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져야겠습니다.

이스크라07 작성일 11.11.25 18:3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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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을 넘게 만난 여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둘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는데 그 친구는 올해 합격을 했고 전 최종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 친구는 인생의 터널을 지나갔고 전 아직 그 어두운 곳에 홀로 앉아있습니다.

정말 사랑했기에 그 사람의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했습니다.

너라도 되서 다행이라고.. 나도 여기까지 왔으니 담엔 꼭 될거라고..

그러고 반년이라는 시간..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시간을 갖자고 하더군요..

만나온 세월이 있는데 이런 일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큰 고비는 아닐거라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크게 싸워도 하루이상 연락을 끊어 본 적이 없던 애가 

삼사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더군요.

제가 먼저 연락했지만 싸운 것도 아니라서 미안하다는, 잘못했다는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오늘 드디어 결론이 났네요..

정말 헤어질거라면..짧지 않은 시간을 만났는데..얼굴이라도 보고 싶은데..

저는 서울에, 그 친구는 지방에 있습니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내일도 공부를 해야 합니다. 내일도 학원에 나가야 합니다.

담배연기 자욱한 술집에서 새벽까지 장사하시며 제 뒷바라지 하시는 어머니가

보내주시는 학원비입니다.

독서실 자리에 앉아있습니다.

남자새끼가 찌질하기 싫은데.. 갑자기 눈물이 납니다.

울음소리가 들릴까봐 휴지로 입을 틀어막았습니다.

간신히 진정했는데 어머니한테 문자가 왔네요.

"돈 부쳤다 별일 없지"

제길..별일 없다고 문자를 쓰다가 참았던 게 한번에 터집니다..

새어나오는 울음을 심하게 참으면 턱이 아프다는 걸 첨으로 알았습니다. 

독해져야겠습니다.

아픔도 눈물도 사치입니다.

제 인생의 터널을 빠져나올때까지 앞으로는 절대 약해지지 않겠습니다.

 

어디하나 하소연할데도 위로받을 데도 없었는데 여기서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들의 글과 위로하는 댓글들

보면서 저도 힘을 얻어 갑니다.^^

독하게 열심히 공부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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