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1884년이래 프랑스 식민지였으나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여

괴뢰정부인 비시정부를 수립하자 베트남(인도차이나)의 프랑스 식민 정부는

 비시정권에 충성할 것을 맹세하게된다. 그러다 독일,이탈리아와 삼자동맹을

맺은 일본이 베트남을 야금야금 파먹어들어오자 베트남의 프랑스 식민 정부는

 일본에 협력해주며 권력을 유지했다. 그 후 마침내 유럽에서 프랑스가 해방되자

 일본군은 프랑스 인들을 모두 억류해 버리고 식민 정부를 직접 관장하려했다.

이것은 새로 들어선 프랑스 드골 정부가 연합군 편이되어 버렸으며 드골이

베트남을 계속 식민지로 남겨두려고 식민 정부와 비밀회담을 열었기 때문 이었다.

1941년부터 베트민(월맹)을 조직하여 일본군에 대항하여 게릴라 전을 펼치고 있던

호치민은 일본이 원자폭탄에 두들겨맞고 패망하자 재빨리 북부 하노이로 진주하여

1945년 8월에 모든 정부시설을 접수하고 9월2일을 베트남 독립기념일로 선포하게된다.

그러나 국제정세는 베트남 민주공화국(DRVN)으로서 독립을 원했던 호치민의

생각대로 움직여주지는 않았다.  그 어느나라도 자신들의 정부를 공식으로 인정해

주지를 않았던 것이다.

호치민과 보구엔 지압장군

옛 영광을 되찾고자 프랑스가 다시 자신들의 식민지로서 베트남을 통치하려들자

영국이 이에 찬성하고 나섰다. 영국 수상 처칠 자신도 전후 대영제국의 식민지를

그대로 유지하려했기 때문에 프랑스의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식민통치 유지를

강력 지원했던 것이다. 만약 베트남이 프랑스로부터 독립하면 영국 식민통치하의

나라들도 독립을 주장할까 우려했던 때문 이었다. 그리하여 전승국인 미국, 소련,

영국등은 프랑스의 식민통치를 승인하지는 않았지만 그냥 눈감아 주기로 합의 하였다.

그리고 베트남을 접수할 능력이 없었던 프랑스대신 영국군이 베트남의 16도선 이하

남쪽을 접수하여 나중에 프랑스에 넘겨주기로했고, 북쪽은 중국 국민당 군대가

접수하기로 합의 하였는데 이때문에 곧바로 북쪽은 중국군의 무자비한 약탈에

시달리게 되었다.

독일이 패전하여 해방된 프랑스 군이 다시 인도차이나로 들어왔다

1945년 9월 영국은 억류되어있던 일본군과 프랑스 식민 정부 세력들을 무장시켜

사이공의 주요 공관들을 접수하도록했고, 베트남민중은 봉기를 일으켜 150명의

프랑스 민간인을 살해했다. 그러나 봉기는 진압되었고 프랑스 군대가 베트남

남부지역을 서서히 장악해 들어갔다. 역사적으로 무려 일천년 가량이나  중국의

영향력아래에 눌려있었던 아픔이있는 베트남이었기에 호치민은 중국군을

몰아내기위하여 베트남 북부에 15000명 가량의 프랑스 군 주둔을 용인하는 대신

20만명의 중국군을 철수시키는 협상에 동의했다. 그리하여 1946년 3월 프랑스

군대가 하노이에 주둔하게 되었다. 그러나 양측간에 크고작은 접전들이

발생해오던 중 11월 23일 프랑스는 하이퐁 항과 하노이를 폭격하여 점령해 버렸다.

이로서 본격적인 인도차이나 전쟁이 시작되었다.

베트남주둔 프랑스군의 퍼레이드. 미국제 M3 장갑차

훈련 중인 베트남 주둔 프랑스군과 M24챠피 경전차.
                디엔비엔푸에는 M24챠피 경전차 10대가 배치된다.

호치민과 보 구엔 지압 장군이 이끄는 베트민은 정글로 숨어들어가 제대로된

무장을 하지도 못한 채 게릴라식 저항을 계속 하였다. 프랑스는 자국의 더 많은

군대를 베트남으로 보내며 한편으로는 미국에 지원을 요청했다. 그런데 내전이

벌어지고있는 중국에서 큰 변수가 일어났다. 장개석의 국민당 군대가 모택동의

공산군에게 패배하여 대륙에서 쫓겨나고, 1950년 중국이 호치민을 베트남의

지도자로 공식 인정하자 소련도 똑 같은 입장을 취했다. 이제 호치민은 중국에서

군사원조를 받을 수도 있게 되었기 때문에 게릴라 전에서 정규전으로 전환할 여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되자 미국이 남베트남의 사이공 정부를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함으로서 완전히 이데올로기 적 대립 양상으로 변해 버렸다. 그 와중에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은 한국에서, 프랑스는 베트남에서 각각 공산주의자들과

싸우는 격이 되었다. 그동안 프랑스군은 거의 8만에 가까운 전사자가 발생하였고

이를 자국 국민들이 알지못하도록 은폐하려했으나 결국 격렬한 비판여론에 직면했다.

