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제 23살에 군대를 막 재대한 대한민국 남아입니다.
재대는 1월에 했는데 칼복을 하려니 집안 사정이 어려워 1년간 학비좀 벌자고
요새 노가다를 뛰고 있죠. 뭐 아는 사람을 통해 하는거라 그렇게 힘든일은 없습니다.
토목기사라 측량도와주고 잡부들 일시키고 사람없음 제가 삽질하는 정도죠.
그런데 노가다를 하다보니 친구들(학교다니는 친구들)과의 관계가 옛날처럼 좋지가 않네요.
자기네들은 공부하고 학교다니면서 여친도 사귀랴, 대학 친구들하고 지내랴..말이죠.
그러다보니 요샌 거의 일하고 공부하는것 밖엔 모르고 살았습니다. 공부라해밨자 독서하고
면허증 따자는 것정도죠.
그런데 어느날 일하고 있는 도중 저에게 한통의 문자가 왔습니다.
처음보는 번호였죠. 그 번호는 저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 쪽에서 이름을 가르쳐줬는데
도통 기억이 안났죠.
누굴까.. 누구지.. 하다가 문득 대학교 1학년때가 생각이 나더군요.
웃으면 귀여운 얼굴에 전라도 사투리를 쓰고, 그리고 다른 학부에 남친이 있는 여자애였던걸로
기억이 났죠.
혹시나 제 아는 친구가 여자 흉내내면서 장난 쳤을까봐 조금 퉁명하게 답장을
보냈는데... 조금 있으니 "발신자번호정보없음" 이라고 뜨며 전화가 와서 얼떨결에 받았죠.
여자목소리였습니다..
전 너무 당황한 나머지 지금은 바쁘니 나중에 연락 하자고 했죠.
그리고 나서 저녁 숙소에 있을때 또다시 전화가 왓습니다.
지역번호가 02로 시작되는 번호였죠.
그 여자애랑 1시간가량 통화를 햇죠..
태어나서 여자랑 1시간 동안 통화한것 처음이었습니다.
학교 애기를 시작해서 어떻게 내번호를 알았는지. 요새 뭐하는지. 자기 집사정 등등..
주로 그 여자애가 많이 이야기를 했죠. 자세하게 무슨애기를 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네요;
이 건망증;;
그렇지만 그 1시간동안은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 뒤로 몇일간은 통화를 20분 넘게 했죠... 공중전화로든 콜렉트콜이든..;;
걔 사정때문에 걔는 번호가 수신정지라 전화는 항상 걔가 먼저했죠.
몇일 동안이었지만 목소리와 문자뿐이었지만 너무나도 맘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서로 통하는 것도 많았죠..
좋아하는거라든지.. 고민이라든지...
제가 좋아하는 여성상..이랄까?
이런거 있죠.. 이 사람이다.. 라는거요.
직접보지는 못했지만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한번 보려고 해봤는데... 걔가 일하는 곳은 서울이고 전.. 부산입니다...
너무 먼걸까요... 휴....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너무 머네요...
그리고 중요한건.. 제가 걔 남친도 아닌데.. 꼭 봐야할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걔가 자꾸 오라고 하거든요.. 놀러오라고.. 한번 오라고요..
걔 애길 들으면 저한테 한풀이한다고 해야하나? 주위에 또래친구가 없으니.. 저한테 꼭
스트레스를 푸는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그런데 저는 걔 문자나 통화를 할때마다 그날 그날 힘도 나고 기분도 좋습니다..
일할 기분이 나죠....
그래서 더욱 혼란 스럽죠...
이 관계를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요....
가깝기만 하면 장거리라도 가볼텐데...
제 사정으로는 좀 힘들네요..
제가 제돈 벌어서 학교 가는거니깐요...
휴.. 정말 모르겠습니다....
이런 바보같은 저에게 조언좀 해주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