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장떼고 전투식사중인 필리핀 군인들!!! ㅡㅅㅡ

똥꼬X 작성일 07.09.01 11: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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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군대가 자랑하는 전통 ‘짬밥’이 있다. 이른바 ‘부들 파이트’(boodle fight). ‘부들’이 따갈로그(표준 필리핀어)로 ‘먹을거리’니까, 우리말로 옮기면 ‘먹을거리 전투’쯤 된다. 이달 초 취재차 필리핀 민다나오섬 카가얀 데 오로에 있는 필리핀 육군 라이트 아모르 여단에 들렀을 때 우연히 이 ‘전투’를 경험했다.

경비행기 들어와 ‘고사’ 뒤 뒷풀이로

5월3일 이 여단에 정찰용 경비행기가 한 대 추가로 들어왔다. 라이트 아모르 여단은 기존에 1대의 경비행기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번에 새로이 한 대를 추가한 것이다. 이 비행기는 공장에서 바로 제작되어 배치된 전투용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쓰이던 비행기가 페인트칠만 새로 한 ‘중고품’이었다. 수천개의 섬들로 이뤄진 나라이니만큼, 경비행기는 군 지휘부의 비상이동 수단으로 요긴하다.

한국에서 새 건물을 짓거나 차량을 구입해 본격 사용에 앞서 맨 먼저 하는 일은 천지신명에게 ‘가호’를 부탁하는 ‘고사’다.

아시아 유일의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서도 이와 유사한 의식이 있다. 필리핀 군대는 가톨릭 군대답게 미사를 드리고, 성수를 기체에 뿌리며 군인들이 기도를 올렸다.

그릇도 수저도 없이 먹자 신호 따라 눈 깜짝할 새

뒤이어 한바탕 ‘전투’가 벌어졌다. 마당 한켠의 식탁 위에는 넓적한 바나나 잎에 음식이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 쌀밥과 국수, 양배추·당근 볶음, 생선구이, 닭고기 조림, 돼지고기 구이, 생선젖갈 등이 한 데 섞여 있었다. 그릇도 없고 수저도 없다.

여단장인 사가니 씨 칵후엘라 장군(소장)이 “먹자”는 얘기를 툭 던지자, ‘부들 파이트’가 시작됐다. 식탁 주위에 둘러 선 군인 30여명이 서로를 밀어내면서 빠른 속도로 먹었다. 먹을 것 앞에서 체면이나 계급은 없었다. 2성장군도, 일등병도 손으로 음식을 입으로 가져다가 집어넣기 바빴다. 그야말로 ‘계급장 떼고’ 전투적으로 먹어치웠다. 눈깜짝 할 사이에 산더미처럼 쌓였던 음식이 바닥났다. 참석자 수에 견줘 음식량이 턱없이 부족했다. 다만, 장군이 참석하는 특별행사라서 그런지 음식맛은 꽤 훌륭했다. ‘전통’에서 약간 벗어나 음료가 준비됐다.

실전 대비 훈련이 전통으로…최근엔 특식
칵후엘라 장군은 “실전이 벌어졌을 때 그릇이나 수저 등 도구가 없이도 빠른 시간 안에 식사를 해결하려고 이런 방식으로 밥을 먹는 훈련을 하던 것이 전통으로 굳었다”며 “최근에는 군대에서 특별한 행사가 있으면 특식으로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들 파이트’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우선, 도구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른손만 써서 먹어야 한다. 둘째, 식사를 가장 짧은 시간에 끝낸다. 셋째, 계급을 의식하지 않고 양보없이 양껏 먹는다.

음식량은 약간 모자라게…전우애는 덤

비록 실전은 아니지만, ‘특식’으로 먹을 때조차 음식량을 부족하게 마련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음식이 많으면 여유있게 식사를 하게 될테니 먹을거리를 모자라게 준비해서 서둘러 식사하는 훈련을 시킨다.

빅 제임스 대령은 “장군도 병사들과 함께 경쟁적으로 밥을 먹으며 서로 몸을 부딪히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근한 느낌이 들고, 덤으로 든든한 전우애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눈깜짝할 새’ 식사를 마친 군인들은 바가지로 양동이에 담긴 물을 떠서 서로 손을 씻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세상에 장군이랑 사병이랑 어깨를 부딪혀가며 밥을 먹다니....덜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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