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이나 이런데 여자많은데 글남기면 혹시나 알아볼까봐 ...
인생형님들 많은 곳에 헤어지고 한달 만에 하소연해봅니다.
본론으로.
올초에 11년만에 연락온 초등학교 여자인 친구한테 인스타 다이렉트로 반갑다길래 먼저 만나자고해서 술한잔했습니다.
저는 24살 군필이구요. 모 전문대에서 기계과 다니고 졸업앞두고 있습니다. 짱공유는 애기때부터 했었습니다.
어색어색했지만, 제가 여사친들이라고 생각되면 말도 재밌게하고, 장난도 잘칩니다.
그 과정에 제가 일본취업반에 있어서 일본어를 공부한다고 하니까,
이 친구가 중학교 친구중에 일본어학과에 재학하는 친구가 있다며 소개시켜줄까? 라고해서
자꾸 일본어공부하라며 소개시켜주는데 "얘 이뻐 얘 이뻐" 이러면서 소개받았습니다.
화려하지도 않고 수수하지도 않고 쌍커풀없이 지긋이 보는 눈빛이 사진을 보자마자 마음에 탁 꽂혔습니다.
처음엔 성별도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고 있었는데 사진보자마자 심장이 두근댔었습니다.
짝사랑은 해봤어도, 연애는 해보지 못한 모태솔로였습니다.
술자리 후 소개받은 친구랑 며칠뒤에 일본어회화를 목적으로 만나서 얘기하다보니
이 친구의 인생이 너무 즐겁고 평범하지않고 재밌게 살고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운동을 좋아해서 고등학교 때 레슬링,유도를 하며 1,2등만 하며 살아온 저에게는 너무나 색다르고 순수한 친구였습니다.
제가 애프터 신청을 2번더 했습니다. 거절없이 원하는 시간조정해서 잘 만났구요.
3번째 만나는 날 데이트 후, 헤어지고나서 든 생가이
짝사랑처럼 고백못하고 끝나면
너무 후회할꺼 같아 다시 맥주라도 먹자는 약속을 잡고 찾아가서 고백하니 생각을 한참하다 받아주어 사귀게 되었습니다.
너무 들뜨고 첫 연애다보니 아버지를 보고자라온 저에게는 첫날부터 사랑해라는 표현을 하며 제 감정을
잘 표현했습니다. 이때 실수를 한건지 어떤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 친구는 부담스러워하는것 같았습니다.
소개해준 친구로부터 부담스러워할수도 있으니까 자제하라는 말을 듣고, 그 뒤로는 자주, 아니 거의 하지 못하였습니다.
서로가 연애할 때 하고싶었던 것들 하나둘씩 해가며 즐겁게 데이트도 하고 지내왔습니다만,
제가 잘못한 걸까요. 같은 도시에 살아서 저는 될 수있으면 무조건 연락하고, 보고싶다는 표현,
자주 만나고 싶어서 약속을 잡으려했지만, 어쩐지 마음을 쉽게 열지 않았습니다.
제가 원래 화를 잘 못내고 특히나 이성친구들 앞에서는 욕을 안하려고 조심하는 편이라 카페에서 한번 진지하게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나는 이러이러해서 너의 연락이 미흡한 부분, 애정섞인 표현이 없는 부분이 서운하다...
나는 나를 만나는 상대에게 최선을 다해주려고 해 나한텐 1순위가 너야 하지만 너가 바빠서 자주 못보는건 이해해"
그랬더니 자신의 생각을 말하였습니다.
"나는 원래 표현이 적고 무뚝뚝해... 미안해. 근데 난 1순위가 연애가 될 수 없어. 난 일이 먼저야.
내 친구들도 소중하고 모든 걸 너한테 맞출 수 없어. 이해해줘"
라고 대답했습니다.
처음엔 그 사람의 인생을 존중해주려고 제가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이 친구는 엄청 바쁘게 사는 친구에요. 각종 서포터즈, 치어리딩 등등 대외활동을 엄청합니다. 지금은 그나마 거의 안하고..
근데 이해하면서 만나는게 쉽지 않더군요. ㅎㅎ...
학사일정, 자신의 과제, 24살 동갑내기의 서로 졸업반으로써 자기 커리어를 책임져야하는 부분은 제가
누구보다도 이해했고, 아쉬울마음이 들뿐 섭섭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근데 항상 저의 약속은 마지막 짜투리시간에 포함되는 느낌이였어요.
여자친구도 이때까지의 연애에서 매번 상대방과의 가치관차이로, 똑같은 이유로 헤어진 걸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를 만날때는 바뀌려는게 보였어요.
그런데 제가 이 친구 만나면서 사랑한다는 "사랑해" 라는 표현을 단 한번도 듣지 못했습니다.
여자친구는 동아리로 치어리딩을 했었어요. 저도 한번 만나뵙는데, 너무 좋은 사람들이였고, 밝고 파이팅이 넘쳤습니다.
