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선박 침몰 사건

슈퍼스탈리온 작성일 08.04.13 1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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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gif로 어뢰 세방을 맞는 장면을 재현함.

 


아직 사람들은 사상 최악의 해상 재난 사건은 1912년의 타이타닉 호 침몰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타이타닉 호의 침몰은 세계 5대 해상 재난 사건에도 끼지 못한다.

(당시 타이타닉 호에는 수많은 상류층 인사들이 타고 있었고, 세계 최강국이었던 영국 소유의 선박이었던 관계로 유독 타이타닉만 해상 재난 사건의 대명사로 부각됐다. 결과적으로, 타이타닉의 '명성'에 의해 더 큰 해상 재난 사고들은 역사 속에 묻혀버렸다.)


역사상 최악의 해상 재난 사고는 1945년 2차 대전의 막바지에 있었던, 9000명 이상이 죽은 빌헬름 구스틀로프(wilhelm gustloff) 호 침몰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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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헬름 구스틀로프 호는 독일 나치 정권이 국력을 과시하기 위해 만든 약 2000석 규모의 초호화 관광 여객선이었다. 

빌헬름 구스틀로프는 당시 독일이 건설한 최대 규모의 초호화 관광 여객선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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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헬름 구스틀로프 호의 화려한 실내. 일급 수영장도 있었다

 

1945년 2차 대전의 패색이 짙어지고, 동쪽으로부터 소련군의 진군이 시작되자 폴란드의 독일 점령지였던 동프로이센 주민과 부상병 44만 1000명은 소련군의 학살을 피하기 위해 다급히 배로 탈출해야만 했다.

(당시 독일과 소련은 서로에게 일말의 인간적 감정도 남아있지 않았다. 3년간의 독일군의 침공으로 민간인을 포함한 수백만의 인명이 살육당한 소련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피비린내 나는 복수를 감행하고 있었다. 소련군은 독일 마을을 점령한 뒤 나이와 상관없이 모든 여자들을 겁탈했고 그런 다음 헛간과 집 문에 못박아 죽였다. 남자와 아이들은 몽둥이로 때려 죽이거나 총으로 쏘거나 탱크로 깔아 죽였다.)

독일은 무시무시한 소련군으로부터 민간인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3척의 대형 여객선까지 동원했는데, 가장 첫번째 선박이 바로 빌헬름 구스틀로프 호였다.

1945년 1월 30일. 빌헬름 구스틀로프 호는 동 프로이센의 필라우를 출발, 발트 해를 횡단해 독일의 슈비네뮌데로 도착할 예정이었다.

당시 소련군에 대한 공포에 떨던 독일 시민들과 부상병들이 앞 다투어 이 배로 모여들었고, 최대 정원 2000명보다 5배 이상 많은 1만 582명의 승객들이 선실, 홀, 복도, 갑판, 짐칸에까지 빽빽히 들어찼다. 

이중 8956명은 민간인 피난민들로 대부분 여자와 어린아이들이었고, 나머진 부상당한
병사들과 배의 선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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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승선을 기다리던 민간인들.
성인 남자는 모두 전투병으로 징발돼 여자와 어린이들 밖에 없었다.

 

그러나 복수심에 불타던 소련군은 이들이 독일로 무사귀환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알렉산드르 마리네스코라는 천재적인 소련의 해군 장교는 s-13이라는 잠수함을 끌고 빌헬름 구스틀로프 호를 추격, 세방의 어뢰를 발사해 침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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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1시간 이상 천천히 가라앉았지만, 워낙 과도한 인원이 탑승하고 있었던 까닭에 구조된 인원은 겨우 1239명, 나머지 9343명은 겨울의 차가운 발트 해에 수장되고 말았다. (희생자들 역시 대부분 여자와 어린아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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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명 이상이 수장된 빌헬름 구스틀로프 호의 침몰 모습.
극히 최근에서야 이 엄청난 해상 비극이 세상에 알려질 수있었다

 

독일의 엄청난 해상 재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후 계속된 "발트해 탈출 작전"으로 1945년 2월 10일에는 슈토이벤(steuben) 여객선이 5200여명의 승객을 태우고 발트해를 건너다가 역시 소련 잠수함의 어뢰에 맞아 침몰, 4500명의 희생자를 냈다. 비극적이게도, 슈토이벤을 침몰시킨 잠수함은 빌헬름 구스틀로프 호를 침몰시킨 잠수함과 동일한 것으로, 이 함정의 지휘관인 알렉산드르 마리네스코는 자신의 손으로 총 1만 4000명에 달하는 독일인을 수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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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의 음파 탐지기로 묘사된 슈토이벤 호의 마지막 모습.

 

1945년 4월 16일에는 고야 호가 7000명의 피난민과 부상병을 태우고 가다가 (빌헬름 구스틀로프 호와 거의 같은 경로에서) 또다시 소련 잠수함에 피격돼 침몰된다.

당시 고야 호의 생존자는 183명, 희생자는 6000여 명을 훨씬 웃돌았다. 이는 빌헬름 구스틀로프에 이어 두번째로 거대했던 해상 재난 사고였다. (1990년대 빌헬름 구스틀로프의 희생자 수가 밝혀지기 전까지 고야 호는 사상 최악의 해상 재난 사고로 기록에 남아 있었다.)

3척의 배가 침몰한 장소120806646656980.jpg

 

1945년 이 당시 발트 해를 건너던 3척의 대형 선박의 대참사가 사상 최대의 해상재난 사건으로 공식 기록됐고, 같은 해 두척의 독일 선박이 다시 한번 같은 지역에서 연이어 대형 참사를 기록, 발트 해는 세계 5대 해상 참사 일어난 최악의 재난 장소가 되고 만다. 

발트 해에 침몰한 5척의 선박에 대한 탐사는 최근에야 이뤄지기 시작했는데, 당시 조사원들은 끔찍한 '공동 묘지'로 변한 배의 잔해에 애도의 뜻을 표하기 위해 객실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세계 10대 해상 참사 사고 (사망자 순)

선박 이름 사고년도 국가 사망자 수빌헬름 구스틀로프(wilhem gustloff) 1945 독일 9343고야 (goya) 1945 독일 6,000 이상캡 알코나 (cap arcona) 1945 독일 4,500 이상슈토이벤 (general steuben) 1945 독일 4500티엘벡 (thielbek) 1945 독일 약 2,800우성 (woo*g) 1948 중국 약 2,750도나 패즈 (dona paz) 1987 필리핀 약 2,000타이타닉 (titanic) 1912 영국   1,503루지타니아 (lusitania) 1915 영국   1,198

위 순위는 비교적 최근의 정확한 집계에 의한 것으로, 미국과 영국이 집계한 자국 중심의 해상 재난 기록과는 차이가 있다. (미국은 47명이 사망한 안드레아 도리아 호의 침몰 사건을 10대 해상 참사로 기록한 바 있다.)

위 순위에서 전투용 선박, 전함의 침몰은 모두 제외됐다.

 

 

자료제공 : (주) 천년천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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