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프러스(키프러스) 경찰

반하지마라 작성일 07.10.23 03: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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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프러스의 역사적 배경

사이프러스는 현재 터키 남쪽 지중해에 위치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이 지역은 원래 과거 오스만 시절에 오스만 투르크의 지배를 받던 지역입니다. 아시다시피 오스만은 과거 이슬람의 패자로 전 중동 지역을 비롯하여 발칸반도를 포함한 동유럽 일대,  모로코 및 튀니지 등의 북아프리카 일대, 파키스탄 인근의 남아시아 일대를 약 400여년 이상 지배했던 대제국입니다.

이러한 대제국을 운영하던 오스만은 1800년대 말 190년대 초에 들어오면서 쇠퇴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이 시기 유럽에서는 종교 개혁과 문예 부흥의 탄력으로 제국주의 형태의 자본주의가 고도화되고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군사, 경제, 문화를 성장시켜 가고 있었고 반면 오스만은 400여년간 유럽과의 전쟁에서 져본 적이 없다는 일종의 자만감에 도취된 채 내부로 부패되고 있었습니다. 물론 1900년대 초에 이러한 내부적 부패를 위해 젊은 세대들이 일어나기도 했고 일정정도 성공하는 듯 보였고, 때마침 세계 제 1차 대전이 발발합니다. 이 시기에 오스만의 술탄은 개혁을 부르짖는 젊은 신 지식인 계층에 의해 입지가 초라해져 가고, 호시탐탐 자신의 기득권을 되찾고 싶어했고 결국 이 기회라고 본 것이 독일의 빌헬름 황제와 손을 잡고 전쟁에 참가, 승전함으로써 국내 반대파들을 잠재우겠다는 복안을 세웁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전쟁은 연합군의 승리로 끝나고 오스만도 패전국의 위치에 이릅니다.

패전국인 오스만에 대해 연합군은 제국의 해체를 종용하게 되고, 민족자결주의 원칙이라는 명목 하에 아랍 민족의 자존심에 부채질을 하여 (사실 오스만은 투르크 계 민족 국가이고, 아랍과는 민족도 다른데 어떻게 하나의 국가일 수 있겠느냐는....) 중동 국가들이 줄줄이 독립하게 됩니다. 또한 오스만 치하에 있던 유고, 보스니아, 그리스 등의 유럽국가들은 당연히 독립을 부르짖게 되었구요.

그러나, 제국주의 사상에 들떠 있던 유럽 국가들은 오스만의 위협이 사라진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야심을 감출 수가 없었고, 결과적으로 유럽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오스만의 지역은 여러 국가의 통치를 받게 됩니다. 시리아, 모로코 등은 프랑스가  이집트, 사이프러스 등은 영국이 지배하는 형태로 말이죠... (세계사 시간에 나오죠? 제국주의 열강의 식민지 쟁탈전...)

 

사이프러스 분쟁의 과정

영국의 지배를 받던 사이프러스는 결국 1960년에 이르러 독립을 선언합니다.

그러나, 사이프러스의 민족 구성은 터키계가 약 30%, 그리스계가 약 70% 정도였던 지라 독립 초기부터 민족 간 대립이 시작되었습니다. 게다가 터키계는 이슬람을, 그리스계는 그리스 정교를 근간으로 하고 있던 지라 종교적인 대립으로도 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이후 UN평화 유지군이 파견되고 사태가 해결되는 듯 했으나, 사이프러스 내부에서 그리스계 군인들에 의한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친그리스 정권이 등장합니다.

이에 사이프러스에 거주하던 터키계 주민들이 터키 정부의 도움을 요청하고 터키는 곧바로 군대를 파견하여 터키계가 거주하는 북쪽 지역을 점령합니다. 이 때부터 사실상 분단이 시작된 사이프러스는 결국 1983년 북쪽 지역의 터키계 주민들이 북사이프러스 공화국을 선포하면 실제로 분단을 맞습니다. (솔직히 북사이프러스 공화국은 국제 사회에서 국가로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유일하게 터키만이 국가로 인정하고 있죠.)

또한 남사이프러스 역시 그리스와 방위 협정을  맺음으로써 그리스가 이 문제에 개입하게 되었고, 이후 이 지역에서는 전쟁 지전의 위기에까지 극한 대립이 이루어집니다. (그리스가 남사이프러스에 전투기를 착륙시키자 터키가 F-16편대를 북사이프러스 지역으로 급파시키는 사건이 있기도 했고....)

