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기를 바라기보다 불행하기를 원하기보다 잊으려고 합니다...

쿠라에~~ 작성일 11.12.07 03: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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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하게 있습니다.. 이젠 찌질하지 않게 하려고 마지막으로 글을씁니다

 

전 한 친구를 6년 만나고 작년 9월 결혼 준비하다 여자쪽 부모님한테 까였습니다...

 

(결국 부모님 등쌀에 그 친구도 넘어가더라고요...)

 

아마도 제가 가지고 있는 경제력이 그쪽에서 원하는 만큼 충족되지 못했던 것 같네요...

 

(제가 직업이 입봉연차가 된 cf 조감독입니다... 집안이 워낙 안정적이질 못해 벌어놓은 돈을 족족 날렸네요......)

 

(그리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일 많이 바쁩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번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 친구도 잘 만나지 못해 힘들고... 저도 바쁜데다 그래도 6년을 만났는데 헤어질까? 라는 안일한 생각도 있었나 봅니다 

 

결국 지지부진 하던 우리는 올 4월에 헤어졌고... 힘들었지만 일이 워낙 바쁘다 보니 나름 정리 잘하면서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헌데 잊을 만하면 연락이 오더라고요... 3주에 한번 정도 였습니다

 

솔직히 연락 받으면 가슴이 먹먹해 지기도 하고 철렁 내려 앉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한 이틀은 일이 안잡혀서 고생 했고요...

 

하지만 헤어진 커플이 다시 만나서 좋은 결과를 그다지 목격 한적이 없어서 매몰차게 전화를 끊곤 했습니다... 

 

전 그 친구 부모님과의 인간 관계도 대단히 좋다고 생각 했었습니다

 

그 친구가 없을 때는 저한테 전화 하셔서 부모님들과 저 혼자 술도 먹고

 

밥도 먹고 했었거든요...(게다가 제가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그 친구 어머니를 정말 잘 따랐습니다)

 

때문에 결혼 이야기 후에 변한 그 녀석 부모님의 태도를 이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친구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그 친구 부모님이 생각 하시는 가치 수준에 맞는 인간이 되려고 무진장 애썼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제가 가진게 많이 없었고, 더 열심히 일하면서 만날 시간이 더 없다 보니 결국 서로 지쳤습니다...

 

헤어진후에 전 몇명의 다른 여자를 만나기도 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긴 시간을 함께 해서 였는지...

 

모든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 친구가 기준이 되곤 했습니다...

 

다른 여자들은 저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한 분도 계셨고, 아님 제 쪽에서 첫인상이 좋아서 만나려고 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 잘 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솔직하게 다시 한번 시작해야겠다 라고 마음을 먹고 8월달에 그 친구를 만났습니다

 

제가 사준 목걸이를 하고 나왔더라고요...

 

저도 그 친구도 현실적인 문제를 떠나 서로 다시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것이 너무 좋았었나 봅니다...

 

좋은 감정으로 만나고 와서 다시한번 용기를 내려고 생각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것이 생각처럼 이뤄지질 않더라고요... 집이 폭싹 주저 앉아버렸습니다

 

여러가지 악재가 동시에 겹쳐서 한번에 무너져 버렸고... 저도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다 보았지만

 

결국 안되더라고요... 게다가 회사를 이직하게 되면서 잠깐 몸도 마음도 추스릴겸 1달정도 쉬려고 했는데...

 

옮기려고 했던 회사와의 이야기도 어그러지고 말았습니다

 

졸지에 망하고 실업자가 되다보니 정말 정신이 없더라고요....

 

게다가 땡전 한푼 없다보니 더 이상 그 친구에게 다시 다가갈 자신도(그 부모님에게 어필할 자신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몸도 마음도 괴로워 하고 있었고, 다시 아니 그 전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차라리 잘됐다 싶기도 했습니다... 그 친구와 다시 잘 되서 이런일이 터지면 더 비참해졌을 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다 시간이 조금씩 흘렀습니다... 그 친구를 위한다는 생각에 일부러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그 친구도 점차 연락이 뜸해지고 약 3달 정도 시간이 흘렀습니다...

 

전 집안 일을 어떻게든 해결해보려고 고군분투 하면서도 문득 문득 그 친구가 생각 날때마다

 

이를 꽉 물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 한구석에는 너무나 찌질하게도 해결되면 다시 만나야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나 봅니다

 

앞에도 말씀 드렸지만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많이 바쁩니다

 

때문에  그 친구도 만나고 사람들도 만나야 해서 그 친구와 모든 모임 자리를 항상 같이 다녔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친구 역시 제 지인들과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친했습니다...(제 친구들은 말 할것도 없고요...)

 

어느날 카톡으로 아는 후배가 저한테 이렇게 물어보더라고요...

 

"오빠 결혼해요?" 순간 한대 맞은 느낌이 났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친구 카톡 메인에 예식장 사진과 날짜 시간이 쓰여져 있더랍니다

 

그리고... 꽤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는 제 친구들도 이 이야기를 알고 있었습니다

 

한 이틀을 잠도 한숨 안자고 멍 때린채로 있었던것 같습니다...

 

일주일전에 어떤 모임을 갔는데 제가 옆에 있는 줄 모르고 다른 사람들이 그 친구 웨딩 사진을 돌려보고 있었습니다

 

너무도 힘들어서 조금은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간 모임이었는데...

 

나도 이렇게 잘 생활해 나가고 있다고 무언의 증명을 하고 싶어서 나간 모임이었는데...

 

그리고.... 그리고.... 아픔을 꼭꼭 숨기고 그 친구 얼굴을 가슴 저먼 구석에 가져다 놓고

 

꼭꼭 걸어 잠군 마음이었는데... 한 순간에 마음의 빗장이 풀리면서 그 자리에서 울어버렸습니다...

 

나는 이렇게 힘든데... 나는 이대로 삶을 포기 할까 하는 마음을 먹기도 했었는데....

 

자세히 보지도 않은 그 사진의 그 친구 얼굴은 너무도 행복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어떤게 맞는건지... 내가 뭘 하는게 가장 옳은건지...

 

정말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제 마음속에서는 두 가지 마음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그 친구가 그 행복한 미소 그대로 행복하게 잘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이고...

 

하나는 너무도 불행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아니....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후자가 더 강한 마음입니다...

 

나는 이렇게 힘든데... 나는 너 때문에... 그리고 집안일 때문에 이렇게 죽을것 같은데...

 

행복에 겨운 환한 미소의 그 친구의 얼굴이 생각나서 표현하기 힘든 괴로움이 자꾸 제 몸 구석 훑어 지나 다니고 있습니다...

 

네....찌질하지요...너무 머저리 갔습니다... 그 친구를 가장 잘 아는 제 친한 친구 녀석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만약 불행해진 그 친구를 보게 되면 니가 행복 할것 같냐고....

 

맞습니다... 절대 행복 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마음이 그렇게 되질 않습니다....

 

그래서 그냥 행복도 불행도 바라지 않고 잊으려고 합니다...

 

밑에 글에 좋은 느낌이다 님이 나중에 당신이 쓴글을 보면 굉장히 오글 거릴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런 날이 올까요...?

 

전 이렇게 힘든데... 나중에... 시간이 많이 지났을때 이일을 생각하면 피식 웃을 수 있을까요...?

 

저는 그러지 못 할것 같습니다... 그래서... 잊고 싶습니다... 아니 잊어야 할것 같아요....

 

아프지 않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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