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에 단체 소개팅 갔다왔습니다.
각 테이블당 서로 모르는 남자 여자 다수가 배정받아 정해진 시간내로 자기 소개하고 대화를 이어가는건데.
자리에 도착하니 대부분 남자들이 앉아 있더군요. 여성분들은 보통 조금 늦게 도착한다고 사회자가 말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으니 옆에 앉으신 남성분이 얘기 걸더군요. 꼭 사회자가 방청객에게 말하는 목소리 톤이였습니다. 지만 쾌활한거.
나이가 어떻게 되냐 어디서 왔냐 무슨 일 하냐 등등. 물론 가볍게 인사하고 기다리는 동안 서로 얘기하는 건 괜찮지만, 솔직히 난 옆에 앉은 남성과 얘기하러 온게 아니라 맞은편에 앉은 여성과 대화하러 여기 온거라 무슨 친구 만드려는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건성건성 답하고(예의있게) 따로 그사람과 얘기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얘기 잘 안하자 다른 옆사람이랑 계속 얘기하더군요
여성분들이 하나 둘 도착하여 대화의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4개의 테이블당 주어진 시간내로 자기 소개하고 서로 얘기한 다음 다음 테이블로 이동하는 로테이션 미팅이였습니다. 사회자가 이제 시작~ 하는데 서로 뻘줌하게 있길레 제가 먼저 자기 소개 먼저 하자고 하며 대화 이끌었습니다. 각자 자기 소개 끝나고 다들 또 조용히 있길래 제가 상대방 여성분 자기소개에서 들었던 내용 가지고 얘기를 나누고 시간이 되어 다음 테이블로 이동했습니다. 근데 같이 앉았던 다른 남자들은 이제 막 시작이라서 그런지 여성분들보다 남자들끼리 얘기하더군요. 난 아까 옆에서 계속 말 건 남자가 덕담이 많은 줄 알았는데, 말도 뭔가 두서 없고 첫 대면부터 여성분에게 거리낌없이 나이부터 물어봐 저도 모르게 헉 소리가 나오더군요.
다음 테이블에서도 비슷한 주제로 얘기하다 또 너무 조용해지니 제가 좋아하는 이성형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여성분이 쑥쓰러워 하면서 얘기할때.
갑자기 옆에 그 남자가 갑자기 저보고 이제 당신은 얘기 그만 좀 하고 다른 사람이 물어봐 라고 대뜸 얘기하는 겁니다. 이게 뭔 병신같은 일인지. 갑자기 왜요? 라고 물어보니 아까는 조용이 있더니 지금 너무 수다 떠는 것 같다고 그러는 겁니다.
아니, 니놈이 쑥맥처럼 대화 안 이어간거고 아까 남정네들끼리 있을때 조용히 있던거랑 지금 대화하는 거랑 무슨 상관있는건지 어이가 없더군요. 그러면서 대화에 두서가 없고 복잡하다고 디스를 하는 겁니다. 정말 너무 어이없어서 어안이 벙벙하더군요. 서로 처음 보는 이성끼리 대화에서 대뜸 나이 묻고, 자기 사내 연예하다 깨진 스토리를 길게 얘기하는 지는 두서가 있게 대화하는 건지 참...
전 헛웃음이 나와 "그럼 난 조용히 있을테니 당신이 대화하세요" 라고 했습니다. 이미 상대방 여성 분들도 조금 싸한 분위기 더군요. 질문 하라니까 또 제대로 못하고 다음 테이블로 넘어갔습니다. 그 놈이 아까 남자들끼리 있을때 실컷 자기 소개할때 이번이 벌서 4번째 소개팅 참석이다라고 했을때 그런 이유가 다 있더군요. 다른 남자분들도 이제 그놈이랑 얘기 안하고 앞에 여성분들과의 대화에 집중하였습니다. 그 놈은 의기소침해져서 가만이 있고
결국 마지막 서로 호감가는 사람 찍는 타임이 와 저 포함 4커플이 정해졌습니다. 사회자가 마지막 선택 안된 남자분 여성분에게 구애 하라 하자 그놈이 나오더군요. 저는 속으로 P융신 하고 피식 웃었습니다. 귀엽게 생긴 여성분에게 무릎 꿇고 뽑아달라 그러던데 여성분은 당연 거절하더군요. 대화하는 거 들어보면 자기에 대한 소개도 뭐라고 하는지 두서가 없고, 자기보다 똑똑한 여자(자기를 커버해주는)를 찾는다는데 그런 여자가 뭐 믿고 지를 선택한다고 생각하는지 답이 없더군요.
그 놈한테 소개팅은 친목도모하는게 아니라 여자친구 찾는 곳이다. 그냥 즐겁게 얘기하고 술마시고 놀거면 친구랑 놀지 여기 왜오냐라고 한마디 하고 싶었는데, 커플이 되신 분이랑 연락처 주고 받느라, 그 사람에 대한 건 완전 머리속에 사라졌습니다. 아싸! 내일 데이트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