 

터키-그리스의 관계

아시다시피 그리스와 터키는 앙숙의 국가입니다. 400년 이상을 지배, 피지배를 경험했고 그리스인들의 마음의 고향인 비잔틴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은 1400년대 초반 오스만에 의해 함락된 이후 이스탄불로 이름이 바뀌어 여전히 터키 제 1의 도시의 지위를 지키고 있고... (우리식으로 말하면, 일제에서 독립은 했는데 수도인 서울만 일본의 영토가 되고 나머지는 다 독립한 게 된 셈...) 감정의 골은 이래저래 깊습니다. 거기에 핵심으로 자극하고 있는 문제가 바로 사이프러스 문제이지요. 단순한 사이프러스 내부 문제가 아니라 그리스와 터키 양국의 대립인 셈입니다.

이러한 대립이 완화된 결정적인 계기가 바로 99년에 일어난 터키 대지진이었습니다. 이 지진의 복구를 위해 그리스 정부가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보장하고 이를 수행하면서 양국간 긴장감은 완화되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자연스레 사이프러스의 군사적 긴장도 완화되었습니다.

 

최근의 상황

그러나, 아직까지 터키는 군대를 철수하지 않고 있으며 사이프러스 남쪽의 정권 역시 여전히 친 그리스 노선을 가진 그리스계 정권입니다. 여전이 남과 북이 대치 중인 것도 사실이구요.

실제 북사이프러스의 공용어는 터키어이며, 화폐 단위는 터키 리라입니다. 터키 화폐가 이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죠. 또한 여권에 북사이프러스에 다녀 왔다는 확인이 있으면 그리스와 남 사이프러스 입국이 거절되는 사유가 됩니다. (그래서 외국인의 경우, 입국 시 별지를 마련해서 거기에 입국 도장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남 사이프러스에 다녀오는 경우 터키와 북 사이프러스에서 입국 거절 사유가 됩니다.

터키와 그리스의 화해 무드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쉽사리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한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종교적, 민족적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최근 결정적인 전환점이 또다시 발생했습니다.

아시다시피 터키는 지속적으로 EU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지난 1월 EU 가입국 정상들은 회의를 통하여 올 10월부터 터키의 EU가입협상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가입도 아닌 이 협상 시작의 조건이 바로 사이프러스 공화국을 국가로 인정하라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터키는 사이프러스 공화국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터키 정부 입장에선 사이프러스에는 사이프러스 공화국이 아니라 남 사이프러스와 북 사이프러스 공화국이 있는 것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사이프러스 공화국은 현재 EU 가입국으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EU의 입장은 같은 연합체 내에서 다른 구성원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그 연합체에 들어 오겠느냐는 거죠.

터키 정부로서는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해 나갈 것인지를 고민 중에 있습니다.

얼핏 보면 쉬운 문제인 것 같지만, 만일 터키가 사이프러스를 공식적으로 국가로 인정하면 사이프러스 공화국 입장에서 보면 괴뢰 정부인 북 사이프러스에 군대를 파견하고 있는 터키 정부는 불법 단체를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죠.

즉 지금은 사이프러스가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북 사이프러스와 상호 수호 조약을 맺고 군대를 파견하는 것이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사이프러스를 국가로 인정한다는 것은 남의 나라에 허락도 없이 군대를 파견한 꼴이 되는 거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올 연말을 지켜 보야 알겠지만, 아마도 터키 정부는 사이프러스를 국가로 인정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단, 그 수준을 총리 명의로 하든지 아니면 총리가 EU에 정식 가입협상 요청을 알리는 서류에 사이프러스의 이름을 넣는 방법 정도의 수준으로 할 것 같습니다. (즉 수신 대상으로 EU국가들의 이름을 적을 때 사이프러스를 넣고, 서신의 마지막에 총리가 서명하면, 결국 간접적으로 사이프러스 공화국의 이름을 터키 정부 입장에서 언급했다는 것만으로 간접 인정을 획득할 수 있다는 거죠.)

터키는 의원 내각제 국가이지만, 대통령이 존재합니다. 외교 문제 등 외치에 대한 조약 및 서명 등에 대한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고 그 외 모든 통치 권한은 총리에게 있습니다. EU가입 문제는 당연히 내각의 수반인 총리의 결정 권한이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외국과의 조약은 대통령의 권한이므로.........

만일 터키가 위에 말씀드린 형식으로 인정을 하게 된다면, 터키도 빠져 나갈 구멍이 생기게 되는 셈이니까요.

결국 터키가 이 문제를 얼마나 슬기롭게 해결하느냐는 2005년 말의 상황들을 두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출처:유용원군사세계,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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