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생이 올해 몇이던가요? 나이조차 잊고 조낸 달려온 결혼 21년차 흔한 대한민국 가장입니다.
마을버스에서 눈 맞아 결혼한 지 21년차, 애들은 재수생하나 고1하나, 그리고 와이프는 10년 연상.
각설하고, 휴무일인 오늘도 집에 못들어가고 있습니다. 와이프가, 제가 쉬는날만 되면 그 전날부터 갑자기 기분이 안좋아진다네요. ㅈㅏ신은 365일 똑같은 일상 반복인데(전업주부입니다) 저 쉬는 꼴을 못보겠다는 것 같습니다.
특이한 취미생활로 집안을 등한시한것도 아니고, 쉬는날이면 평상시같이 기상해서 세 끼중 한두끼 정도는 직접차리고(요리 좋아합니다)설거지는 세 번 다 하고.. ㅇㅏ, 청소도 어지간하면 제가하고, 빨래만 못했네요.
직업상 스트레스 많이 받는 일인데, 집에서 쉬거나 좋아하는 자전거타거나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런걸 고사하고 휴일에 집에 있으면 맘편하게 하질 않네요. 잔잔바리로 시작하는 신경질, 말 건네기 힘든 쌩깜..
솔직히 돈버는건 아주 베스트는 아니고 두 아들 건사하고 ㄱ빚 안지고 살 정도까지 입니다. 휴일 시간가는거 아까워서 일부러 부지런떨긴 했지만, 맘편히 침대에 누워있는건 상상도 못할 일이고요. 주말 오전 점심 전까지 앉아있지 못합니다. 눈총 따갑고 불편해서요. 뭐라도 찾아서라도 집안일 만들어서라도 했습니다.
오늘도, 아니 어제부터 심기불편해하고 대놓고 짜증내길래 아침에 확 뒤엎고 그냥 출근했습니다. 아마 돌아오는주에도 출근하는게 맘편할거 같네요. 그런다고 카톡으로 말도 했고…
이런 일이 상당히 자주 반복되고 있습니다. 어디어디 가자, 영화보러가자, 백화점에 뭐 사러가자 해도 일단 짜증부터내고 혼자 나가라는 식인데, 말하자면 대안 대책없는 일방적 짜증입니다. 내가 뭘 어떻게 하면 되겠어? 하는 질문에는 답 없이 니가 알아서 기어!라는 뉘앙스가 피곤하네요.
이혼 심각하게 고려중입니다. 배려, 역지사지 다 떠나서.. 정신과 약 복용 준비중입니다. 원래 먹다가 중단했는데 다시 병원가려고요. 안그러면 직장이고 다 때려치고 일 치룰 것 같습니다.
집안일 하고 가족 건사하는일이 작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돈벌어 가족 부양하는 가장일이 하찮은건 아니지않나요? 그걸 막 티내는것도 아니고, 집안일 틈만나면 평균 이상으로 도왔고…
네, 하소연입니다. 중립기어 박으셔도 지당하고 저를 나무라셔도 불만 없습니다. 다만… ㅅ하소연조차 할 데 없는 지금의 제 처지가 참 그렇네요.
차라리 댓글로나마 제가 욕을 먹으면 오히려 편해질 것 같아서., ㅇㅣ리 뻘소리 늘어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