베트민의 습격을받아 파괴된 프랑스군 트럭

베트남에서 작전 중인 프랑스 군

1953년 한국전쟁은 휴전협정이 체결되어 일단 포성이 멈추게되었고 미국은 대규모의

군사장비를 프랑스군에게 제공하기 시작 하였다. 냉전이 시작되자 베트남은

지정학 적으로 아주 중요한 전략적 땅이 되어 버렸다. 공산화된 중국으로서는

자신들의 바로 코앞에 있는 나라에 외국군이 주둔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었기에

베트민에게 무기와 은신처를 제공해 주었으며 소련도 마찬가지로 무기를 원조해 주었다.

대다수 민중의 지지를 받고있는 베트민의 치고빠지는 전술에 고전하고 자국의

비판여론에도 몰려있있던 프랑스군은 중국국경과 가깝고 라오스 국경과도 인접한

마을인 디엔비엔 푸에 강력한 전진기지를 설치하여 베트민의 주보급로를 차단하려

결정했다. 하노이에서 서쪽으로 약 450km떨어져있으며 둘레 11km의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분지인 이곳에 기지를 설치하여 베트민의 공급선을 틀어막아 버리면 그들은

틀림없이 기지를 공격하려 할것이고, 그러면 여기서 베트민들을 섬멸한다는 것이었다.

이작전은 1953년 5월 베트남 주둔 프랑스군 총 사령관으로 부임한 앙리 나바르

(Navarre. Henri) 장군이 계획한 것이었다. 나바르는 디엔비엔푸에 강력한

요새를 건설하여 베트민을 유인, 섬멸하여 공산주의자들에게 패배의 충격을

안겨주려했다. 나바르는 이 작전을 카스토르라 명명했다

나바르 장군

1953년 11월 20일 나바르 장군이 작전명 카스토르의 발동을 명령하자 이른아침,

하노이의 프랑스 공수부대가 출동대기를 하고 있는 동안에 데훅스 대령이 지휘하는 

전술공군의 항공기들이 디엔비엔 푸로날아가 폭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오전 8시 45분 하노이의 비행장을 이륙한 65대의 C-47 다코타 수송기와

C-119 수송기에 탑승한 공수부대(병력 약 800명)가 디엔 비엔 푸로 날아갔다.

비제아(Bigeard Marcel)중령지휘하의 제1공수대대가 디엔비엔 푸의 무옹 탄 계곡 

상공(강하지역 코드명- 나타샤)에서 강하를 시작 하였고 또 다른 대대와 병력들은

코드명 시모네 지역으로 강하하였다. 지상에있던 2개 중대의 베트민은 낙하산을타고

내려오는 공수부대를 공격하여 1명의 군의관을 포함한 34명을 사살하고 13명을

부상시켰다. 

그로부터 몇시간 뒤 45대의 수송기를 이용하여 야전의무병이 포함된 공수병력들이

디엔비엔 푸로 날아왔다. 디엔비엔푸 마을에서는 하루종일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으며

 베트민은 115명이 전사하는 피해를당하고 디엔비엔 푸에서 쫓겨나 버렸다.

다음날에도 57대의 수송기를 이용한 2개대대(약1400명)의 공수병력이 강하하였고, 

그다음날인 11월23일에도 베트남 공수병력이 강하하여 디엔비엔 푸에는 며칠사이에

약4200명의 병력이 주둔하게 되었다. 디엔비엔 푸를 점령한 프랑스군은 개인참호와

지하엄폐호를파고 활주로를 건설하는등 디엔비엔 푸를 요새화했으며 병력을

지속적으로 증강시키기 시작하였다

C-47, C-119수송기에서 디엔비엔 푸로 강하하는 프랑스 군

디엔비엔푸에 강하한 프랑스 공수부대

활주로와 기지건설에 쓰일 2대의 불도저와 자재들이 수송기로 공수되어왔으며

11월25일 활주로 지반 공사가 완성되자 활주로에 깔 철판들이 공수되어왔다.

병력은 모로코와 알제리병사, 외인부대, 포병, 무전병, 그리고 항공병력이

증강되는데 디엔비엔 푸 주둔병력의 약70%가량은 충성스런 베트남인을

포함한 외국인으로 구성되었던 것이다.  한편 분해된 6대의 M24챠피 경전차와

145톤의 철조망이 공수되어왔다. 이로서 11월 26일까지 총 5100명의 병력이

디엔비엔푸에 포진하였다. 요새가 만들어진 뒤 디엔비엔푸의 총지휘는 나바르 장군의

신임을 받고 있던 크리스티앙 드 카스트리에(Christian de la Castries)대령이

맡도록 계획되어 있었다. 나바르 장군은 몇차례 디엔비엔푸로 날아와 요새를

시찰하고는 매우 흡족해하며 돌아갔다. 12월말까지 설치된 7개의 기지에는

알파벹 순서에따른 여성의 이름들이 붙여졌다

카스트리에 대령

지휘소가 설치된 엘리앙기지는 활주로부근에 있으며 동북쪽으로는 도미니크가,

남쪽으로는 클로딘 기지가 있고 서쪽으로는 후귀에트 기지로 상호연결되어 있었다.