저도 운동을 해서 그런 집단의 동료애를 잘 느끼고 있습니다.
한 번은 치어리딩하는 친구들이랑 술을 먹는다길래 운전 초보 주제에 차를 끌고 가서 그 주위에서 두 시간기다리고 집에데려다 주었더니 처음으로 "♡고마워"라는 톡을 받았습니다.
너무 고마웠습니다. 하지만 헤어지는 날까지 사랑해라는 말은 못 들어봤습니다.
평일은 제가 그 친구 학교로 가지 않는이상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자차를 타고 1시간정도 걸리는 거리까지 제가 보러 갔습니다.
한 번은 그런게 부담스럽다고 했습니다. 내가 잘못된것 같아서 자책도 들고 "내가 그럼그렇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연애경험이 없는 제 탓을 하였습니다.
주말에도 하루는 자기 시간이 필요하대서 토요일에 데이트하는 날로 정하고 만났습니다.
그런데 크게 싸우게 된 날이 있었습니다.
여자친구가 장난삼아 면접연습한다며 냈던 홍콩인턴쉽에 중국어,영어 둘다 못하는데
마지막 전화면접에서 영어를 잘한다며 거짓말하고 마무리하고는
덜컥 합격해버렸습니다. 기쁜걸 못 숨기는 표정이였지만, 저한테 미안한 기색이였습니다.
좋은일이였습니다. 아무나 하지못할 일이고, 해외경험을 쌓는다는건 좋으니까요.
하지만 섭섭하고 서운한건 어쩔수 없었습니다. 합격발표이후로 제가 그릇이 작은건지 자꾸 기운이 없어졌습니다.
여자친구 친구들도 위로많이 해줬구요.
저희가 100일이 되기 전 주에 주말에 친한언니,언니 남자친구와 넷이서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며칠 사귀었냐고해서 97일이 됬다고 하니 100일때 뭐하냐고하길래
여자친구는 치어리딩 동아리 공연하는거 영상찍어줘야 한다고 그날 저랑 못 만날것 같다고 했습니다.
저도 이전에 알고있었고요. 근데 섭섭한 마음을 말로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행사인줄 알았으니까요.
동아리 후배들 공연하는거 개인카메라로 찍어주는 거라길래 솔직히 너무 실망했습니다.
근데 애초에 저를 부르면 공연촬영하는 것 때매 못챙겨줄것같아서 일부러 만나자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친한언니가 여자친구를 타박했습니다. "니 남자친구는 니 하나만 보고 니보러가는데, 너무한다 같이 봐도 되는거잖아."
이러길래, 솔직히 감정이 조금 끓어올라서 이참에 섭섭한걸 다 말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엔 100일날 같이 공연보기로하고, 그날 만나서 공연을 보고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심지어 밥도 같이 안먹고
그저 집에가다가 제가 "100일도 별 거 없네 ..." 라고 하니 여자친구가 "미안해, 토요일날 우리 재밌게 놀자!!"라고 했습니다. 섭섭하지만 이해하고 그날을 기다렸습니다. 그 이후로 밑에 글에서 이어집니다.
여자친구는 과제가 많은 주에 저는 공대다 보니 필기과제보다 실습평가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아서 학교에서 연습하는 시간이 더많고,
여자친구는 문과다 보니 이것저것 조별과제에 필기과제가 많다보니 그 주에는 만나서 공부나 과제를 많이 했습니다.
저는 얼굴이라도 볼 수 있기에, 너무 좋았습니다. 그 친구가 제 옆에 있는게 좋았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과제가 많아서 여자친구가 약속을 수,목요일 이틀연속 뺀지를 놨습니다. 괜찮았습니다.
토요일날 만나서 재밌게 놀기로 했었으니까요.
금요일날 볼까했는데, 그 날은 집에 일찍가서 쉬고싶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금요일날 카톡중 저한테 미안하다며 내일(토요일)에 만나서 밥먹고 반지만들고 과제해야할것 같다고...
아,... 그래? 음... 그럴수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바쁘니까요.
근데, 금요일 카톡하던 그 밤에 집에가서 쉴줄 알았던 여자친구가 친구들이랑 쇼핑하고 11시 넘어서 집에 다왔다고
얘기했습니다. 솔직히 이때 좀 폭발했습니다.
욕도 못하고, 화도 잘 못내는 저이기에 손이 부들부들 떨려서 카톡을 읽고 씹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 잘못인가요... 제 그릇이 작았던 걸까요 이해해주고 한번만 더 생각해보고 그래 과제하면서 내옆에라도 있어줘 라고 말해줄껄
과제한다며 이틀연속 약속취소하고 심지어 쉬고싶다는 날마저 친구들만나서 쇼핑하며 집에가는길에 겨우 연락되서
내일 과제해야할꺼 같다며 미안하다길래 너무 화가났습니다.
