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장과 동갑인 현역병친구 [PART-2]

오스틴포에버 작성일 06.08.03 08:4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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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 했는데 쪽지가 왔길래 깜짝 놀라서 열어보니

군밤님께서 보너스 포인트를 쏴주셨네요. 완전 감사드립니다~ (_ _)



친구녀석이 유격간다는 전화 받고 하도 답답해서

넋두리 비슷하게 올린 글인데 많은분들께서 읽어주시고

답글 달아주셔서 그 친구에게 들은 군생활 이야기를

하나 더 올려보려고 합니다.



저번 글에 잠깐 말씀드렸지만 제 친구는 외국국적을 가지고 있었는데

포기하고 29의 나이에 입대를 하였습니다.

외국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한살이라도 어릴때 다녀와야 한다면서

귀국하고 바로 신청해서 5개월만에 입대하게 되었죠.



같이 입대한 대부분의 입영장정들에 비해 나이도 많고 사연도 특이한

케이스라 훈련소에 있을때 여러가지로 관심을 많이 받았다고 하더군요.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선택으로 입대한것을 대부분은

높게 평가하면서 조교들이랑 동기들이 형,형 하면서 잘 챙겨줬다고 하더군요.



주변사람들의 눈을 의식해서 하나를 하더라도 더 잘하려고 노력했던

제 친구는 훈련소성적 우수로 대대장 표창을 받았답니다.

(100일 휴가 나올때 표창때문에 6박 7일이라고 자랑을 해대더군요... ㅋ)




제 친구놈은 역시 군대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답니다.

좀 늦게 오긴 했지만 동생들하고 함께 어울려서 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고

어린 고참들한테도 내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렇게 하면 주변에서도

다 알아주니까 좋게 봐줄꺼라고 생각하면서

'이런 소중한 경험들을 군대라는 곳이 아니면 어디서 겪을 수 있단말인가?!'

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자대배치를 받고 강원도 화천으로 향했답니다.



근데, 글의 제목에도 밝혔듯이 자대배치를 받은 곳의

중대장이 일단 제 친구와 동갑입니다... -_-;;

자대배치 받고 중대장하고 면담하는데 중대장도 약간 어려워 하더랍니다.

한국사회가 또 몇다리 걸치면 다 아는 사람이지 않습니까??

어릴적 살던 동네랑 중,고등학교 이야기 하다보니 서로의 관계가

'친구의 친구'정도가 되더랍니다.....



중대를 지휘하는 중대장의 입장에서 이제 막 자대에 전입한 신병이

자신과 나이가 같고 어찌어찌해서 인연이 있는 사람이라고 편애할 수 는

없는 노릇이긴 한데, 그렇다고 다른 신병들처럼 똑같이 대하자니

나중에 제대하고 사회나가서 만날일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서운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고.... 난감한 입장이었나 봅니다.




친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지금 중대장이 동화책에 나오는 '키다리 아저씨'처럼

하고 다닌답니다. ㅋㅋㅋㅋ




친구가 야간 근무가 있는 날이면 항상 중대장이 일직사령근무를 하면서

근무마치고 올때쯤 꼭 라면을 먹고 있다가 같이 먹자고 하고,

수해복구작업 나갈때는 항상 친구있는 구역에서 같이 일하면서 쉬는 시간마다

아이스크림을 사준다더군요.

다음주에 있는 유격도 같이 가는데 자기랑 체형이 비슷해서 맞을꺼라면서

나름대로 A급인 CS복하고 간부용 전투화를 전해줬답니다.

다른 병사들 앞에서는 말도 잘 안걸고 잘 쳐다보지 않는데

친구가 혼자 있으면 와서 이것저것 말붙이고 다른병사들 눈 피해서 관물대에

핸드크림 하나라도 넣어줄려고 한다더군요. ㅋㅋㅋㅋ



물론 제 친구가 열심히 하기 때문에 그렇겠지만,

나름대로 늦은 나이에 군생활을 하는 것이 어떤 경우에서는 좋은 점도

있는 것 같아서 친구된 입장에선 참 다행스럽습니다...

(하지만~ 전 다시 가라면 역시나 한살이라도 어릴때 간다는거~~ㅋㅋ)




뭐 군생활이라는게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으니 이런저런 이야기는

만나서 소주한잔 하면서 들어봐야 겠지만 가끔 통화할때면 걱정했던것 보단

훨씬 더 사람들하고 잘 어울려서 생활하고 있는 것 같아 한결 마음이 놓입니다.

휴가때 또 재밌는 이야기 들으면 와서 글 남기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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