외곽으로는 앤 마리, 가브리엘, 베아트리체, 이자벨 기지가 설치 되었다.

전차가 증강되어 프랑스군은 총 10대의 M24챠피 경전차를 보유하였고 28문의

미국제105mm곡사포를 기지들에 배치 시켰다. 프랑스군은 디엔비엔 푸가 점령되고

요새로서의 틀이잡히자 몇 개의 공수대대를 빼내어 다른 지역으로 이동배치 시켰다.

프랑스군은 요새의 외곽지역으로 진출하여 베트민과 소규모의 접전을 벌였다.

12월들어 베트민의 간헐적인 공격이 가해지자  카스트리에대령은 공수부대로

하여금 디엔비엔 푸 주변에 매복한 베트민을 소탕하라는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디엔비엔 푸

프랑스군이 디엔비엔 푸 계곡에 요새를 설치하자 호치민은 보 구엔 지압 장군에게

이를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지압 장군은 가용한 병력을 끌어모으는 한편

자전거부대를 동원하여 식량과 군수품을 디엔비엔 푸로 공급하는 작전에 착수했다.

지압은 중국과 소련으로부터 공급받은 거의 200문이 넘는 75mm, 105 곡사포를

디엔비엔 푸까지 가져가기로 결정 하였다.

중국은 이작전에쓰일 트럭과 무기의지원을 약속했다.

전투병력과 물자운반에 동원된 약7만명에 달하는 병력들이 소와말에 탄약을 싣고

디엔비엔 푸를 향하는 험난한 정글 속에 길을 만들어내기 시작 하였다.

중국에서 공급받은 트럭들이 그 길을 이용하여 조용히 달려나갔다.

베트민은 로프로 연결된 대포들을 맨손으로 끌어당기며 초인적 정신을 발휘하여

험한 정글을 한걸음 한걸음씩 뚫어 나갔다. 베트민이 정글 루트를통해 군사물자를

옮기는 것이 포착되자 프랑스 공군이 출격하여 폭격을 가했지만 거의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

제308 사단 병사들. 중국제 수류탄과 마우저 소총, 체코제 경기관총을 장비했다.

5만이넘는 베트민병사들은 공습을 피하기위하여 밤에만 이동하며 생쌀을 먹었고

낮에는 그물침대를 나무에걸어 잠을자면서 디엔비엔 푸로 다가갔다. 몇 개월에걸친

고되고 험난한 이동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지압 장군은 1954년 1월 말에 이르러

 디엔비엔 푸를 완전히 포위할 수 있었다. 제316사단을 선두로 308, 351,312, 304사단등

 모두 5개의 사단병력이 디엔비엔 푸 주변으로 모여 들었던 것이다.

분지인 디엔비엔 푸를 둘러싸고있는 험난한 산에 설치된 수 많은 위장진지와

동굴에는 약100km의 정글을 뚫고 맨손으로 끌어왔던 대포와 대공포가 자리를 잡았다.

전투병력들은 참호를파고 들어갔으며 그곳에서도 아래의 프랑스군을 훤히

 내려다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프랑스군은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지압 장군의

화력을 얕보고 있었다. 디엔비엔 푸를 둘러싼 산들의 지세가 험난하여 베트민의

군대가 포병을 산 위에 배치시키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2월들어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가 4월말쯤에 베트남을 포함한 여러문제를 회담하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기로 합의하자 호치민과 지압은 시간이 촉박해졌다. 그때까지

이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제네바회담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게 만들어야할

필요때문에 지압은 화력과 병력을 집중적으로 보강하기 시작했다

식량을 운반하는 자전거 부대


험한 산 위로 맨손으로 대포를 옮기는 베트민

병사들이 대포에 연결된 로프를 산 위로 끌어당기는 모습. 

한 병사가 대포가 뒤로 밀리지않도록 고임목을 받치고 있다

위장된 포대

본국으로부터 더 많은 미국군사장비를 요청했지만 그 도착이 지지부진한 탓에

초조해진 나바르장군은 프랑스군 병력이 증강되고는 있었지만 열세인 것만은

분명해서 3월 초에 디엔비엔 푸를 방문하여 3개 대대 병력의 증강을 거론하자 

카스트리에 대령은 이정도의 병력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증강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낸다. 베트민의 화력과 병력이 증강된 것은 알고있었으나 강력한 포병이

디엔비엔 푸에 포진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나바르도 이에 동의하여 더 이상의

병력을 투입하지않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프랑스군은 베트민의 막대한 병력과

강력한 포병전력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곧 다가올 프랑군의 몰살을 몰랐던 것이다...

2부 기대해주세요^^