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렛이 젤좋은줄알았는데 그것보다 더한 괴물총이 존재한다니 놀라울다름 ㅋㅋㅋ
RT-20은 1990년대 중반 크로아티아에서 대물-대장갑 저격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RT-20은 'Rucni Top, 20mm', 즉 'Hand Cannon, 20mm'의 준말로 참 저 총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총은 지금까지 나왔던 대물 저격총 중 가장 강력한 위력을 가진 총으로써 동일구경탄을 사용하는 남아프리카제 NTW-20과 핀란드제 APH-20정도만이 비견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총은 총탄이 아닌 기관포탄을 사용하는데요. 2차대전중 대항공기용으로 제작되어 이름이 널리 알려진 '히스파노 수이자' 20mm 기관포탄(영국의 수호자 스핏파이어에 장착되어 수많은 독일 전투기들을 지상과 도버해협에 처박은 바로 그 기관포탄으로 지금까지도 일부 국가에서 대공기관포에 사용하고 있습니다)을 사용합니다. 히스파노 수이자 탄은 고폭탄과 대장갑탄 두 가지로 구분되며 모두 대물저격 임무에 사용이 가능합니다. 특히 대장갑탄은 보병전투차와 장갑차의 장갑까지도 관통이 가능하죠(물론 전부는 아니지만).
히스파노 수이자 탄과 일반 .50BMG(바렛이나 M2HB 등에 사용)크기비교.
"바렛과는 다르다, 바렛과는!(모 리얼로봇 애니 참고)"
대장갑탄은 20x110mm탄으로 뛰어난 관통력을 자랑하지만 대신 반동도 장난이 아닙니다. 2,000그레인(Grain), 즉 130g이나 되는 탄자를 총구초속 850m로 쏘아내기 때문에(일반적인 소총탄약의 탄자 무게가 10g이 되지 않는다는 걸 생각해 보세요)이 RT-20의 반동은 12.7mm .50BMG를 사용하는 10kg대의 라이플(가령 M95 바렛 등이라던가)의 4배의 반동이 발생합니다.
이 반동을 억제하면서 좀 더 사용하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 크로아티아는 독특한 반동흡수 메커니즘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것이 저 위의 사진에 나온 반응식 충격흡수 튜브입니다. 일단 탄환이 발사되면 고압의 발사가스가 생성되고, 그 가스는 총열 중간쯤에 뚫린 구멍을 통해 튜브의 전면부로 흘러들어갑니다. 이 튜브는 발사가스의 방향을 뒤쪽으로 바꾸어 충격을 흡수하게 됩니다. 총 주제에 무려 후폭풍씩이나 있는 겁니다! 한때 대전차무기로 인기 절정이던 무반동포의 원리와 같다고 할 수 있죠.
이것으로 반동흡수는 그런대로 만족~! 이지만... 대신 몇가지 단점이 생겼습니다. 첫째로, 기존의 총에는 있지도 않았던 후폭풍 따위가 생겨버려서 저격수가 특별히 후폭풍을 피하는 데에 익숙해져야만 했던 겁니다. 둘째로는, 후폭풍 때문에 좁은 건물 안에서 발사했다가는 RPG-7과 비슷한 결과(정도는 좀 약해도)가 생기게 되었습니다(잘못하면 따끈따끈한 스나이퍼 구이?). 셋째로, 무반동포의 결점을 이어받아 적에게 발사위치가 극명하게 노출되기에 저격수의 은밀성이 대폭 하락되어버렸단 거죠.
뭐... 이쪽저쪽 복잡하긴 하지만, 사실 반동흡수구조를 제외하면 이 총의 다른 구조는 단순합니다. 회전식 볼트는 세개의 커다란 돌기로 총열을 고정하는 구조고, 단발 사용인지라 탄창 따위도 없습니다. 그래서 장전부는 가장 뒤쪽, 어깨받이와 손잡이는 앞쪽이 되어 어쩌다보니 불펍소총이 되어버렸죠. 그리고 근거리 사격할 일이 전혀 없기 때문에 가늠자와 가늠쇠따위도 없고 그냥 고정식 대형 스코프가 총열 왼쪽에 붙어있을 뿐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