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xx사단에서 간부식당 조리병으로 근무하다가 전역한지 2년째..그냥 한 번 적어봅니다.ㅎ;
조리병.흔히 취사병이라고 하죠.;; 군대 가기 전 요리는 커녕 칼 한 번 안 잡아 본 제가..할 줄 아는 음식이라곤 라면뿐이었던
제가 지금은 손이 보이지 않는 칼질과 다양한 요리를 섭렵했네요.좋은 건지 나쁜 건지..;;
생각해보면 군생활도 나름 파란만장 했네요.원보직은 사령부 주임원사 CP였으나..자대배치후 사수가 병장 말년이라 열심히
인수인계 받던 도중..3일만에 축구하다가 고참 정수리에 헤딩.오른쪽 광대뼈 함몰..-_-; 수통 한 달 신세지고 와보니 사수는
이미 전역.작업병 하던 다른 상병이 CP병으로 보직 변경.. 부대에서도 한참을 고민했다고 하네요.이 녀석을 어디로 보내야 하
나..그러다 마침 간부식당 이등병 십자인대파열로 의가사제대.정말 생각지도 않았던 간부식당취사병이란 보직을 받게 되었
죠.물 줄줄 새는 장화신고 생선 파는 아저씨들이 하는 긴 앞치마 입고 정말 죽어라 뛰어 다녔습니다.막내는 짬치우고 뭐하고
뭐하고 쉴 틈이 없더군요.거기에 제 바로 윗고참이 밥 안 될때부터 소문난 부대 꼴통이라 절 죽어라 갈궈대는 통에 그 자식 전
역하는 순간까지 갈굼당하고..
그래도 전역하고 나니까 이제 추억이 되는 거 같아요.지금은 못 끓이는 국이 없고 못 만드는 반찬이 없을 정도로 요리에 도가
튼..ㅡㅡㅋ 집에서 칼질 한 번 했더니 어머니가 놀라시더군요.군대 가서 남자답게 훈련받고 그럴 줄 알았더니 요리만 배워왔
다고 하시면서..훗~;;
아..간부식당 취사병은 제일 싫은 게 사단회식을 해줘야 한다는 점..특히나 사단장이 회식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삼겹살에 회
에 꽃게에 각종 해물탕에..회식 준비 하는게 제일 싫었던 거 같네요.간부들 술쳐먹고 사단장 옆에 붙어 싸바싸바 해가며 노는
꼬라지란..
어쨌든 지금은 다 추억으로 남아 웃게 되네요.
군대 가면 정말 뭘 시키든 다 하게 됩니다.자신 없어 하지 마시고 무슨 보직이든지 열심히 하세요~~.
PS.요리를 배워오니 여자친구가 맨날 요리해달라고 조르는군요.사랑받는 남편이 될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