온 뒤 집에 몇가지 물건을 가지러 왔는데 천장을 보니 그림자가 다시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런건 이제 아무래도 좋았고 돌아보면 갑옷 무사와 노파도 보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뭐 어쨌다는 거야, 싶은 기분도 들었고 공포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불쪽을 바라보자 이불 위에는 그 노파가 앉아있었고 그때 처음으로 감정이 복받쳤는데 엄청난 분노와 슬픔이었습니다.
꼭 이들 때문에 제 부인과 아이에게 큰 일이 생겼을거라 생각하니 분노가 더 치밀어 올랐는데 머리속으로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 앞으로 다시는 그런일은 없을거다. 안심해도 좋다 "
" 죽은 너의 어미와 누이에게 감사해라. 너의 아비가 저지른 실수로 인한 죄는 이제부턴 내가 없던걸로 해주겠다. 앞으로 다시는 우리들을 볼일도 없을 거다. "
이런 말이 들려왔는데 그건 갑옷무사의 목소리로 생각되었고 그 순간 갑자기 검은 형체의 그림자가 크게 꿈틀거렸는데 갑옷무사가 그 검은 그림자를 향해 날카롭게 눈빛을 빛내자 순간 위축된 듯 잠잠해져 갔습니다.
" 만약 안심이 되지 않는다면 그 절을 정기적으로 찾아가라. 내가 할 말은 이게 마지막이다."
이날 이 말을 들은것을 마지막으로 기억이 없습니다. 눈을 뜨자 날이 밝은 아침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생각했던건 저의 부인과 아이, 어머니와 아버지, 있었는지도 모르는 누나. 이들에 대해서 생각을 할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1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고 전 여전히 장거리 운전기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아래 직원들을 두고 관리만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30대 중반이 되었고 부인과 아이는 모두 건강하고 아이는 이번에 고등학교에 들어갔습니다. 그 때의 큰 사고이후에 이상할정도로 제 일도 잘풀려 그때보다 훨씬 생활도 윤택해졌습니다.
그 때의 큰 사고 이후에 예전에 어머니와 같이 살았던 절을 방문했고 나이가 드신 주지스님께 정중하게 사과를 드렸는데 주지스님은 개의치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주지스님께 그때의 사고와 제가 본 갑옷 무사와 노파 그림자에 대해 물어봤지만 모르는게 좋다며 자세히 대답해주지는 않으셨지만 몇 가지 대답해주신것은
" 그 세가지 존재는 각각 영적인 존재들이 본인들이 맘에 드는 모습으로 사람앞에 나타난 것인데 실제 모습은 정확히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
" 그 검은 그림자는 정확한 근원은 모르지만 악한 영적존재인데 갑옷무사 앞에서만큼은 감히 설치지 못한다고 했고 갑옷무사는 이 지방에서 굉장히 유명한 전국시대 시절의 무사가 그 근원이 되는 존재라고 했습니다. 노파는 비교적 중립적인 성향의 존재인데 가장 알려진게 없다고 하셨습니다. "
" 너희 어머니가 예전에 며칠동안 정신없이 경을 외우던 것도 그 갑옷무사에게 기원을 드리던 것인데 애초에 그 존재는 기원을 한다고 들어주는 존재가 아니라고 했는데 너희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까지 끊어가며 간절히 부탁하자 들어준것 같다는 말만을 해주셨습니다. "
전 여전히 심령현상에는 부정적인 입장인데 시간이 10년이나 흐른 지금은 그날 일도 우연과 환각의 산물이라고 생각하려 하고 그저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려 합니다.
사후세계나 원념 같은 건 앞으로도 믿고 싶지도 않고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도 끝내 알수 없었던건 저의 아버지가 저질렀다는 실수인데 이것만큼은 지금까지도 절의 주지스님이 말해주고 계시지는 않습니다.
출처 : https://blog.naver.com/ghshffnfffn1/222142896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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