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초반의 건장한 대한민국 청년입니다..
그동안 다른사람들은 어떻게 사랑을하고 살까? 하는 호기심에 종종 여기와서 눈팅하곤 했는데,
제가 여기에 고민을 털어놓게 될 줄은 몰랐네요 ㅎ 아마 길어질것 같은데 그냥 부담없이 읽어주시고
코멘트 하나씩만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때는 고3때로 돌아가네요. 그 애를 만나기 1년전 원래 저는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학년
중반에 아버지 일때문에 다른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어요. 서울에서 다니던 고등학교는 남고였고 전학가게 된 학교는
공학이라 알수없는 설렘도 있고 그랬던 기억이나네요. 그러나 전학후에 아무일도 없었다는거 ㅋ
그렇게 또 공학생활에 익숙해져가며 고3을 맞았습니다. 고3때 그 애를 만났냐구요? 아니요 ㅋㅋ
사실 전 고3내내 그아이 얼굴도 몰랐습니다. 다른반이었고... 제 친구의 친구도 아니었구요.
아무튼 전 첫 수능을 말아먹었죠. 바로 재수를 각오하고 원서도 안써볼 생각이었는데 어머니 등쌀에 못이겨서
특정학교 2학기 수시반을 듣게되었어요. 3일속성반이었나..
거기서... 그 아이를 만났습니다.
그 수시반을 제 친구 두명이랑 듣기 시작했는데, 그아이가 제친구의 친구인가 그랬을거에요.
참... 그때부터 시작됬네요 이 인연이..
특별히 처음만났을때 첫눈에 반했다던지 그랬던건 아니었습니다. 3일동안 통성명도 안했었으니까요. 그냥 지나가는
학원같은반이었던 애였을 뿐이었는데.. 그렇게 첫 만남이 끝나고, 전 수시도 실패한채 고3 마지막 생활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몇일후엔가? 그 애를 학교앞 문방구에서 마주쳤어요. 서로 어? 하면서 알아봤었죠.
그런데 그때 제가 번개를 맞았었는지 그애 번호를 땄습니다 -_-;;;
한눈에 반했던것도 아니고..그애를 거의 알지도 못했었는데 말이죠..
그리곤 첫데이트를 시작으로 점점 만나는 횟수도 많아졌고, 그아이도 대학에 실패했었기때문에 '같이 재수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막연한 기대감과 함께 점점 마음이 커져 갔었습니다.
그렇게 겨울방학이 지나고.. 그애한테 고백해볼까 하고 고민하던 도중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게되죠 ㅎ
그애가 대학에 붙었답니다. 수시 하나를 더 넣어봤는데 붙었다는겁니다.
... 뭐 그렇게 우리둘은 친구가 됐습니다. 제가 재수하느라고 거의 1년을 못본데다가, 한번 그렇게 마음이 확 식고나니까
친구가 되더군요. 저도 1년후 대학생이 되었고, 종종 만나고, 참 서로 할말 못할말 다해가며, 고민도 공유하고.. 남자/여자도
소개시켜줘가며 좋은 친구가 되어갔습니다. 둘 다 솔로일때는 서로의 생일을 챙겨주고, 크리스마스 이브를 같이 보내기도
했고.. 이성간에는 진정한 친구사이가 될 수 없다고들 하잖아요? 저는 이친구가 제 허물없는 이성친구였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나중에는 내가 이친구 결혼식에 참석할지도 모르겠구나..' 하구요. 그렇게 몇년이 흘렀죠.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요근래 몇달 사이에 제가 다시 이애를 좋아하게 된거 같아요. 발단이 뭔지는 모르겠는데, 일하다가 정신차려보면
그 아이 생각을 하고있습니다. 아침먹을때도 생각나고, 자기전에도 생각납니다.
첨에 내가미쳤나??-_- 하고 의심도 해보고 곱씹어보기도하고, 시간을 두고 기다려보기도
했는데, 계속생각납니다-_-;;;
제가 원래성격은 아닌데 연애감정에 관해서는 직설적이라서 좋아하기 시작하면 좋아하는 티를 많이 냅니다.
그런데 얘한텐 도저히 그럴수가 없더라구요.
그애는 날 친구로 생각할테니까... 그래도 문자하면서.. 전화하면서 티를 안낼수가 없더군요. 조금씩.. 티를 냈습니다.
제 마음이 변한뒤로 부쩍 연락횟수가 많아졌습니다. 그동안 보통은 1주일에 한번쯤? 연락하고
서로 연락 못할땐 한달넘게도 연락이 끊기곤 했는데 요 근래에는 거의 매일 연락했습니다.
하루에 문자 20통은 기본이고.. 전화도 했다하면 2시간이고..
근데 이런 연락이 저한테서부터 일방통행 한게 아니고, 제가 연락이 많아지니까 그애도 유동적으로 많아지더군요.
일하는데 뭐하냐고 문자오고.. 괜히 찔러보고.. 물론 저도 그랬구요.
그애가 바보가 아닌이상 서로 사이에 기류가 변했다는건 눈치를 챘을텐데.. 그애 감정도 같이 변하고있는걸까..
이런 고민을 하루종일 머리 쥐어싸메고 하고있습니다-_-;;
언제나 그렇듯이 누굴 좋아하게되니까 참 저한테 유리하게 상상하게되더군요 ㅋㅋ 차이는 지름길인데 ㅠㅠ
모르죠 그아인 아직 절 절친한 친구로 보고있겠죠.
그러다가 그앤 지금 잠시 여행을떠났습니다.
돌아올때까지 제 마음이 그대로면, 제 마음을 표현하려고합니다.
떠난지 몇일 안되었는데 죽을것같네요.
전 평생 제가 사랑 못해볼줄 알았어요.
아무리 여자를 사귀어도 그게 제 진심이 아니란걸 알았기에..
그리고 여자들은 무섭도록 예리하게 저의 그런마음을 꿰뚫어 봤기에..
잘 안될수도 있겠죠. 제 마음을 알고나면 서로의 관계는 예전같을수 없어지겠죠.
연인이되거나... 남이 되겠죠??
근데 혼자 안고 있기엔 제 마음이 너무 커져버렸어요.
그애를 잃을 각오를 하고... 그애를 얻을 용기를 내볼려고요.
잘은 몰르겠는데 이게 사랑인거같네요.
휴... 여기까지 제 뻘글이었고요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