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말부터 구소련 해군 총사령부는 미 해군의 대규모 항공모함 기동부대에 대항하기 위한 대형항모 전력의 확보의 필요성을 느끼고, 1973년부터 Orel(독수리)급 원자력 항공모함 계획을 추진합니다. 그 규모는 만재배수량 85,000t으로 정도로 거대했으며 당시 미 해군의 주력 항공모함이었던 Forrestal급과 Kitty Hawk급에 비해 뒤지지 않는, 아니 원자력 추진이라는 점으로 인해 더 많은 장점을 지녀 구소련 해군으로서는 상당히 야심찬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이전의 그 어떤 구소련 해군의 함정들보다도 훨씬 많은 예산이 요구되어 곧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아시다시피 미국에서도 초창기 원자력 항공모함에 대한 시선이 그다지 곱지만은 않았죠.) 자연히 당시 구소련 해군 발전권을 빼앗아 가지고 있던 구소련군 총참모부의 반발을 사게 됩니다. 당시 소련군 총참모부는 수상함은 오로지 보조전력에 불과하고 주전력은 잠수함과 핵병기다라는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수상함 건조에는 비교적 인색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당시 소련 국방상이었던 Andrei Grechko 육군 원수가 이 계획의 강력한 지지자였던 까닭에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그나마 진행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얼마 가지 않아 새로이 국방상에 임명된 Dmitriy Ustinov 육군 원수의 결정에 의해 1976년 최종적으로 취소되어 버립니다.
그 이후 구소련 해군 총사령부는 계획을 축소, 변경한 Sovietski Soyuz급 원자력 항공모함을 제안합니다. 크기는 만재배수량은 68,000t 정도로 감소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계획조차도 총참모부의 반발과 더불어 일부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본격적인 계획시작을 질질 끌던 중 1983년 최종 취소됩니다.
그동안 구소련 해군은 Moskva급과 Kiev급같은 항공순양함들을 건조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Ustinov의 뒤를 이어 1984년 국방상에 임명된 Sergei Sokolov 육군 원수는 동해 실시된 구소련 해군의 대규모 기동훈련을 참관하면서 해군의 항공전력의 증강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고 이에 따라 다시금 구소련 해군의 항공모함 계획이 탄력을 받게 됩니다.
이에 따라 그것의 신호탄이 바로 Admiral Kuznetsov급 재래식 항공모함 4척 건조계획이었으며, 이의 뒤를 이어 Ul'yanovsk급 원자력 항공모함 2척의 건조계획이 수립되게 됩니다. 처음에는 함명이 Kremlin이었지만, 이후 Ul'yanovsk로 네임쉽이 확정됩니다.
전체적으로 Ul'yanovsk급은 Kuznetsov급의 확대 개량형으로서 원자력 추진을 부여한 형태로, 기존의 Orel급과 Sovietski Soyuz급이 캐터펄트 이함방식이었던 것에 반해 독특하게 스키점프대와 캐터펄트를 모두 운용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 점은 아무래도 지금까지도 의문시되는 캐터펄트에 대한 기술적인 문제가 한 몫 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다만 건조 당시에도 캐터펄트에 대한 개발이 계속 진행중에 있었던 상황이어서 실 취역시에는 캐터펄트의 장착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었을 것입니다.)
Nevskoye Planning and Design Bureau에서 1984년부터 설계를 진행했으며 1988년에 우크라이나에 있는 Nikolayev South 조선소에서 건조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구소련 경제상황의 악화로 인해 이 야심찬 프로젝트도 칼을 맞게 되었으며, 결국 1991년 11월 1일 40%의 공정을 보인 상태에서 건조계획이 최종 취소되어 버립니다.
어떻게 보면 구소련/러시아 해군은 항공모함에 대한 운이 지독하게 없다고 봐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Admiral Kuznetsov급 조차도 1척만 완성되고 2번함 Varyag는 건조공정 70%에서 취소, 2척은 건조도 못해보고 취소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