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가기전에는 보이지도 않던... (하긴 신경 쓰지도 않았지만...)
수많은 군바리들...
입대하고 난 뒤에 왜 그리 마니 보이는지...
특히 휴가때.
세상과 100일동안 단절된 채
첨으로 깊은 좌절, 모멸, 고통들을 맛보며
화장실에서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이 날만을 기다리며 날 지탱해준...
백일 휴가!!!
세상이 다 내것 같은 기분으로 나왔건만...
왜 그리 짝대기 하나가 초라해 보이던지
그리고 왜 그리 일병들은 마니 보이던지...
5일만에 들어가는 나와 달리
앞으로도 5일이상 남은 일병들이 너무도 부러웠습니다.
슬슬 군생활 적응해 가며
실세들에게 적당히 애교 좀 부리고
고참 눈 피해 이등병들 조금씩 갈궈대면서도
이등병 제대로 못하면 그들보다
더 맞고 더 욕먹고
그래서 횟수는 줄었지만 더 많이 울었던
일병시절의 정기 휴가...
14박15일이라는 (반달이나 되는...)
기나긴 휴가에 입은 귀에 걸릴만큼 걸렸다.
밖에 나와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100일휴가때 그렇게 보이던 일병은 어디가고
신기하게도 이번엔 왜 그리 상병이 많이 보이던지...
ㅠㅠ 아직도 일병은 너무 가벼워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15일간의 휴가후에 복귀는 정말 괴로움.
15일 놀고 와서 적응 못해
고참들에게 적응 못한다며 1달을 갈굼당했음.
저는 1999년9월~ 2001년11월까지 복무했었습니다.
제가 복무할때가 가장 안 좋은 시기였죠.
부대마다 시기가 좀 다르기는 했지만...
상병달고 이제 좀 기 좀 펴고 살겠다 했더니...
이게 웬일.. 근처부대들에서 구타사고 얘기가 나돌더니...
우리부대에서도 개념없는 이등병 쓰레기(이런 표현은 안되냐?)들이
소원수리를 긁어대서 부대가 엎어져 버렸다.
그뒤 사단에서 공문 내려오고...
구타 및 가혹행위 근절에 대한 사항들이 올라왔다.
ㅜㅜ 이등병, 일병때
맞을거 다 맞고, 욕 먹을거 다 먹고, 그러고 살면서
이제 살만해졌다 했더니...
밑에 애들 무서워서 뭘할수가 없더군여.
개념없는 새끼들, 소원수리로 고참 영창보내고도
떳떳하게 생활하는 무서운 이등별들... (별중에 가장 무섭다는...)
그러다 맞은 상병휴가...
이제 어깨 좀 펴고 다닐만 했건만...
그 많던 상병은 보이지도 않고
또 왜 그리 눈에는 병장들만 보이는지...
병장들을 보면 내가 제대할 날들은
아직도 눈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꽉 채운 짝대기 네개...
어깨는 무겁기만 하고, 머리는 또 그렇게 무거울수가 없으니...
24시간중에 18시간을 잔다는...
아마 남자의 일생중에서 가장 마니 자는 기간일것이다.
이미 사병식은 입을 떠난지 오래요.
주식은 P.X. 에 있는 냉동식품으로
닭강정, 너비아니, 꽁꽁짜장, 만두씨리즈, 소세지 등등
어쩌다 밥먹으러 갈때는
최소한 참치나 볶음고추장 없으면 먹지도 않소.
제대가 100일미만 남으면 시간은
1시간이 한달이요, 하루가 1년이라
뭘로 시간 때울까 생각만 하고 지내니
말 그대로 생지옥이었다.
그러다 맞이 하는 병장정기휴가...
간만에 콧구멍에 사제바람 들어가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병장계급이 어깨에 달리니 저절로 으쓱했으나...
이건 또 웬일...
휴가때마다 보이던 일병,상병,병장은 어디 가고
깨구리들만 뛰어 다니는 구나...
그 순간의 허탈감이란...
제 아무리 병장이 최고계급이건만 깨구리 앞에서는
말 그대로 하늘 아래 뫼이로다.
그렇게 2년2개월의 군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나온 지금...
이젠 길가다가 군복을 보면
지겹디 지겨웠던 그 시절이 왜 그리 그리운지...
가끔 정말 가끔은 그때로 돌아가고 싶단 생각도 든다.
특히 요즘처럼 먹고 살기 힘든때에 말이다.
20대 후반 30대 초반인 분들은 다 그런생각 한번 해 보지 않으셨는지...
비가 많이 오는 지금...
비 때문에 짜증이 마니 나지만
순간 비 오기만 기다리던 군시절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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