이부분 제가 화나서 카톡씹은게 잘못된 부분이면 지적해주세요... 피드백이 있어야 발전하니까요.
다음날에 만나서 밥먹으면서 여자친구가 화를 내더군요. 왜 읽씹하냐고 그거에 너무 화났다고.
그 당시에는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 과제하는거 이해한다. 그거때매 약속취소한것도 이해한다.
토요일날 만나서 너 과제하는동안 얼굴이라도 난 보면 된다. 못놀아서 화가난게 아니다.
그저 금요일날은 나를 보지 않고 집에서 쉬고싶다는 애가 과제해야할시간은 내 시간으로 미뤄놓고, 쇼핑하고 11시넘어서 대답도 뜨믐뜨믐 미안하다며 그렇게 보낸 톡 받은 내가 너무 비참해져서 화가난거다" 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랬더니 대뜸," 일요일날 놀면되지! "이러는 겁니다.
분명 일요일은 자기가 쉬고싶다해서 제가 그날만큼은 아무생각없이 제가 할거하고 살려고 했습니다.
근데 아무 앞뒤말도 없이 일요일날 만나서 놀면 되지 라길래... 할 말이 없었습니다.
애초에 약속잡을 시도도 안하려고 했던 날인데, 자기가 그날에 대한 선을 그어놓고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밥먹고나와서 먼저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헤어지기 2주일전, 떡볶이를 먹고 제가 공원가서 얘기를 하자고 했습니다. 싫어하는게 보였습니다.
또 진지충인 제가 어떤 무거운 분위기를 가져올지 몰랐거든요.
벤치에 앉아서 어깨에 제가 기대며 홍콩에 가지말라고 했습니다. 가지말라고는 처음해본 말이였습니다.
본심은 아니지만 잘 갔다와라고 항상 말해줬는데,..
근데 주위에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봐요. 대뜸 한숨쉬며 저보고 그럼 반년동안 잠시 연락하지말고 헤어져있자길래.
제가 어이가 없어서 눈물이 났습니다. 제가 딴 여자를 만나고 있어도 아무렇지도 않았나봐요.
자존감 많이 박탈당했습니다. 자기는 노력하는데 제가 몰라줘서 표현을 더해달라해서 시간을 더 내달라해서 힘들었나봐요.
연락도 미지근해지고 하길래...
결국, 제가 바뀌기로 했습니다.
내가 바뀔게, 니 스케쥴 존중해줄게, 니 가치관 존중할게, 친구만나고 뭘하던 내가 기다릴게
홍콩 반년도 내가 보고싶다 말안하고 너 귀찮게 안하고 기다릴게, 대뜸 말하니 다시한번 잘 될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종강이되는날(홍콩 인턴가기 5일전) 기분좋게 만나러 갔는데, 카페에서 헤어지자는 늬앙스로 말을 하더군요.
자기 마음이 저를 좋아하는지 어떤지 모르겠다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눈앞이 깜깜해졌지만,
"난 니가 좋아, 홍콩가서 못보더라도 난 기다릴꺼고 6개월이될뜬 1년이 됬든 기다릴게,
선택은 니가하는거야 헤어지고말고는,.. 근데 그 선택에 절대 후회는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해주고 헤어졌습니다.
가기전까지 시간을 좀 줘야할거 같아서 이틀뒤까지는 연락해준다더군요.
이틀이 다되도록 이틀째 밤까지 연락이 없었습니다.
제가 마음은 좀 정해졌냐고 물었더니, 미안해서 연락못하고 있었다네요. 헤어지자 말하는게 너무미안해서.
차마 얼굴 못볼거 같다길래, 얼굴이라도 보고헤어지려고
그날 같이 밥먹기로 했던 형들한테 다모인 상태에서
양해구하고 택시타고 바로 집가서 만났습니다.
울면서 말하더군요.미안해 미안해 ...
전 안울려고 했는데, 목이 메였어요.
시간이 좀 흐르고, 친구로지내고 싶은 감정이 더 컸다는 말에,
언젠가 친구로 지내도 되냐는 말에
다신 연락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친구로 못지내고 더이상 봐도 힘들다며
헤어지고도 헤어지자고 하기전에 선물을 주기로했던게 있어서 주고왔습니다.
항상 느끼던 감정은 같이 있는데 외로웠습니다. 분명 사귀고 있는데 외로웠습니다.
집 주변에 강이 흐르는데, 그 강가서 그렇게 울었습니다.
꿈에서 자꾸 나와서 아침에 눈만뜨면 방문잠구고 베게에 입쳐박고 그렇게 울었습니다.
한달이 오늘부로 딱지났네요. 덤덤한 듯 싶다가도 보고싶네요.
함께였던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데, 많은 걸 남기고 갔네요.
좋았던 기억이 많았다고 느꼈는데 말이에요.
두서없이 그저 속에있는 마음 풀어내서 쓴거라 보기 불편하시고 너무 길었죠.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