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때부터 좋아했던 여자애가 있었습니다. 학원을 같은 반 친구였는데 고등학교가면서 학원에 나가지 않다보니 만날 방법이 없어 고등학교 1학년때 메일로 고백했었습니다. 당연히 차였죠. 고등학교 2학년까지 메신저로 연락은 하고 지내다가 연락이 끊긴뒤 대학교 1학년때 싸이월드를 통해 연락이 먼저 오더군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락하고 만나자고 그렇게 애원하다시피 했는데 전화도 잘 안받고 sns답변도 잘 안오고 계속 피하는 거 같아 서울까지 올라가고 했는데 결국 못만났습니다.
그러다 군입대 전 이 관계를 끊고 싶어 술에 취한체 전화 했습니다. 평소에 잘 받지 않았기에 이번에 받지 않으면 그래도 계속 해보자 받으면 진짜 끊어야지 하고 했는데 그날 따라 받더군요. 하아 한숨 한번 쉬고 그래서 이제 더이상 연락 안할거다. 여태까지 귀찮게해 미안하다. 이런 내용으로 말하고 끊고 군대에 들어갔습니다. 나름 힘들었던 이병, 일병 생활을 마치고 상병을 달 정도가 되자 그 친구에게서 다시 싸이월드를 통해 연락이 오더군요. "그렇게 말을 했는데 다시 연락이 온거면?" 이런 착각이 무럭무럭 자라더군요. 어떻게든 휴가나가면 한번이라도 보고 싶어서 휴가 맞춰보려했는데 어지간히 안맞더군요. 계속 피하는 느낌이 한켠에선 들면서도, 아니야 진짜 일이 있어서 그랬겠지 이런식으로 무마하며 같은 행동이 반복 되던 중 어느덧 전역이 다가오더군요. 전역하면 내가 시간이 되니까 내가 맞추면 한번이라도 만날 수 있겠지 이런 희망에 부풀 즈음. 그 친구 해외로 유학을 간다더군요. 결국 못 만났습니다. 참 뭔가 안맞는다 생각하면서도 어느 순간부터는 오기가 생기더라구요. 유학가 있는 곳에 편지도 보내고, 책도 몇 권 보내기도 하고 편지로 답장 조차 못 받고, 단지 답장이라 할만한거는 가끔씩 싸이월드 방명록에 몇 줄 남겨지는 것뿐 너무 지쳐 점차 뜸해지기 시작하더군요.
그 사이에 다른 좋아하는 사람들도 생기긴 했었습니다. 전역하고나서 한번 어학연수겸 여행간 곳에서 같이 다니던 친구가 있었는데 거의 한달동안 같이 다니며 맘 졸이다가 고백했었는데 차였습니다. 한국 돌아와서도 몇 번 만나면서 좀 더 친해지려 하다가 같이 데이트 하던 중 손을 잡았었는데 빼더군요. 시험 준비한다면서 만날 시간이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그래서 이 친구에 대한 마음을 접었습니다. 전에 당한게 있다보니 이게 대충 어떤 상황인지 어떻게 해야될지 알게 되더라구요. 아직도 연락은 하고 지내지만요.
그 뒤에 동호회 통해 알게 된 누나와 연락하고 지내다가 사귀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번 처럼 질질 끌다가 이도 저도 안되는 그런 상황은 만들기 싫어서 만난지 두번만에 기습키스하고 사귀게 됐죠. 처음에는 이전 두 여자를 좋아했을 때의 감정 처럼 좋아하나 싶었는데 막상 사귀고 나니 뭔가 예전 어릴적의 열렬했던 감정은 없더군요. 일도 바쁘고 하다보니 귀찮기도 하고 그냥 차분한 느낌이었죠.
어쨌든 누나와 사귀고 있던 중 유학갔던 친구에게 연락이 왔었습니다. 서울이면 한번 만나자고. 근 10년만에 만났습니다. 그냥 궁금했습니다. 왜 그렇게 행동을 했는지. 왜 만나주지 않았었는지, 왜 연락을 했는지를요. 만나서 그냥 과거 얘기를 하다가 예전에 했던 행동들을 기억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집착인 그 행동들 기억을 못하고 있더군요. 고백했었던 사실조차 기억 못하고, 심지어 가끔씩 한국 들어왔을 때 저를 만났었다고 기억하고 있더군요. 내면에서 뭔가 깨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나름 소중했던 기억이라 생각하고 있었고, 그 친구도 공유를 하고는 있겠지 하고 있었는데 결국 나 혼자만의 망상이었구나. 그 뒤로는 연락 안하고 있습니다.
사귀던 누나와는 누나의 종교적 문제 때문에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하다가 지금은 헤어져 다시 솔로로 돌아왔네요. 두번의 열렬했던 짝사랑과 한번의 사귐 요새는 외롭다는 느낌과 주말을 같이 보낼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여자친구 사귀고 싶다고 생각은 하는데 주변에 여자도 별로 없지만 누구를 좋아한다는 감정도 생기지가 않네요.
밑에 글 중에 짝사랑 한달 넘기지 말라던 글이 있었는데 맞습니다. 여러분 짝사랑 한달 넘기지 마세요. 마음 같아서는 보름 넘기지 말라고 하고 싶지만 너무 스피디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