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할데가 없어 쓰는 넋두리...

몇일 전 여친에게서 시간을 갖자는 얘기를 듣고 이별통보를 받았습니다

사실 처음 소개팅으로 만났을 땐 그리 끌리진 않았는데 11.11 빼빼로 데이날 나를 위해 빼빼로를 사온 모습을 보고 마음이 많이 갔어. 그리고 다음 만남에 고백했지.

꽃을 받고 좋아하는 너의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더라 ㅎㅎ

사귀면서 나를 만나기 위해 집 앞까지 찾아오고 시간, 비용 투자하는 것을 아끼지 않는 너의 모습을 보니 날 정말 좋아해주는구나 하고 느꼈어. 근데 이게 나의 자만이 되었나봐.

나도 모르게 갑의 위치에서 널 만나려 했나봐. 시간이 지나면서 몇 가지 마음에 안드는 언행을 보며 거칠게 따지며 스스로 너의 잘못이라며 시인하게 만들었지.

이게 나는 우리가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착각했어. 너를 알게되긴 했지만 너를 이해하고 있지 않았고 이해하려하지않았어. 그저 나의 기준에 맞추려고만 했지.

풀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마 너는 지쳐가고 있었나봐... 왜 나는 알지 못했을까? 너가 날 더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외면했던걸까... ?

너를 이해하지 않고 나에게 맞추려고 하다보니 나는 점점 쌓여갔고 결국 마지막 통화에선 잔뜩 날이서서 너에게 모진말을 쏟아냈다. 이유도 모른체 잘못된거냐고 되묻는 너의 말에 나는 더 화를 냈지.

이때까지도 나는 내가 갑인줄 알았어. 만나서 얘기좀 하자는 나의 말에 너는 망설였지. 이때부터 뭔가 잘못되고 있음을 느꼈다. 너가 다른 마음을 먹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말이야.

아니나 다를까 너는 시간을 갖자는 얘기를 했고 처음엔 실감을 못했어. 이후 내 전화도 받지않고 연락에 응답이 없었지. 이때부터 나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통화에서 들었던 힘없고 기죽은 너의 목소리를 떠올리니 나도 모르게 자꾸 눈물이 나오더라. 그게 미안함 때문인지 이별에 대한 불안함 때문인지...아마 둘 다였나봐 ㅎㅎ...

뒤늦게 정신이 번쩍 들어 너를 붙잡아 보려 애썻지만 이미 너는 정리한거 같더라. 사실 집에라도 찾아갈까. 편지라도 써서보내볼까. 한 번만 만나달라고 애원해볼까... 수도 없이 많은 생각을 했지만 얼마 있지도 않는 추억과 정마저 퇴색될까봐이내 나도 너에 대한 마음을 접으려 해.

나 사실 사귈때까지만 해도 내가 이렇게까지 흔들릴지 몰랐어. 그냥... 특별한거 없이 좋으니까, 잘해주니까, 만나는 그런사이? 아마 계속 만나면 결혼할수도..? 이렇게 막연하게 생각했었어.

근데 너는 나한테 너무 크고 특별한 사람이었어. 매일 매일하던, 때론 귀찮게 느껴졌던 너와의 연락이 없어지니 너무도 허전하고 일상이 재미가없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게 너무 내 얘기 같네 ㅎㅎ 그땐 내가 왜 그렇게 얘기했을까? 너무도 나 스스로가 원망스럽고 싫다. 표현이 너무 서투르고 감정적이었다. 지금이라도 너만 허락한다면 달려가서 안고 싶지만 이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

나는 너에게 받기만 한거 같아. 처음엔 나를 기쁘게 하고 이후엔 사랑을 주고 마지막엔 소중함을 느끼게 하고...

xx야...!

못나고 멍청하고 속좁은 나를 만나면서 고생 많았다. 마음속으로 너를 응원할게 고맙고 사랑했다.

머리속에 맴도는 생각을 편지로 써봤습니다. 헤어지고나서 무슨 소용인가 싶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조금은 진정될거 같네요.

나이도 이제 30초반인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지금도 눈물이 핑 도네요

사귈땐 정말 몰랐는데 헤어지니 뼈저리게 소중함을 느끼네요.

이번에 헤어진 친구... 정말 잡고 싶어 매달려 봤지만 단호한 모습에 저도 마음 접었습니다. 그게 예의인거 같네요. 근데차마 번호까지는 아직 지우지 못하겠네요 ㅎㅎ

아마도 누군가 왜 헤어졌냐고 물어보면 여느때와 같이 그냥 헤어졌다고 하겠죠.

그 친구에게 전해지지 않을 글이지만 저를 위해 남겨봅니다. 긴 글 읽어주신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